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아파트 분양가 1000만 원 시대

입력 2014.10.13. 08:13 댓글 0개
정재룡 사랑방칼럼 (주)에셋코리아 대표이사/광주대 부동산금융학과 겸임교수

1970년대 후반까지는 단독주택이 최상의 주거개념으로 자리했었다. 하지만 1980년대 초반 주거공간으로 낯선 아파트가 광주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30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현재 안전진단을 통해 재건축이 추진되고 있는 쌍촌아파트(1975), 화정삼익맨션(1979), 주월장미아파트(1981), 화정주공아파트(1982), 송정주공아파트(1983), 화정영화아파트(1983), 염주주공아파트(1985) 등이 광주의 아파트 문화를 개척한 선두주자들이다.


화정주공아파트는 이미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선수촌 아파트로 재건축되어 2012년 7월부터 공사가 한창이다.

 

한정된 토지의 효율적인 이용과 냉·난방, 문단속 등이 편리한 아파트가 우리의 친숙한 주거공간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아파트는 단순 주거개념에서 환금성이 좋은 가치재이자 재산목록 1호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가 되었다. 때문에 아파트의 시세나 분양가는 우리의 지대한 관심사로 떠올랐다.


지난달 남구 봉선동 제일풍경채가 3.3㎡당 1030만 원에 분양하면서 광주시도 드디어 분양가 고공행진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광주의 아파트 가격은 그동안 수도권의 경이적인 가격 오름세에도 끄떡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2년 초부터 선수촌 아파트 건설을 위한 화정주공 2900세대의 철거를 앞두고 아파트 가격이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상승무드를 탔다.

 

또 2012년 하반기부터는 소형아파트의 가격 상승과 함께, 2013년 초부터 광주의 전체적인 아파트 가격이 적게는 3000만 원에서 많게는 8000만 원까지 오르기 시작했다.

 

 이러한 아파트 가격 오름세는 화정주공이 비교적 소형아파트인 데다가 일시에 많은 세대가 동시에 집을 마련해야 했던 관계로 소형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중형아파트까지 동반 상승시켰던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은 하락하고 있는데, 왜 광주의 아파트 시세나 분양가격은 상승하고 있는 것일까? 광주가 아파트가 부족한가? 아니면 일시적인 현상일까?

 

불과 2012년 하반기까지만 해도 지구단위 지역이든 도심이든 미분양이 적체되어 있어 광주 아파트시장 상황은 썩 좋지 못한 것이 사실이었다.

 

따라서 재개발이나 재건축 조합들도 사업 시행이 지지부진할 수밖에 없었고, 건설업체들은 미분양을 털어내기에도 버거웠다. 그런데 마침 화정주공 2900세대가 동시에 이사 준비를 하면서 소형아파트의 수요 급증이 가격 상승을 불러왔고, 소형아파트를 시세보다 조금 비싸게 매도한 사람들은 중형으로 갈아탔다.

 

이 과정에서 중형아파트 역시 가격 상승 효과와 미분양 적체 해소 현상을 가져왔다고 유추할 수 있다. 또한 아파트 가격이 오르자 재산 증식을 목적으로 한 가수요를 불러일으켰다.

 

그 가수요가 다시 분양시장으로 몰리면서 분양권 전매를 목적으로 한 외지인들까지 합세하게 됐다. 이로 인해 학동아이파크는 프리미엄만 4000만~5000만 원, 제일풍경채는 동호수 지정이 안 된 상태로  당첨권 프리미엄이 기본 2000만 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렇다면, 광주의 아파트 가격과 분양가는 계속 상승할까? 이미 광주의 소형아파트는 도시형생활주택을 포함하여 과잉공급이라고 할 정도로 쏟아지고 있다.

 

화정주공 자리에 재건축한 힐스테이트 3726세대, 봉선동 제일풍경채 400세대, 학동아이파크 785세대도 국민주택 규모이다.

 

수요와 공급이 재화의 가치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라고 한다면, 2016년 선수촌아파트 입주를 기점으로 현재 분양아파트들의 입주시기인 2017년까지 임대아파트 포함 1만7000여 세대가 입주를 시작할 즈음 2012년 화정주공 2900세대를 철거했을 때 나타나던 상황과 반대되는 현상이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게 빚어지지는 않을까?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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