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올해도 뜨거웠던 선수들, 그 감동의 여운은 여전

입력 2017.12.27. 18:33 수정 2017.12.29. 11:46 댓글 0개
2017 스포츠 10대 핫 이슈

올해 스포츠계는 유난히 뜨거웠다.

프로야구는 KIA 타이거즈는 8년 만에 명가재건에 성공했고 육상에서는 ‘총알 사나이’김국영이 한국 신기록을 수립하는 등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손흥민이 박지성을 넘어 한국선수 최다골에 성공했고, 여자골프에서는 루키 박성현이 쟁장한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LPGA 3관왕을 차지했다. 이같은 선수들의 활약상을 10대 핫 이슈로 정리해 되돌아본다.

▲KIA, 8년 만에 왕좌탈환…양현종 MVP 석권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가 2017시즌 8년 만에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2017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100억원을 투자해 최형우를 영입해 타선을 강화한 KIA는 양현종, 헥터 노에시가 원투 펀치를 이룬 막강 선발진과 지뢰밭 타선을 앞세워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했다.

4월12일 1위에 올라선 이후 선두 자리에서 내려오지 않던 KIA는 시즌 초부터 고민거리였던 불펜이 흔들리면서 두산 베어스의 추격을 허용했다. 시즌 막판 두산에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던 KIA는 두산을 2경기 차로 뿌리치고 정규리그 마지막날 우승을 확정했다.

KIA는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를 4승1패로 끝내 통합 우승에 방점을 찍었다. 1차전을 내주며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2~5차전을 내리 이겨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IA의 통합 우승은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타선도 막강했지만, KIA 통합 우승의 중심에는 나란히 다승왕에 오른 양현종과 헥터가 있었다. 양현종은 20승6패 평균자책점 3.44, 헥터는 20승5패 평균자책점 3.48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한 팀에서 동반 20승 투수가 나온 것은 1985년 삼성 라이온즈의 김시진(25승)과 김일융(25승) 이후 32년 만이다.

특히 양현종은 1999년 현대 유니콘스의 정민태 이후 18년 만에 20승 고지를 밟은 토종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선발승으로만 따지면 1995년 LG 트윈스의 이상훈 이후 22년 만이다.

양현종은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완봉승, 5차전에서는 KIA의 1점차 승리를 지켜 세이브를 수확했다.

양현종은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쓸어 담았고, 생애 첫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품에 안으면서 올해를 자신의 해로 만들었다.

▲손흥민, EPL통산 24골…박지성 넘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 중인 손흥민(토트넘)이 박지성(은퇴)이 보유한 아시아 출신 프리미어리거 정규리그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손흥민은 11월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그 11라운드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리그 2호골을 넣었다. 정규리그 통산 20번째 골이다.

2015~2016시즌 EPL에 데뷔해 4골을 기록했고, 지난 시즌에는 14골을 퍼부었다. 11라운드 골로 손흥민은 박지성이 가지고 있던 아시아 선수 리그 최다골(19골) 기록을 바꿨다.

손흥민은 이후에도 리그에서 4골을 몰아치며 정규리그 통산 24골을 기록했다. 각급 대회까지 포함하면 이번 시즌 4경기 연속골을 비롯해 9골을 터뜨렸다.

25일 영국 BBC 전문가가 선정한 EPL ‘올해의 베스트 11’에도 이름을 올렸다.

▲굿바이 이승엽, 은퇴무대까지 ‘라이언 킹’

한국 프로야구사에 한 획을 그은 ‘라이언 킹’ 이승엽(41)이 역사가 됐다.

이승엽은 10월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은퇴 경기를 펼쳤다. 이날 이승엽은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다. 자신을 떠나보내는 팬들에게 마지막까지 이승엽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승엽은 한국야구가 낳은 불세출의 타자다. 1995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데뷔해 KBO리그에서 15시즌 동안 0.302의 타율에 467홈런 1498타점 1355득점을 기록했다. 2004년부터는 8년 간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해 타율 0.257, 159홈런 439타점을 올렸다. 23년 간 무려 62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베이징올림픽에서 한국을 금메달로 이끄는 등 수많은 국제대회에서 최고의 선수로 활약했다.

이승엽의 평생 좌우명은 ‘진정한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다.

▲‘총알사나이’ 김국영, 100m 한국新 ‘10초07’

한국 육상 단거리의 희망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이 올해 육상 단거리 역사의 한 페이지를 또 다시 장식했다.

김국영은 6월27일 강원 정선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17 코리아오픈국제육상경기대회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07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한국신기록 달성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세계선수권대회 기준기록(10초12) 통과의 기쁨을 동시에 맛본 순간이다.

김국영은 앞서 6월25일 같은 장소에서 벌어진 제45회 KBS배 전국육상경기대회 대학·일반부 남자 100m 준결승에서 10초13으로 한국신기록을 작성했고, 같은날 결승에서는 10초07을 기록했지만 뒷바람 탓에 비공인이 되고 말았다. 이틀 뒤 김국영은 뒷바람 없이 10초07을 찍어 한국신기록을 갈아치우는 데 성공했다.

2010년부터 남자 100m 한국기록의 역사는 김국영이 만들어가고 있다. 김국영의 한국신기록 작성은 5번째다.

2010년 6월 제64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에서 10초31을 기록, 고 서말구가 1979년 9월9일 멕시코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에서 세운 한국기록(10초34)을 31년 만에 갈아치웠다. 당일 준결승에서는 10초23을 기록해 다시 한 번 한국신기록을 써냈다.

4년 간 10초2대의 벽을 넘지 못하던 김국영은 2015년 7월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준결승에서 10초16을 기록해 5년 만에 한국기록을 0.07초 단축했다. 이를 통해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대회와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기준기록을 통과, 출전권도 거머쥐었다.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다소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었다. 김국영은 8월5일 예선에서 10초24로 결승선을 통과해 한국 육상 단거리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다음날 준결승에서는 10초40의 저조한 기록으로 조 8위에 그쳐 결승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 단계 발돋움한 김국영은 내년에 9초대 진입과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을 바라보며 질주를 이어간다.

▲한국 축구,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우여곡절 끝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 9회 연속 본선행에 성공했다.

최종예선 도중 사령탑이 교체되는 등 과정은 험난했다. 반환점을 돌면서 울리 슈틸리케 체제에 대한 비난이 들끓었고 결국 감독 경질로 이어졌다.

최종예선 두 경기를 남기고 신 감독에게 지휘봉이 넘어갔다. 이란(승점 22)에 이어 A조 2위(승점 15)를 차지, 목표로 정한 월드컵 9회 연속 본선행을 일궈냈다.

그러나 이란과의 9차전,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전에서 연이어 0-0으로 비겨 경기력 논란을 불렀다. 거스 히딩크 전 감독과 대한축구협회의 ‘카톡 공방’도 불거졌다.

한국은 12월1일 자정(한국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조 추첨에서 독일, 스웨덴, 멕시코와 함께 F조에 편성됐다.

▲슈퍼루키 박성현, LPGA 투어 3관왕 달성

‘남달라’ 박성현(24·KEB하나은행)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 첫해 3관왕에 오르며 ‘박성현 천하’의 서막을 열었다.

데뷔전인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정상급 실력을 과시한 박성현은 7월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한 달 뒤에는 ‘캐나다 퍼시픽 여자오픈’에서 시즌 2승을 달성하며 신인왕을 사실상 확정했다.

올해 23개 대회에 출전해 2승 포함, 톱10에 11차례 이름을 올렸다. 233만5883 달러(약 25억4300만원)의를 벌어들이며 상금왕에도 등극했다.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 그룹 투어 챔피언십’에서 공동 6위를 하며 유소연과 함께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수상했다.

아쉽게 렉시 톰슨(미국)에게 최저타수상을 내줬지만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무려 39년 만에 신인 3관왕에 올랐다. 11월에는 LPGA 신인으로는 처음으로 여자골프 세계랭킹 1위에 오르는 등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국축구, 동아시안컵 2회 연속 우승 ‘쾌거’

한국 축구가 2017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했다.

2015년 중국 대회에서 우승한 한국은 일본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영원한 숙적’ 일본을 4-1로 꺾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한국의 2연패는 대회 최초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을 약 6개월여 앞두고 열린 대회에서 대표팀 신태용 감독은 조직력 다지기와 본선에 나설 선수들 중 옥석 가리기에 심혈을 기울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중국과의 첫 경기에서 압도적인 공격력에도 불구, 2-2 무승부에 그쳤다. 북한과의 2차전에서는 상대 자책골로 멋쩍은 1-0 승리를 챙겼다. 이후 신 감독은 개최국 일본과의 마지막 경기에서 막판 뒤집기 우승을 공언했고, 그 말대로 됐다.

한국이 일본을 상대로 4골 이상을 넣은 것은 1979년 이후 38년 만, 적지에서 4득점 이상 승리를 따낸 것은 1954년 스위스월드컵 예선 5-1 이후 63년만의 쾌거다.

우승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한 한국은 이제 월드컵 본선을 본격적으로 준비한다.

▲류현진, 부활 성공···MLB파 일부 국내 U턴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0·LA 다저스)이 2년의 부상 공백을 깨고 재기에 성공했다. 두 차례 수술 후 오랜 재활을 거친 류현진은 올 시즌 25경기에 등판해 5승9패 평균자책점 3.77이라는 성적을 거뒀다.

팀내 치열한 선발 경쟁에서 살아 남았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5승에 그쳤지만 126⅔이닝을 소화하며 건강하게 시즌을 치른 점이 고무적이다.

시즌이 끝나고 브랜던 매커시, 스캇 카즈미어 등 선발 자원의 이적으로 내년 시즌에도 다저스 선발진의 한 축을 책임질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반면 꿈의 무대에 도전했던 황재균(30·kt), 박병호(31·넥센), 김현수(29·LG)는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한 채 KBO리그로 복귀했다.

황재균은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통해 총액 88억원에 kt로 팀을 옮겼다. 박병호는 미네소타와 계약을 해지하고 친정팀 넥센으로 돌아왔다. 김현수도 FA 계약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큰 4년 115억원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정현, 한국 테니스 14년 만에 ATP 투어 정상

한국 테니스의 희망 정현(21·한국체대)이 한국 선수로는 14년 만에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에서 정상에 올랐다.

정현은 11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ATP 투어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결승에서 안드레이 루블레프(20·러시아)를 3-1(3-4 4-3 4-2 4-2)로 꺾고 생애 첫 투어 대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 우승 전까지 정현의 투어 대회 최고 성적은 올해 5월 독일 뮌헨 BMW 오픈 4강이었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대회에서 정상을 밟은 것은 2003년 1월 시드니 인터내셔널의 이형택 이후 14년10개월 만이다.

정현은 테니스 집안의 막내다. 아버지 정석진씨는 선수 출신으로 삼일공고 테니스부 감독을 지냈고, 형 정홍(24·현대해상)도 테니스 선수다.

고도 근시와 난시 치료를 위해 테니스를 시작한 정현은 2008년 오렌지볼 12세부와 에디 허 인터내셔널 12세부에서 우승했고, 2011년 오렌지볼 16세부 정상에 올랐다. 모두 한국 선수 최초다.

2013년 윔블던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기대감을 높인 정현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복식 금메달, 2015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단식 금메달을 수확하며 한국 테니스의 간판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BMW 오픈에서 투어 대회 4강 진출을 이룬 정현은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에서 3회전까지 진출, 2007년 9월 US오픈에서 16강까지 오른 이형택 이후 9년9개월 만에 메이저대회 3회전에 오른 한국 선수로 이름을 남겼다. 3회전에서는 톱 랭커 니시코리 게이(일본)과 5세트 접전을 치르기도 했다.

정현은 프랑스오픈 이후 왼 발목 부상으로 고전하기도 했지만, 시즌 마지막 투어 대회인 넥스트 제너레이션 파이널스에서 우승하면서 세계 남자 테니스의 차세대 스타로 발돋움했다.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 시대 열렸다

한국 엘리트 체육의 산실인 태릉선수촌 시대가 가고 진천선수촌 시대가 막을 올렸다.

1966년부터 운영해온 태릉선수촌 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9월 첨단 훈련시설을 갖춘 충북 진천 ‘국가대표선수촌’ 시대가 시작됐다. 세계 최대 규모의 종합훈련장이다. 규모, 시스템, 수용 인원 등이 태릉 선수촌의 3배 수준이다. 35개 종목 1150명의 선수가 훈련할 수 있다. 선수촌 메디컬센터에는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가 상주해 있다.

내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선수들은 진천선수촌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2009년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태릉선수촌은 철거 위기에 놓였다. 체육인들은 선수촌의 일부 건물이라도 남기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한경국기자 hankk42@naver.com·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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