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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우려" 광주시 문화산업 투자협약 도마 위

입력 2018.10.15. 15:47 수정 2018.10.15. 15:54 댓글 0개
기업등급 최하위에 당기순손실이 매출 3배인 곳도
고용 인원 부풀리기 논란에 없는 회사번호도 지적
市 "올 들어 매출-등급 호전, 성장가능성 보고 협약"
광주시의회 본회의장. (사진=뉴시스DB)

【광주=뉴시스】송창헌 기자 = 민선 7기 광주시가 의욕적으로 추진한 문화산업 투자협약이 졸속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등급이 최하위 수준인 기업체가 있는가 하면 영업이익이 3년 연속 마이너스(-)이거나 당기순손실이 매출액의 3배에 이르는 회사와도 협약을 맺어 '실적쌓기용 묻지마 협약 아니냐'는 지적이다.

광주시의회 신수정(더불어민주당·북구3) 의원은 15일 8대 의회 첫 시정질문을 통해 광주시의 부실한 문화산업 투자협약 실태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지난 9월 중순, 5개 업체와 체결한 155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협약이 도마위에 올랐다.

협약을 체결한 기업은 수도권 애니메이션·모바일게임 기업 3곳, 지역 문화산업 기업 2곳 등으로, 오는 2020년까지 문화산업투자진흥지구에 입주해 203명의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협약 업체 상당수가 심각한 부실징후를 보이고 있어 졸속 협약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30억원의 시설투자와 30명의 고용을 약속한 P사의 경우 2015년 이후 3년 연속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를 기록했고 자본총액도 3년 연속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2015년 마이너스 2억7900만원이던 자본총액은 지난해 마이너스 5억9000만원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기업평가정보사에 따르면 기업등급도 3년 연속 'CCC'를 기록했다. CCC는 '채무 불이행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산업 내 위치'도 활동성과 규모 면에서 최하위를 기록했다.

또 다른 협약사인 S사 역시 기업등급이 3년 연속 CCC를 받았고, 직원수가 적게는 3명, 많게는 5명에 불과한 상황에서 '2022년까지 50억원을 투자, 55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혀 실현성 여부에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수익성, 활동성, 안정성, 성장성, 규모 등 산업 내 위치 관련 정보는 조회된 데이터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본사를 이전하고 20억원을 투자해 30명을 고용하겠다고 밝힌 또 다른 협약사의 경우 지난해 당기순손실액이 48억원에 달해 자본총액(17억원)의 3배에 육박했다. 영업적자도 2015년 14억원, 2016년 28억원, 지난해 36억원으로 적자폭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매출 규모 역시 2015년 200억원에서 2016년 59억원, 지난해에는 17억원으로 급감하고 있다.

지난해 BB+였던 기업등급도 올해는 CCC로 하락했고, 2016년 4만원에 육박했던 주식가치는 지난해 하반기 이후 곤두박질해 5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산업 내 위치도 성장성은 최하위, 활동성과 규모는 하위를 기록했다.

홈페이지에 게시된 회사번호는 없는 번호로 확인됐고, 대표적인 상품으로 소개된 제품들을 서비스가 중단됐거나 검색이 안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했으며 토지와 건물마저 매각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신 의원은 "강운태 전 시장 시절 잘못된 투자로 100억원의 혈세를 낭비한 전력이 있는 광주시가 또 다시 부실 의혹이 짙은 기업들과 공동협약을 맺어 안타깝다"며 "눈 앞의 실적에만 몰두하기보다 해당 기업들에 대한 면밀한 조사와 분석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향 시 문화관광체육실장은 업체별 상황을 조목조목 설명한 뒤 부실 가능성보다는 성장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 "우량기업으로 급성장할 수 있을 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 줄 것"을 당부했다.

박 실장은 "P사의 경우 유명 웹툰작가의 지식재산권을 활용해 올해 7월 10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고, 11월에도 펀드회사로부터 30억 원의 투자금을 받을 예정이고, S사 또한 민자 투자를 통해 채용 인력을 늘릴 예정이며 최근 B+ 이상의 기술보증서를 받아 사업확장성도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 "마지막에 언급된 협약사도 지난해말 자본감식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처하긴 했지만 투자자들의 투자를 받아 올해 8월 상장 폐지 사유가 해소됐고, 외부감사인의 감사에서도 '적정' 판정을 받았으며, 서울 본사를 광주로 이전하기 위해 9월에 입주 계약, 10월에 임시주주총회 의결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회사번호가 없고, 서비스가 중단된 것에 대해서는 "본사 이전 준비로 인한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goodch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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