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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0.4%↑, 4년 만에 최대···저물가에도 집세는 '껑충'
입력 2020.12.02. 09:45 댓글 0개농산물 전년比 13.2% ↑…全물가 상승 견인
석유류 -14.8%…"내달 가격 상승 가능성 커"
집세 0.6% 올라…2년7개월 만에 최대 상승
근원물가 1.0%↑…16개월 만에 1%대 회복
[세종=뉴시스] 박영주 위용성 기자 =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6%를 기록해 2개월 연속 0%대에 머물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저물가 흐름이 지속되는 모습이다.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에 포함된 통신비 지원 효과가 축소되면서 공공서비스 가격 하락 폭이 축소되고 지난해 기저효과로 농산물 가격이 상승했다. 특히 집세가 2년 7개월 만에 최대 상승 폭을 보였다.
다만 코로나19로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내려가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제약했다.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외식물가 상승 폭 제한, 교육 분야 정책 등으로 인한 공공서비스 하락도 저물가의 원인으로 꼽혔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11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50 (2015=100)으로 1년 전과 비교했을 때 0.6% 상승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1.5%)부터 3개월 연속 1%대를 유지하다가 지난 4월(0.1%) 0%대로 내려앉더니 5월(-0.3%)에는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했다. 6월(0.0%) 보합을 보인 후 7월(0.3%)부터는 5개월째 오름세를 보였다. 지난 9월(1.0%) 1%대 상승률을 보였으나 10월(0.1%)부터 다시 0%대로 주저앉았다.
안형준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통신비 지원 효과가 대부분 사라지고 지난해 기상여건이 좋아 농산물 가격이 낮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가 있었다"면서 "2월부터 국제유가 인하로 석유류 하락이 지속되면서 저물가 현상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11.1% 상승했다. 배추(-28.4%), 오이(-35.4%), 무(-24.7%), 상추(-22.2%), 버섯(-5.5%), 콩(-8.1%) 등 채소류 가격 상승률이 7.0%로 전월(20.2%)보다 상승 폭이 축소됐다. 가을배추·무·계절과일 출하 등으로 가격 상승 폭이 축소됐다. 다만 지난해 가격 상승 폭이 제약된데 따른 기저효과로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3.2% 오르면서 전체 물가를 0.54%포인트(p) 끌어올렸다.
돼지고기(18.4%), 국산 쇠고기(10.5%) 등 가격 상승으로 축산물 물가도 1년 전보다 9.9% 올랐다. 수산물은 1년 전보다 6.1% 상승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음식 재료 소비가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공업제품은 전년보다 0.9% 하락했다. 가공식품은 1.6% 상승했으나 휘발유(-14.1%), 경유(-18.9%), 등유(-15.7%), 자동차용 LPG(-4.8%) 등 석유류가 14.8% 하락한 원인이 컸다. 석유류는 올해 6월(-15.4%) 이후 5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도시가스(-10.3%), 지역난방비(-2.6%) 등이 인하하면서 전기·수도·가스 가격도 1년 전보다 4.1% 하락했다.
안 심의관은 "국제 유가가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한 달 정도 시차가 있는데 12월에는 석유류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이 낮아지면 국내 유가가 떨어지는데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0.4% 상승했다. 공공서비스가 2.0% 하락하며 전체 물가 하락에 0.28%p 기여했다. 4차 추경 예산을 통한 알뜰폰의 통신비 지원이 이달까지 반영하면서 통신비가 3.1% 하락했다. 하지만 통신비 지원이 몰렸던 10월(-6.6%)보다는 하락 폭은 축소됐다.
개인서비스는 1.3% 상승했으나 외식 물가는 코로나19 3차 확산 영향으로 0.9% 상승하는데 그쳤다. 동월 기준으로 봤을 때 예년에는 2~3% 상승률을 보였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밥 소비가 늘면서 외식 물가 상승률이 둔화됐다.
집세는 0.6% 오르면서 2018년 4월(0.8%) 이후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다만 2018년 6월에도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으로 상승했다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전셋값은 0.8% 오르며 2018년 12월(0.9%) 이후 최대 상승률을 보였다. 특히 서울은 전세가 1.3% 상승했다. 월세는 0.4% 오르며 2016년 11월(0.4%) 이후 4년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지출목적별로 보면 식료품 및 비주류음료가 6.9%, 보건이 1.5% 올랐다. 반면 코로나19로 이동을 자제하면서 교통(-4.3%), 오락 및 문화(-0.5%) 등이 감소했다. 대면 서비스 업종인 교육도 2.1% 쪼그라들었다.
구입 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1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0.1% 하락했다. 지난 10월(-0.7%)에 이어 2달 연속 내림세에 머물렀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0개 품목의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 상승했다. 8월(15.8%), 9월(21.5%), 10월(19.9%)에 이어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1.0% 상승했다. 지난 7월(1.0%) 이후 1년4개월 만에 1%대를 회복한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0.6% 오르는 데 그쳤다.
기획재정부는 11월 소비자물가동향과 관련해 "12월에도 11월과 유사한 흐름을 이어가는 가운데 코로나19 전개 양상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 따른 수입가격 하락은 물가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기대감에 따른 원유 등 원자재 가격 상승 가능성, 통신비 지원 종료 등은 물가 상방 압력이 될 것"이라며 "정부는 소비자 물가 흐름 및 물가 상·하방 위험 요인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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