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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이준석 선장 ˝출항전 화물량·승객수 보고 안 해˝

입력 2014.08.29. 13:58 댓글 0개

세월호 이준석(69) 선장이 배에 적재한 화물량과 승객수를 기재하지 않은 출항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관행적으로 운항관리실에 제출하고 출항 허가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광주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임정엽)는 29일 오전 법정동 201호 법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청해진해운 김한식(72) 대표 등 청해진해운 임직원과 화물하역업체, 해운조합 관계자 등 10명에 대한 제5회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법정에는 세월호 참사 이후 이준석 선장이 처음으로 증인으로 나섰다.

이 선장은 "화물량과 승객 수만 뺀 출항전 안전점검 보고서를 출항 1시간 전 운항관리실에 제출한다"며 "출항한 뒤 무전을 통해 화물이 얼마나 실렸고 승객이 몇 명인지 보고한다"고 증언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출항 5분전까지 화물을 실고 승객들이 승선하기 때문에 정확히 몇 톤을 실고 몇 명이 탔는지를 시간상 제출할 수 없다"며 "부실한 보고서를 제출해도 아무런 제지 없이 출항했다"고 말했다.

세월호가 사고 당일은 물론 이전에도 사전 안전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과적 상태로 출항해 왔다는 것이다.

이 선장은 보고서를 자신이나 또다른 세월호 선장 신모씨가 최종 점검한 뒤 제출해야 하지만 3등 항해사가 대신 작성, 허위로 서명한 뒤 제출해왔다고도 전했다. "관행적으로 해왔다"이라는 게 이 선장의 설명이다.

사고 당시 복원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세월호에 적정 적재량보다 2배 가량 많은 화물이 실린 이유가 배의 안전을 점검하고 책임져야할 선장, 선원들, 운항관리실의 관행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잘못된 관행을 처음 만든 것이 본인 아니냐'는 검찰에 질문에는 "아니다. 신 선장이 다 교육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짐을 더 실은 뒤 평형수를 안 채울 경우 복원성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선장은 "화물을 더 많이 실어야 하기 때문에" 평형수를 채우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화물을 더 많이 싣는 게 당시 회사 방침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세월호의 고박 장비가 부실해 제대로 화물을 고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설치나 수리 요구를 하지 않은 이유가 뭐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거기까지 생각을 못했다"고 답했다.

평형수 부족, 과적, 부실 고박 등 미흡했던 안전점검의 책임을 묻는 검사와 변호인의 질문에는 대부분 신보식 선장과 다른 승무원들에게 잘못을 돌리거나 '관행 때문'이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부 질문에는 애매한 답변을 하거나 말을 돌리면서 재판부와 검찰 측에 지적을 받기도 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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