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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법원장 "사법부, 정치적 독립성 지켜야"
입력 2018.10.17. 17:14 댓글 0개공화·민주, 중간선거서 캐버노 이슈 적극 활용할 듯
【서울=뉴시스】김난영 기자 = 11월6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치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는 브렛 캐버노 미 연방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이 사법부 독립을 강조하고 나섰다.
CNN과 타임지 등 미 언론에 따르면 로버츠 대법원장은 16일(현지시간) 미네소타대학 연설에서 "우리는 헌법을 대변한다"며 "우리의 역할은 미국의 헌법과 법률을 해석하는 것이고, 정치적 대립도 그 테두리 속에서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법부에 대해 "정치적 요소로부터의 독립을 요한다"고 했다. 이어 "정치적 대립을 비판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사법부는 달라야 한다"고 했다.
그는 "법원은 때로 정치적 압력에 굴복함으로써 큰 실수를 저질렀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미국 정부의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을 합헌으로 본 1944년 코레마츠 사건 판례를 거론했다. 법원이 정치적 이유로 강제수용을 지지했다는 것이다.
그는 또 공립학교의 인종 차별을 금지한 1954년 브라운 사건 판례를 거론, "(사법부의) 독립성이 없었다면 브라운 사건 판례도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우리는 시끄러운 상황에서든 조용한 상황에서든 우리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것"이라고 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연설에서 캐버노 대법관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주요 언론은 이를 캐버노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정치적 갈등과 연관짓고 있다. 실제 캐버노 대법관을 둘러싼 양당 대립 국면에서 자칫 향후 나올 판결이 정치적으로 해석·활용되는 상황에 미리 대비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캐버노 대법관 임명 파장이 가라앉기는커녕 선거쟁점화 될 조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와 ABC뉴스가 캐버노 취임 첫 주인 지난 8~1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캐버노 임명으로 민주당 지지 의향이 더 높아졌다고 응답한 유권자 비중은 33%, 공화당 지지 의향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유권자 비중은 27%였다.
같은 여론조사에서 공화당원 여성 65%와 공화당원 남성 65%가 캐버노 사건으로 인해 공화당 지지 의향이 더 강해졌다고 응답한 반면 민주당원 여성 68%와 민주당원 남성 61%는 민주당 지지 의향이 더 강해졌다고 답하기도 했다. 각 당 지지층이 캐버노 사건을 계기로 더 결집하고 있는 것이다.
공화당과 민주당 입장에선 각자 유리한 여론 형성을 위해 캐버노 대법관 임명 이슈를 적극 활용할 동기가 충분한 것이다.
캐버노 대법관 임명 문제가 향후 사법부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이 여론조사에 응답한 유권자 43%는 캐버노 대법관 임명으로 법원 판결이 보다 정치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캐버노 대법관 임명을 둘러싼 크고작은 사건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캐버노 대법관 인준에 유보적 입장이었다가 막판에 찬성표를 던졌던 수전 콜린스 공화당 상원의원의 집에 지난 15일 의심 서한이 배달되는가 하면, 뉴욕주 세인트 로렌스대 졸업생 및 교수진 1500명은 16일 콜린스 의원의 명예박사 학위를 박탈해 달라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한편 로버트 대법원장은 지난 2005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했으며, 보수 성향으로 평가된다.
imzer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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