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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NM, 지원할테니 명곡을 만드시오···작곡가 육성 '오펜뮤직'

입력 2018.10.17. 15:53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대학교 때 작곡을 공부하고, 대학원에서도 작곡을 공부했어요.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사비로 배웠는데 녹음 비용도 꽤 들더라고요. 사운드, 믹스에 대해서도 배우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렀죠. 열심히 하고 만들었는데 데뷔할 수 있는 길을 놓쳤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작곡가 양영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중음악분야 가입회원은 총 2만4424명이다. 전체 음악장르의 90%에 달한다. 하지만 최근 K팝 아이돌을 비롯, 대부분의 가수들이 앨범 형식이 아닌 1~2곡의 디지털 음원 발매를 늘리는 바람에 검증된 인기 작곡가 또는 소수의 기성 작곡가에게 일이 쏠리고 있다. 신인 작곡가들의 데뷔 관문이 좁혀지고, 작곡가들 간 수입 편차도 커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CJ ENM이 신인 작곡가 발굴·육성을 위해 출범한 사회공헌사업 '오펜 뮤직' 공모전을 통해 1기를 선발했다. 18개 팀 22명이 총 1296곡을 출품한 432개 팀 중 2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뽑혔다.

남궁종 CJ ENM CSV 경영팀장은 서울 아현동 '뮤지스땅스'에서 "실용음악과 대학생부터 대기업 영업사원, 고3 수험생, 엠넷 '고등래퍼' 시즌1 출연자 등 다양한 출신으로 구성했다"면서 "힙합, 댄스, 록, 발라드, R&B, EDM 등 장르 불문"이라고 소개했다.

이들은 앞으로 10개월간 1322㎡(약 400평) 규모의 뮤지스땅스에서 CJ ENM이 제공하는 작곡가 양성, 데뷔 프로그램을 지원받는다. 창작지원금, 프로 작곡가·프로듀서 멘토링, 작곡·믹싱·제작 관련 음악산업 특강, 송캠프, 저작권 교육, 음원 제작 등이다.

CJ ENM의 음악사업 브랜드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음원으로 제작된 창작곡 중 우수곡은 드라마 OST, 레이블 아가수의 음원 등에 출품한다. 남궁 팀장은 "창작물에 대한 모든 저작권은 CJ가 아닌 창작자에게 귀속되며, CJ ENM의 법적 보호를 받는다"고 밝혔다.

오펜 뮤직의 활동을 위해 장소를 제공한 뮤지스땅스 소장인 가수 최백호는 "홍대에는 돈을 안 받고 공연하는 친구들이 꽤 있다. 클럽이 월세가 비싸지니까, 가수들에게 돈을 못 주더라"고 했다.

뮤지스땅스는 문화체육관광부의 후원을 받은 한국음악발전소가 2015년 독립 음악인들의 음악 창작활동을 위해 만든 공간이다.

CJ ENM은 신인 작곡가들에게 경험과 노하우를 전하고, 자신만의 색깔을 찾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스톤뮤직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업계와 연계, 창작곡 출품 지원도 예정하고 있다.

'오펜 뮤직' 선발 작곡가 양영호(33)씨는 "쉽게 만날 수 없는 국내 최고의 작곡가들에게 내 음악을 들려주고 조언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기대했다.

인기 작곡가와 프로듀서들도 후배 양성을 위해 뜻을 모았다. 이승기의 '결혼해줄래' 작곡가 이상호, 그룹 '여자친구'의 '유리구슬' 작곡가 서용배, 그룹 '마마무'의 '별이 빛나는 밤' 작곡가 박우상, 래퍼 베이식의 프로듀서인 작곡가 전다운, 그룹 'SG워너비' '2AM' 등과 작업해 온 작곡가 최용찬 등이다.

이와 함께 '뮤지스땅스' 부소장이자 작곡가 겸 피아니스트 노영심, RBW 대표 작곡가 김도훈, 미스틱 엔터테인먼트 프로듀서 겸 가수 하림, 변호사 최승수 등이 특강을 한다.

이상호 작곡가와 서용배 작곡가는 후배들에게 도움말을 전했다. 이 작곡가는 "좋은 작곡가의 정의는 어렵다. 가장 중요한 것은 대중음악은 언어라는 점이다. 그 언어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을 줘야 한다", 서 작곡가는 "어떻게 하면 가요계에서 이 곡이 팔릴 수 있는지, 프로듀서 개념에 대한 고민을 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했다.

남궁 팀장은 "내년까지 최소 5개 작품 이상의 CJ ENM 콘텐츠를 통해 '오펜뮤직' 작곡가들이 이름을 알릴 것"이라고 알렸다.

오펜(O'PEN)은 작가(Pen)를 꿈꾸는 이들에게 열려있는(Open) 창작 공간과 기회(Opportunity)를 제공한다는 의미다. CJ ENM이 작년부터 2020년까지 약 200억원을 투자한다. 신인 드라마·영화 작가 모집, 대본·시나리오 기획개발, 영상화 등에서 신인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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