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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영화제 스태프·골프장 캐디' 노동 실태…환노위 국감 지적

입력 2018.10.19. 12:11 댓글 0개
"소모품 쓰인 뒤 해고" 영화제 스태프 근로실태 공개
부산노동청장 "18일부터 영화제 근로자 파악 조사 중"
캐디 상대 성희롱 충격적…"한번 주면 홀인원 하겠다"
중부노동지청장 "여러 문제 확인…익명 실태 조사할 것"

【서울=뉴시스】강세훈 기자 = 고용노동부 산하 전국 지방고용노동청을 대상으로 19일 열린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영화제 스태프, 골프장 캐디 등의 열악한 노동 조건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용득 의원은 올해 전국에서 열린 영화제의 스태프 근로계약 292개를 입수해 전수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열악한 근로자들의 노동 실태를 지적했다.

이 의원은 "영화제 스태프들 평균 연령이 28.1세였으며 평균 경력기간 2년동안 4.4개월 단위로 3개의 영화제를 전전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제보자 34명이 경력기간 영화제에서 맺은 근로계약 97건 중 87.6%가 실업급여를 받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인 7.5개월에 미달했다"며 "영화제 스태프들은 잦은 실업상태에 놓임에도 불구하고 영화제 고용기간이 짧아 실업급여를 제대로 받지 못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영화제에는 공짜야근 관행이 만연해 있다"며 "영화제 개최 전 한달 간 하루평균 노동시간은 13.5시간이었는데 이에 따라 발생하는 시간 외 수당을 전부 또는 일부 지급받지 못했다는 제보는 30건이나 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지난 주 폐막한 부산국제영화제 개최기간 열흘동안 시간외 근로에서 발생한 기본급과 시간 외 수당 체불임금 추산액은 1억2400만원이었다"며 "제일 큰 규모의 영화제가 이 정도라면 다른 영화제는 안 봐도 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최저임금 위반, 연장수당 미지급 등의 문제를 파악하고 있느냐"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을 상대로 따져 물었다.

황종철 부산지방고용노동청장 직무대리는 "어제부터 파악해서 조사하고 있다"며 "조사해서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골프장 캐디노동자들이 쓴 자필진술서를 공개하며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성희롱·성추행 실태를 지적했다.

공개한 자필진술서에는 "한번 준다고 하면 홀인원 하겠다"는 발언 뿐 아니라 이보다 더 심각한 성희롱 실태가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임 의원은 "도대체 이게 말이냐 막걸리냐"라면서 "이런 일이 대한민국 골프장에서 계속 일어나고 있지만 캐디들에게는 보호망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가해자가 고객이다 보니 고객을 처벌할 수 있는 명확한 법률 규정이 없다"며 "캐디의 근로자성이 문제가 되는데 어떤 분들은 근로자성이 인정되지만 어떤 분은 특수형태근로노동자이다 보니 근로감독을 하기도 용이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국감을 통해 대한민국 골프장에서 성희롱, 성추행, 고객 갑질이 완전히 근절돼서 3만의 골프장 캐디들이 안전하고 기분좋게 근무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형우 중부지방고용노동청장은 "지난 10일 현장 방문해 여러가지 문제가 있었던 것을 구두로 확인했고 오늘부터 22일까지 익명 실태 조사를 할 예정"이라며 "나오는 내용을 보고 분석한 다음 전국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는 것은 고용노동부 본부와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kangs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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