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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수세 부른 전세난···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바닥 짚었나

입력 2020.11.16. 15:14 댓글 0개
노·도·강 이어 은평·영등포 등도 전월 거래량 추월
전세난 지속에…강북 6주 만에 주택 '사자>팔자'
강남 등 초고가 밀집 지역도 급매 위주 거래 재개
"매수 재개 판단 이르나 지방 과열 지속 시 영향 우려"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송파구 롯데타워에서 바라본 아파트의 모습. 2019.06.2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인준 기자 = 정부의 연이은 규제 발표로 관망세가 컸던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이달 들어 거래가 재개되면서 거래절벽에서 벗어날 조짐이다.

이미 서울 일부 지역은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거래량이 전월 수준을 넘어섰다. 전세 수급난으로 인해 매매 수요로 돌아서는 '전세 회피 수요'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다만 강남·서초구 등도 매물 적체에서 벗어나 주변 호가보다 낮은 급매물이 거래되기 시작하면서 하방 지지선을 형성하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의 분석도 나오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16일 현재 거래일 기준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3467건으로, 9월(3770건) 대비 불과 303건 차이다.

10월 아파트 매매거래량의 신고기한은 이달 말까지로, 약 보름가량 남은 점을 고려하면 전월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자치구별로 보면 이미 노원구(329건)가 전월(312건)을 넘어섰으며, 도봉구(178건)도 전월 수준(140건)을 넘겼다.

강북구(78→106건), 영등포구(152→168건), 은평구(149→155건), 종로구(34→67건), 중구(51→ 55건), 중랑구(103→124건) 등 전월 대비 거래량이 많은 자치구가 늘고 있다. 이밖에 금천구(67→64건), 성북구(141→139건) 등도 조만간 전월 수준을 넘길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강남구(470→445건), 서초구(417→411건) 등 초고가 아파트 밀집 지역도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등 잇딴 규제 발표에도 거래 관망에서 벗어나는 모습이다.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가 재개되는 배경은 전세 수급난이 지속되자 일부가 매매로 돌아선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임대차2법(계약갱신청구권제·전월세상한제) 시행 이후 서울 신규 전세시장은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수급 불안 장세가 나타나고 있다.

전세 공급-수요를 0~200 사이의 점수로 나타내는 감정원 전세수급동향지수는 지난 9일 기준 131.1로, 감정원이 관련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11년 7월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수가 200에 가까울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더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전세난에 따른 매매시장의 매수세가 재개되면서 강북 일부 지역은 매매시장에서 수요가 공급을 다시 웃돌기 시작했다.

감정원 매매수급동향지수는 지난 9월 98.7로, 지난 달 19일(96.0) 이후 3주 연속 상승했다.

특히 강북 지역 14개 자치구 평균 매매수급동향지수는 100.1로 다시 집을 사겠다는 사람이 팔겠다는 사람보다 많아졌다. 지난 9월28일(101.3) 이후 6주 만이다. 강남 11개 자치구는 아직 97.2로 100을 밑돌고 있으나 금천구, 영등포구 등이 속한 서남권(98.0)도 최근 3주 연속 매수세가 늘어나며 기준치에 접근 중이다.

일반적으로 거래량은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로, 거래량 증가는 집값 상승의 전조로 해석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은 상승과 하락이 혼재된 '눈치 보기' 장세라는 점에서 거래량 증가만으로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이 바닥을 짚은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최근 강남구 개포동 현대1차 전용 128.62㎡가 종전 최고가 대비 5억원 낮은 20억원에 거래가 성사되는 등 호가 대비 수억원씩 낮추지 않으면 거래가 어렵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내달 종합부동산세 고지와 내년 1월부터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거주요건이 생기는 등 제도 개선의 영향으로 초고가 아파트 매매시장에 대한 관망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최근 전세난이 전국화하면서 지방 일부 광역시가 급등세를 나타내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어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으로 불똥이 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현재 거래일 기준 전국 아파트 거래량은 6만836건으로 8월(5만95건), 9월(5만1541건)보다 늘어 거래 절벽에서 빠져나오는 모습이다.

감정원 주간 아파트 매매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방 아파트값은 지난 한 주 새 0.27% 올라 역대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특히 부산(0.56%), 대구(0.39%), 울산(0.35%), 경남(0.26%) 등 규제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과 울산 대부분의 지역, 창원 성산·의창구, 광주 봉선동 등 일부 지역은 외지인 투자가 재개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되고 있다"면서 "지방 집값 과열이 지속될 경우 서울이나 수도권 집값 상승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어 시장의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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