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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권용화 "다음에는 금메달 선물할게요"'···당찬 19세 승부사

입력 2018.10.12. 14:41 수정 2018.10.12. 16:19 댓글 0개
【서울=뉴시스】 권용화가 12일 오후(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남자 배영 100m(스포츠등급 S9) 결선에서 동메달을 딴 뒤 시상식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자카르타=뉴시스】 김희준 기자 = "나도 (권)현 형 같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

'대한민국 장애인 수영의 미래' 권용화(19·경기도장애인체육회)가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첫 개인전 메달을 목에 걸었다.

권용화는 12일 오후(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아쿠아틱센터에서 펼쳐진 남자 배영 100m(스포츠등급 S9) 결선에서 1분11초12의 기록으로 빛나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인도네시아의 판가빈 젠디, 중국의 뤄칭취안에 이어 세 번째로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날 자유형 400m에서 수영 대표팀에 첫 금메달을 선사한 주장 권현이 1분12초36, 4위로 뒤를 이었다.

동메달 소감을 묻는 질문에 권용화는 동고동락해온 주장이자 멘토인 권현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첫 아시안게임인데 (권)현 형이 내가 힘들때 많이 이끌어줬다. 현 형 덕분에 흔들리지 않고 올 수 있었다"는 것이다. "나는 현 형이 목표다. 현 형 같은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아시아청소년선수권 1위, 자유형 50m 한국 최고기록을 수립한 '될성부른 에이스' 권용화는 한눈에도 지고는 못사는 승부사였다.

선수에게 절대적인 승부욕은 이날 예선부터 드러났다. 1분11초17, 자신의 베스트 기록을 찍으며 전체 3위로 결선에 올랐다. 결선에서 4위를 달리던 권용화는 막판 무시무시한 뒷심으로 기어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예선에서 기록한 개인최고기록을 또다시 0.05초 당겼다.

권용화는 8일 남자 계영 400m 결선에서 남북 단일팀의 두 번째 영자로 나서 폭풍 스트로크를 선보였다. 2위 중국을 끝까지 치열하게 따라붙는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단일팀의 동메달에 기여한 권용화는 이날 배영에서도 동메달을 목에 걸며 첫 아시안게임에서 개인, 단체전 2개의 뜻깊은 동메달을 갖게 됐다.

이날 동메달 레이스에서 보여준 눈부신 뒷심은 자신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였다. "원래 체력이 좋지 않아서 초반 레이스에 힘을 쏟고 후반 레이스가 약했다.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 후반 레이스 훈련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뒤로 갈수록 지치지 않았다. 초반에 많은 힘을 소모해서 후반에 따라잡혔던 경험들이 있었는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후반 레이스 연습을 많이 한 덕분에 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같다"고 설명했다.

예선, 결선에서 잇달아 개인 베스트를 경신하고도 만족하지 않았다. "사실 컨디션 조절에 실패한 느낌도 있다. 예선에서 베스트 기록이 나오도록 레이스를 펼친 이유는, 몸이 너무 안 좋아서 몸 상태를 체크해보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한번 베스트 기록을 뽑아봤다. 결선에서 원하는 기록만큼은 안 나왔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권용화와 권현의 메달로 남북 단일팀 계영을 함께한 남측 멤버 모두가 시상대에 오르게 됐다. 권현은 금메달, 마흔살 맏형 이동구는 동메달, 막내 권용화도 동메달을 따냈다. 예선, 결선을 모두 뛴 김세훈은 남측 선수들을 대표해 계영 동메달 시상대에 섰다.

권용화는 이번 대회 동메달을 마지막으로 은퇴를 결심한 선배 이동구를 향한 각별한 마음을 전했다. "나는 동구 형이 더 오래 했으면 좋겠다. 더 오래오래 해서 다음 대회에도 같이 뛰고 싶다. 다음에는 내가 동구 형에게 금메달을 안겨드리고 싶다"고 했다.

선후배가 서로를 아끼는 원팀의 분위기는 훈훈했다. 이번 대회 수영 첫 금메달리스트 권현은 "용화와는 대표팀뿐 아니라 용인에서도 함께 운동을 하고 있다. 용화는 이미 자유형 50m, 배영 50m에서 내 기록을 넘어섰다. 오늘 메달을 딸 거라 굳게 믿었다. 앞으로도 더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선수"라며 강한 믿음을 표했다.

jinxiju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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