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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여객선침몰]정부 피해자 집계 '오락가락'…시민·누리꾼 '부글부글'

입력 2014.04.16. 19:07 댓글 0개

정부가 16일 오전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여객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구조자 집계를 수 차례 번복해 시민과 네티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대형 재난사고가 발생했을 때 필요한 조치를 하기 위해서는 피해자 집계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정부 대응에 허점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오후 1시 368명을 구조하고 승무원 박지영(27·여)씨와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군 등 2명 사망, 생사불명인 107명에 대한 구조작업 중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오후 3시30분께 이경옥 안전행정부 2차관은 "민간어선과 군, 경찰 등 여러 주체가 동시다발적으로 구조하다보니 정확한 집계에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하며 이전 발표에 오류가 있었음을 인정했다.

따라서 현재까지 사망자 2명에 구조자는 160여명으로 줄었다. 반면 실종자는 179명에서 290여명으로 늘었다.

탑승인원도 계속해서 바뀌었다. 사고 발생 초기에는 탑승인원이 477명으로 확인됐으나 이후 469명으로 줄었다가 한 때 470명으로 발표됐다. 이어 오후 4시30분 정부는 탑승인원을 459명으로 정정했으나 2시간 뒤 해운회사 측에서 3명을 추가하며 462명이 됐다.

오전에는 경기도교육청이 수학여행을 위해 배에 올랐던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전원이 구조됐다고 발표하고, 학무모들에게도 연락을 완료했다고 발표했지만 오후 들어 해경 측이 구조 중이라는 통보를 해 번복하며 공지내용을 취소했다.

이에 대해 시민과 누리꾼들은 정부의 오락가락한 피해자 집계 발표를 놓고 대형사고에 대한 대처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냐며 날을 세웠다.

직장인 송민한(32)씨는 "정부가 우왕좌왕하는 사이 실종자 수가 대폭 늘어났다"며 "섣부른 발표로 사고 가족들의 마음을 두번 찢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대학생 이지은(27·여)씨는 "무엇보다 신중해야 할 정부가 손바닥 뒤짚듯 사고 집계 발표를 한 것 아니냐"며 "국민이 정부를 신뢰할 수 없도록 스스로 무덤을 파고 있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누리꾼 아이디 '하*'는 "안타까움에 발을 굴리며 정확한 소식을 기다리는데 사고 가족들 마음은 오죽하겠냐"며 "생명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분통 터진다"고 밝혔다.

누리꾼 아이디 '능제***'는 "정확한 최종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부정확한 결과를 발표하다니"라며 "슬퍼하는 학부모들을 '쥐락펴락' 가지고 노는 것인가"라고 전했다.

정부가 사고 피해자 집계 현황을 발표하는데 있어 좀 더 신중해야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한 재난관련 전문가는 "삼풍백화점과 대구지하철 참사 등 대형 재난사고에서 경험했듯 사망자와 구조자, 실종자 등의 초기 발표는 무의미하다"며 "특히 정부 발표는 신중할 필요가 있는데 현재 부처 간 경쟁적으로 발표하는 것이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사고 발생시 현장 지휘권자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 사고는 해경이 군과 경찰, 소방 당국을 지휘하는 것이 맞다"며 "중대본과 같은 기구가 섣불리 개입하면 현장 지휘체계가 무너져 또다른 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설명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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