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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사 피습] '리퍼트 입원 닷새째' 朴대통령 등 병문안 이어져

입력 2015.03.09. 18:24 댓글 0개

중동 4개국 순방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박근혜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이 피습사건으로 입원 중인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를 만나 위로하고 한미동맹의 견고함을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9일 오전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직후 곧바로 리퍼트 대사의 병실이 있는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으로 향했다.

박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 입원실에서 10분간 접견했으며 세브란스병원 측에서 정갑영 연세대총장, 윤도흠 병원장, 유대현 집도의, 이진우 대외협력처장 등이 나와 영접했다. 청와대에서는 이병기 대통령비서실장과 김성우 홍보수석, 민경욱 대변인 등이 수행했다.

박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에게 "이번에 대사님이 의연하고 담대하게 대처하시는 모습을 보고 양국의 국민들이 큰 감동을 받았다"며 "오히려 한·미관계가 더 가까워지는 계기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병상에서 '같이 갑시다' 하신 글을 보고 우리 국민들 마음에 울림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빨리 쾌차하셔서 앞으로 한국 관계와 양국의 더 큰 발전을 위해서 영원히 같이 갔으면 한다"고 기원했다.

박 대통령은 또 "저도 지난 2006년 비슷한 일을 당해 바로 이 병원에서 두 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았다"며 "미 대사님도 같은 일을 당하셨다는 것을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앞서 9년 전인 2006년 5월 박 대통령도 당시 오세훈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위한 지지연설에 나선 자리에서 습격을 당해 오른쪽 뺨에 11㎝ 길이의 자상을 입은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의료진이 '하늘이 도왔다'는 말씀을 했는데 이번에 대사님과 관련해서도 '하늘이 도왔다'는 얘기를 했다고 들었다. 그래서 뭔가 하늘의 뜻이 있는 것 아닌가 한다"며 "그 후 저는 앞으로의 인생은 덤이라고 생각하고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 살겠다고 결심했는데 대사님께서도 앞으로 나라와 한미동맹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주실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대통령께서 괴한의 공격을 받고 수술을 받으셨던 병원과 같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것도 큰 인연이라고 생각한다"며 "대통령님을 비롯해 대한민국 정부와 한국 국민들이 보여준 관심과 위로에 저는 물론 아내도 큰 축복이라고 느꼈으며 깊은 감명을 받았습니다"고 사의를 표했다.

그는 이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대로 저도 이제 덤으로 얻은 인생과 시간을 가족과 한미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쓰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자 박 대통령은 "어쩌면 그렇게 비슷한 점이 많은지요. 상처 부위도 그렇고, 2시간 반 동안 수술을 받은 것도 그렇고…"라면서 "당시 의료진이 얼굴의 상처가 조금만 더 길고 더 깊었어도 큰일날뻔 했다고 했는데 어쩜 그것도 그렇게 비슷한지…"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리퍼트 대사는 "저는 대통령께 많은 빚을 졌다"며 "이곳 의료진들이 과거 대통령님을 수술한 경험이 있어서 같은 부위에 상처를 입은 저를 수술하기가 훨씬 수월했다고 한다. 덕분에 더 안전한 수술을 받고 결과도 좋아 여러모로 대통령께 빚을 진 것 같다"고 박 대통령을 안심시켰다.

병실을 나서면서 박 대통령은 "빨리 회복하시길 기대하겠다"고 말했고 리퍼트 대사는 "빨리 나아서 국가를 위해서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대통령은 별도의 접견실에서 정 총장과 윤 병원장 등 세브란스병원측 인사들을 만나 리퍼트 대사의 현재 상태와 향후 치료 계획 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고 민 대변인은 전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리퍼트 대사가 언제쯤 퇴원이 가능한지 등을 묻고 지금까지도 최선을 다했지만 앞으로도 후유증이 없도록 리퍼트 대사의 치료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쿠웨이트·사우디아라비아·아랍에미리트연합(UAE)·카타르 등 중동 4개국 방문 중에도 병원에 입원해 있는 리퍼트 대사와 통화를 하는 등 순방 기간에 이례적으로 세 차례나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 표명을 했다.

여기에 7박9일간의 순방 여독이 풀리기도 전에 리퍼트 대사를 직접 찾아 위문한 것은 이번 사태를 박 대통령이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수사기관에 이번 사건의 목적과 배후 등을 철저히 밝힐 것을 지시했으며 한미동맹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이 없도록 외교당국에 미국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를 주문한 상태다.

박 대통령에 이어 병실을 찾은 윤 장관은 리퍼트 대사에게 용기와 의연함을 높게 평가하는 의미로 이순신 장군의 상징인 '거북선'을 선물하고 "어떤 위협이나 도전, 위협 등을 극복해낼 수 있는 한미동맹을 위해 다시 이겨나가자"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에 리퍼트 대사는 "박 대통령이 금년 중 미국을 방문하는 등 앞으로 양국간에 여러가지 중요한 일들이 많이 있다"며 "빨리 퇴원해 중요한 일들을 함께 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날 오후에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와 최연혜 코레일 사장이 리퍼트 대사를 문병했다.

한 전 총리는 리퍼트 대사에게 "생명을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용기있는 행동을 하셔서 감명받았다"며 "빨리 완쾌해서 한미관계증진에 더욱 힘써달라"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달 2일 철도관광상품 견학차 코레일을 방문했던 리퍼트 대사와 맺은 인연으로 이날 40여분간 대화를 나눈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지난 6일 개고기와 미역을 들고 찾았다가 경호팀의 만류로 발길을 돌렸던 한 시민이 재차 문병을 시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에는 빈손으로 왔지만 리퍼트 대사와의 만남은 성사되지 못했다.

한편 리퍼트 대사는 지난 5일 오전 김기종(55)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가 휘두른 흉기(길이 25㎝ 과도)에 팔목과 오른쪽 얼굴 광대 뼈에서 턱 밑까지 '길이 11㎝·깊이 3㎝'의 자상을 입고 80여 바늘을 꿰매는 봉합수술을 받았다.

리퍼트 대사는 이날 오전 봉합수술을 받은 오른쪽 안면 부위의 실밥을 절반 가량 제거했다. 10일 오전 나머지 실밥을 제거해 별다른 이상이 없으면 오후에 퇴원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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