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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눈으로 지샌 밤' 집단 격리 순천 마을 망연자실

입력 2020.11.19. 12:11 댓글 1개
코로나19 환자 8명 속출 "추가 확진자 나오지 않길"
[순천=뉴시스] 신대희 기자 = 19일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동일 집단 격리된 전남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 한 마을 입구가 통제돼 있다. 2020.11.19. sdhdream@newsis.com

[순천=뉴시스] 신대희 기자 = "잠도 제대로 못잤어. 시국이 시국인지라 집에만 있어야제."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무더기로 나와 동일 집단 격리(코호트) 조처가 내려진 전남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 한 마을에는 적막감만 흘렀다.

56가구의 주민 121명이 평소 정겹게 지내던 마을 분위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었다.

빗줄기 사이로 새가 우는 소리만 애처롭게 들렸다. 한산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마을 진입로 2곳에는 통행 차단 시설물과 천막이 세워졌다. 전신 방호복을 입은 방역당국 공무원 2명이 출입을 엄격히 통제, 무거운 분위기를 더했다.

먼발치에서 일 바지를 입고 하우스 농가로 들어가는 주민과 집 마당에서 마스크를 쓴 채 밖을 살피는 주민만 눈에 띄었다.

침묵과 정적을 깬 건 사륜 오토바이 소리였다. 마을 교회 쪽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기 위해 찾은 70대 노부부였다.

방역당국 공무원은 "마스크 잘 쓰고 검사를 받으라"고 안내했다. 노부부는 거리를 둔 채 진료소를 들렀다 곧장 집으로 향했다.

[순천=뉴시스] 신대희 기자 = 19일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동일 집단 격리된 전남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 한 마을 입구가 통제돼 있다. 마을 주민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기 위해 선별 진료소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0.11.19. sdhdream@newsis.com

노부부는 "자식들 전화에 전날 밤부터 전화통에 불이 났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기를 바라면서 격리 지침을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했다.

마을 이장도 "주민 대다수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집에 머물며 방역 수칙 준수에도 힘쓰고 있다. 추가 확진자가 나오지 않으면, 당국과 추가 협의를 거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순천시 방역당국은 이 마을에서 코로나19 확진자 8명이 나오자 전날 오후 4시를 기점으로 동일 집단 격리 조치를 내렸다. 방역당국은 순천 107번째 환자(광양 기존 확진자 접촉)가 마을 일부 주민을 접촉해 바이러스가 확산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마을 옆 마을에서도 2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당국은 추가 검사 결과를 보고 선별적 격리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순천=뉴시스] 신대희 기자 = 19일 코로나19 확진자 집단 발생으로 동일 집단 격리된 전남 순천시 별량면 덕정리 한 마을 입구가 통제돼 있다. 우체국 직원이 방역당국에 택배 물품 전달을 부탁하고 있다. 2020.11.19. sdhdrea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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