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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강성훈 빠진 젝스키스 "지금 여기 우리면 돼요"

입력 2018.10.14. 20:41 수정 2018.10.14. 21:33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지금, 여기, 우리…세 단어면 돼요."(세단어)

2016년 재결성 당시 5인으로 재편한 이후 수차례 콘서트를 연 '젝스키스'다. 하지만 이번에는 험난했다. 메인 보컬 강성훈(38)이 갖은 구설에 오른 끝에 콘서트 직전 빠지기로 하면서 멤버들은 처음부터 다시 연습해야 했다. 이로 인해 신곡 발표도 미뤄야 했다.

게다가 공연 기간이 17년 만에 '완전체'로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여는 왕년의 라이벌 'H.O.T.' 콘서트와 정확히 맞물려 HOT에게로 이슈가 쏠리기도 했다.

하지만 14일 오후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연 콘서트에서 젝스키스 네 멤버와 1만여 팬은 '세단어' 노랫말처럼 지금 여기에 함께 모여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찾았다.

사실 팀 노래의 50% 이상을 소화하는 강성훈 부재는 한두 곡 부르고 끝내는 방송이 아니라 2시간 넘게 끌고 나가야 하는 콘서트에 큰 타격일 수밖에 없었다. 실제 강성훈이 대부분을 소화하는 노래이고, 기존 콘서트 셋리스트에 꼭 포함되던 '기억해줄래'도 이번에 빠졌다.

동선도 재조정해야 했던 만큼 공연 초반 잇따라 들려준 댄스 히트곡 '컴백(Com' back)' '학원별곡' '로드 파이터(Road fighter)' 등 퍼레이드는 화려한 퍼포먼스보다 가창과 구성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지금은 구분이 불분명해졌으나 젝스키스는 아이돌 그룹 중 팀 내 유닛 형식을 처음 도입한 선구자다. 보컬 라인인 '화이트 키스 래퍼'와 춤에 방점이 찍힌 '블랙 키스'로 구분했다. 고지용(38)이 탈퇴한 뒤, 화이트 키스는 장수원(38)과 강성훈만 남게 됐다. 이날 장수원과 함께 비교적 안정적인 보컬을 소유한 리더 은지원(40)이 상당 부분 노래를 나눠 불렀다.

이날 멤버들은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던 듯 다들 해쓱했다. 토크 타임에도 말을 조심스럽게 하는 인상이 짙었다. 하지만 중간에 공백이 있었으나 21주년을 맞은 팀답게 노련했다. 특히 은지원, 이재진(39), 김재덕(39)은 솔로 무대에서 여전히 날렵한 몸놀림을 선사했다.

젝스키스 네 멤버는 '오랜만이에요' '네겐 보일 수 없었던 세상' '슬픈 노래' '특별해' 등 과거 노래와 재결성 이후 신곡을 자유롭게 오가며 팬들을 열광시켰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는 큐브 LED와 수정을 형상화한 오브제 등을 활용해 매끈한 무대 연출을 선보였다.

멤버들은 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거듭 전했다.

이재진은 "오랜만에 무대를 하면 떨려요. 여전한 모습을 보여야 해서요"라면서 "특히 우리 팬들 앞이라, 오디션을 보는 것 같아 굉장히 긴장됩니다"고 말했다.

공연 초반 "초심을 잊지 않고 싶다"던 은지원은 "긴장하게 해줘서 고마워요"라고 전했다.

공연장은 거의 가득 찼다. 꽉 들어찼던 예전과 달리 군데군데 빈 곳이 보였다. 강성훈 사건 영향인 듯했다. 강성훈 팬들은 '양가감정'인 듯했다. 젝키의 상징색인 노란색 봉을 든 한 여성 강성훈 팬은 "강성훈이 없어 아쉬웠지만, 의혹을 빨리 해결해 다른 멤버들과 팬에게 더 피해를 주지 않았으면 한다"고 토로했다.

젝스키스는 향후 활발한 활동을 예고했다. 다만 강성훈 합류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YG 양현석(49) 대표 프로듀서가 자신들의 신곡을 고민 중이라고 귀띔한 은지원은 "현석이 형이 말씀하신 것처럼 좋은 곡으로 컴백하기 위해 작업 중"이라면서 "큰 공연도 좋지만, 규모가 작든 중간이든 자리가 있으면 찾아가겠다"고 밝혔다.

장수원은 "우리는 공연이 끝나도 쉬지 않을 것"이라면서 "잠시 재정비 시간을 갖고, 연말까지 열심히 녹음할 것이다. 이른 시일 안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공연은 전날과 이날, 이틀에 걸쳐 총 2만 명이 운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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