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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고위공무원들, 중앙 기피-지방 기관장 '눈독'

입력 2018.10.16. 13:07 수정 2018.10.16. 15:30 댓글 0개
광주광역시청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광주시 고위 공무원들이 중앙부처 파견 등은 기피하는 대신 지방 공공기관장에는 눈독을 들이고 있어 업무량이 많은 자리보다는 상대적으로 '편한 일자리'를 선호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16일 광주시가 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소속 김점기(더불어민주당·남구2) 의원에게 제출한 시정질문 답변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행정안전부와 광주시 간에 1대 1로 교류된 인원은 단 1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행안부에서 시로 전입된 사례다.

서울 14명, 부산과 대구, 대전 각각 5명, 인천 2명에 뒤지고, 전남 9명에도 크게 못미치고 있다.

행안부를 제외한 다른 중앙부처와의 1대 1 교류도 14명으로, 전국 17개 시·도 전체 298명의 4.7%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5급 이하가 13명이고, 4급 이상 간부는 단 1명이다.

인사교류 기근 현상은 비단 지난해만의 일이 아니다. 2013년 이후 올해 8월말까지 4급 이상 교류 인원은 고작 5명으로, 경기도의 4분의 1, 서울·세종·부산·충남·인천의 절반 수준이다.

파견 기간도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전남을 포함해 강원, 경기, 세종, 충북, 충남 등이 2년 이상 파견을 원칙하고 있는 반면 광주는 달랑 1년이어서 대조적이다.

지방분권과 국가 균형발전의 효율적 추진과 중앙·지방 간 협력 체제 강화를 위해 중앙의 전문지식을 갖춘 인재는 지방에, 지방자치단체의 유능한 인재는 중앙에 근무토록 해 지역 발전에 공헌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인사교류 취지와 동떨어진 실정이다.

반면 4급 이상 퇴직자 중 지방 공사·공단·출연·출자기관 임용 사례는 끊이질 않고 있다.

올 상반기 현재 광주시 산하 공사·공단이나 출자·출연기관에 기관장이나 핵심 임원으로 취업한 광주시 4급 이상 퇴직자는 8명에 이른다. 광주도시공사 사업본부장, 광주도시철도공사 경영본부장, 광주환경공단 이사장, 광주과학기술진흥원 본부장, 광주디자인센터 사업본부장, 광주평생교육진흥원 사무처장, 남도장학회 사무처장, 교통문화연수원 원장 등이다.

일부는 후배 공직자들을 위해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해 용퇴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퇴직 전 최종 경력과 연관돼 있어 노후보장용 자리 아니냐는 곱잖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김 의원은 "관피아 방지법으로 불리는 공직자윤리법에 퇴직공직자 취업제한 규정을 둬 '퇴직후 3년간 퇴직 전 5년간 소속했던 부서나 기관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기관에 취업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는 것은 퇴직공무원의 윤리와 해당 기관의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위법하진 않더라도 시 고위직을 역임한 뒤 산하기관 고위직으로 임용되는 건 시민 정서상 납득하기 쉽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인사교류에 대해서도 "개인이익만을 추구하는 광주시의 행정은 혁신돼야 할 것"이라며 "이며 "과감한 인센티브 제공을 통해서라도 인사 교류 확대에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시 관계자는 "과장급(4급) 이상의 경우 평균 50대 중후반으로 지역생활 안정과 정년 도래 등으로 중앙부터 전출이나 파견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고 고시출신의 경우는 국장급 승진보장과 중앙 진출 기회의 어려움 등이 있다"며 "인사교류 활성화를 위해 승진 우대, 인사상 가점 부여, 교류수당과 주택보조비 지원 등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퇴직공직자 지방 공공기관장 진출에 대해서는 "전문성과 리더십을 갖춘 적격자 영입 차원으로 현행법상으로도 과도한 제한은 어렵다"며 "대신, 퇴직공직자를 우대해 채용하던 관행을 지양하고 외부전문가들과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만 취업할 수 있도록 공개모집 절차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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