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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금녀사원' 폐지에 수천명 시위…여성인권 개선 요원
입력 2018.10.17. 16:31 댓글 0개【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여성의 출입을 금지해온 한 힌두사원의 정책을 폐기하는 인도 대법원의 최근 판결에 수천 명의 시민들이 반대하며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다고 AF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인도 남부 케랄라 주의 사바리말라 힌두사원은 지난 수백 년 간 '부정을 탄다'는 이유로 가임기 여성(10세~50세)의 출입을 금지해왔으나, 지난달 인도 대법원은 이 사원의 금녀정책을 폐기하는 판결을 내렸다.
이번 판결로 사바리말라 사원은 17일부터 여성에게도 문을 개방하게 됐지만, 수천 명의 시위대들이 이에 반대하는 항의시위를 벌이고 있어 현지 경찰은 사원 주변 및 주 전역에서 시위 사태가 격화될 것에 대비해 경계태세를 강화 유지하고 있다.
시위대 중에는 여성도 다수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길을 막고 사원으로 향하는 차량 내부를 확인하며 여성의 출입을 막아, 여성들은 사원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한 여성은 현지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시위대의 저지로) 10세~50세 사이 가임기 여성들은 사원에 들어가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사바리말라 사원 측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이 사원의 주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대법원 판결에 대한 분노가 만연해있다"면서 "몇몇 이기적인 여성들이 사원에 들어오려고 한다면 폭력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믿음을 가진 신도라면 2000년 넘게 이어진 규율(가임기 여성 출입 금지)을 어기지 않을 것"이라며 여성의 사원 출입을 반대했다. 그는 "여성들이 방문할 수 있는 다른 아야파 사원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힌두교는 여러 종파가 있는데, 사바리말라 사원은 아야파(Ayyappa) 신을 믿는 힌두교인들에게는 성지와도 같은 곳이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이끄는 힌두 극우 성향의 인도국민당(BJP)과 그 지지자들도 여러 지역에서 항의시위를 벌이며 대법원 판결 철회를 촉구했다.
그러나 피나라이 비자얀 케랄라 주 총리는 "아무도 사바리말라 사원의 여성 출입을 막을 수 없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여성 신도들의 사원 출입을 막는 사람들에게는 엄격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의 힌두교 및 이슬람 사원이 여성의 출입을 허용하고 있지만, 일부 사원에 대한 출입은 금지돼 있다.
앞서 지난 2016년에는 인도 중서부 마하라슈트라 주 샤니 싱나푸르 힌두사원의 여성 출입이 허용됐으며, 같은 해 뭄바이에 위치한 이슬람 사원 '하지 알리 다르가'의 여성 출입을 허용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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