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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겪고 싶지 않은 격리" 전남대병원 수술환자
입력 2020.12.02. 14:34 댓글 0개위문온 어머니, 장모도 현관문에서 안부만 묻고 발길 돌려
격리 기간 쓰레기와 음식물 등도 지급받은 별도 봉투에 보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전남대학교병원에서 수술 받았다는 이유로 가족 모두가 2주 자가격리, 두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아요"
전남대병원이 동일집단(코호트) 격리에서 해제된 가운데 최근 자가격리에서 풀린 한 가족은 2일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다. 사업체도 비정상적으로 운영돼 피해가 크다"며 지난 2주를 떠올렸다.
A씨는 대장에서 발견된 용종 제거를 위해 지난달 11일 전남대병원 1병동(본관동) 11층 소화기내과에 입원했다.
다음날인 12일 수술을 받고 2인병실에서 하루 머문 뒤 퇴원했다.
A씨는 "수술이 잘됐다"는 담당 의사의 말을 듣고 귀가해 걱정하고 있었던 초등학교 4학년과 2학년 쌍둥이 자녀, 부인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퇴원한 다음날부터 언론 등을 통해 전남대병원 의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A씨는 다시 불안해졌다.
의료진 등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A씨는 주말 약속을 취소하고 집에만 머물렀다.
자신이 입원해 있던 병동에서는 확진자가 없어 안심하고 있었지만 이틀만에 방역당국의 자가격리 통보 문자메시지를 받고 망연자실했다.
통보 직후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2주동안 집 밖을 벗어날 수 없어 격리 생활이 시작됐다.
만약에 대비해 자녀까지 학교를 보내지 않았으며 아내까지 자발적으로 격리에 돌입했다.
집을 방문한 어머니와 장모는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현관문을 사이에 두고 안부만 물었다. 가져온 김장김치는 문 밖에 두고 갈 수 밖에 없었다.
자녀들의 수업은 온라인으로 대체됐지만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손씻어라, 손세정제 사용해라, 사용한 수건은 따로 보관해라" 등 잔소리만 늘었다.
격리 기간 중 발생한 쓰레기와 음식물 등도 지급받은 봉투에 따로 보관을 해야 하는 번거러움을 견디며 2주를 버텼다.
물류사업을 하고 있어 화물차량 배정 등은 전화로 업무지시를 했지만 대면이 필요한 신규 계약 등은 뒤로 미뤄지거나 취소돼 사업상 손해도 입었다.
A씨는 "2주동안 제일 두려웠던 것은 자가격리 해제전 검사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것이었다"며 "이 때문에 발열과 후각·미각 여부를 수시로 체크했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병실에 입원했던 환자도 자가격리 통보를 받았다"며 "선박수리 업무 특성상 현장을 가야하는데 그러지 못해 많은 손해를 입은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시간이었다"며 "코로나19 백신이 빨리 나와 다시 정상생활로 돌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전남대병원에서는 지난 13일 의사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데 이어 환자와 보호자, 입주업체 직원과 가족 등 100여명에 육박하는 확진자가 발생했다.
집단감염된 1병동은 동일집단(코호트) 격리된 뒤 지난 1일 해제됐으며 진료와 응급실, 수술까지 한 때 중단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hgryu7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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