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뉴스

경매법정 가보니…“관심 뜨겁네”

입력 2014.07.22. 08:59 댓글 0개
광주 경매시장 전국 최고 수준 ‘활황’

▲지난 17일 광주지방법원 경매법정 앞 게시판에 이날 경매에 부쳐질 물건들이 안내돼 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광주지방법원 경매4계.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경매법정 앞은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경매에 부쳐지는 광주·전남 부동산 물건은 아파트 6건을 포함해 모두 40여 건. 입찰이 시작되면서 법정 안에 마련된 40개의 좌석은 금세 들어찼고, 출입구 앞에는 미처 자리를 잡지 못한 이들이 경매 진행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앳된 얼굴을 한 젊은이들부터 머리가 하얗게 센 어르신까지 경매법정을 찾는 이들은 그야말로 남녀노소였다.

 

오전 11시10분, 한 시간여의 입찰표 기재가 끝나고 개찰이 시작됐다. 어느새 법정 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화면을 통해 개찰 상황이 생중계되기도 했다.

 

법원 집행관은 입찰함을 개봉해 물건별로 응찰자 수를 불러준다. 자신이 응찰한 물건이 호명될 때마다 응찰자들이 동요한다. 그리고 집행관은 응찰자들을 불러내 최고가를 써낸 낙찰자를 발표한다. 100여 명이 운집한 이날 가장 큰 인기를 끈 물건은 서구 광천동 ㅇ아파트였다. 최저입찰가 3억170만 원인 이곳은 모두 12명이 몰려 4억1190만 원에 새로운 주인을 찾았다. 겨우 90여만 원 낮은 금액을 써낸 차순위 입찰자 얼굴에는 아쉬움이 그득했다.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첫 물건부터 동일 금액이 나온 것. 2명이 응찰한 동구 계림동의 한 상가는 추가 입찰을 그 자리에서 바로 진행했다. 전화통화 불가, 상의 불가. 즉석에서 진행되는 재입찰인 탓에 두 사람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결국 40여만 원을 높게 써낸 한 여성이 상가를 낙찰받았다.

 

또 화순 도곡의 한 공장은 최저 입찰가 8억8000여만 원에서 시작해 10억 원이 넘는 금액에 낙찰됐다. 하지만 이 물건은 단 한 명만이 입찰에 참여했고, 응찰자는 단독입찰임에도 2억여 원의 추가 금액을 내야 할 처지가 됐다.

 

입찰표에서 가장 중요한 입찰가격을 써내지 않은 응찰자도 있었다. “입찰가격이 없다”는 집행관의 이야기에 그는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은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흔히 경매라면 ‘어려운 것’이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경매에 참여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했다.

 

경매가 진행되는 날짜와 물건은 대법원 경매 사이트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해당 일자에 광주지방법원 내 경매 법정으로 찾아가면 된다. 그곳에서 배부하는 기일입찰표를 받아 입찰하고자 하는 물건에 대해 입찰가격 등을 적어 보증금과 함께 내면 된다.

 

낙찰에 실패한 이들은 바로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담도 던다. 하지만 무조건 낙찰을 받기 위해 지나치게 낙찰 가격을 높게 써냈다가 잔금 납부를 하지 못하면 입찰보증금까지 떼이는 불상사가 생기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날 12명이 몰린 ㅇ아파트에 입찰했다가 떨어진 우모(34·남) 씨는 “투자 목적으로 종종 경매에 참여한다”며 “조금만 공부하고 참여하면 저렴하게 알짜 부동산을 구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바로 경매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수요 목적인 응찰자도 많았다. 북구 한 아파트 응찰에 나섰던 주부 임모(45) 씨는 “싸게 집을 사고 싶어 경매에 참여했는데 경쟁률이 생각보다 높았다”고 말했다.

 

한편, 경매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광주지역 경매시장은 전국 최고 수준의 활황을 보이고 있다.

 

경매 전문 사이트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 상반기 광주지역 아파트 경매 평균응찰자 수는 7.7명으로 전국 평균(6.7명)을 넘어섰고 지난해 하반기(7.6명)보다 늘었다.

 

낙찰가율은 97.6%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낙찰률은 68.3%로 대구(68.3%)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김누리 기자 knr8608@sarangbang.com>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