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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재난 '사각지대' 여전···대응 마련 시급

입력 2020.11.08. 14:00 댓글 0개
최근 3년간 골든타임 7분내 현장 도착 비율 상승세 '주춤'
소방관 1명당 인구, 광주 951명·전남 475명…편차 3.6배↑
관서 신설 중이지만 '공백 불가피'…"지자체 적극 협조를"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5일 오전 11시45분께 광주 북구 유동 한 창고에서 불이 났다. 소방대원이 진화작업을 마친 뒤 방독면을 힘겹게 벗고 있다. 2020.05.05. hgryu77@newsis.com

[광주·무안=뉴시스]변재훈 기자 = 재난 대응 역량 강화 등을 위해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 처음으로 맞는 소방의 날이 오는 9일로 다가왔다.

광주·전남 일부 지역은 재난으로부터 제때 보호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로 여전히 남아있어, 유관기관의 적극 협력을 통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8일 광주시·전남도 소방본부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최근 3년간 광주 지역 소방력이 이른바 '골든타임'인 7분 내에 화재 현장에 도착한 비율은 ▲2017년 78.6% ▲2018년 80.3% ▲2019년 80.4% 등으로 나타났다.

반면 구조 출동의 경우 2017년 59%, 2018년 54.5%, 지난해 56.8%에 그쳤다.구급 분야 역시 2017·2018년 2년 연속 81.1%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78.1%로 골든타임 내 출동 비율이 감소했다.

매년 화재·구조·구급 출동 건수는 달라지지만, 소방당국의 도움을 제때 받는 비율이 늘지 않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시민 안전 사각지대가 여전하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근본적 원인으로는 소방서·119안전센터 등 출동 거점 인프라 부족이 꼽히고 있다.

광주 5개 소방서 중 관할지 내 최장 출동 거리를 기록한 관서는 광산소방서(약 20.9㎞)였다. 119안전센터 등을 기준으로 하면 출동거리는 보다 짧아질 수 있으나, 모든 관내 소방력이 투입되는 '대응 1단계' 이상의 대형 재난에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광산소방서는 관할 면적도 222.78㎢로 가장 넓다. 광주 전체 면적(501.18㎢)의 44.4%를 광산소방서와 산하 7개 119안전센터가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광주에 배치돼 근무하는 소방공무원은 1529명이다. 올해 인구 145만3952명을 기준으로 하면 소방관 1명이 시민 951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광주소방이 대형 주택단지·공단 개발 수요에 맞춰 소방관서 확충에 나섰지만, 공백은 당분간 불가피하다.

첨단 2지구 입주 인구가 급증한 북구 건국·신용동 일대의 안전을 책임지는 119안전센터는 내년 5월 완공된다. 남구 대촌119안전센터와 광산구 빛그린119안전센터는 아직 설계 용역이 진행되고 있어, 내년 말께나 문을 연다.

주민등록 인구가 8만 명을 넘겨 분동(分洞) 논의까지 나온 수완지구에는 이르면 2022년에나 119안전센터가 들어선다.

[고흥=뉴시스] 신대희 기자 = 10일 오전 3시42분 전남 고흥군 고흥읍 윤호21병원에서 불이 나 환자 3명이 숨지고 27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 이후 감식을 위해 병원 유리창을 부수고 있다. 2020.07.10. sdhdream@newsis.com

산간·도서 지역이 많은 전남은 문제가 더 심각하다.

지난 3년간 전남에서 신고 접수 이후 7분 내에 화재 현장에 도착한 비율은 2017년 53.2%, 2018년 52.9%, 지난해 57.1% 등으로 집계됐다. 화재 현장 중 절반 가량은 초기 진화의 적기를 놓쳐 피해가 커지는 셈이다.

전남 22개 시·군 중 완도·신안·진도·구례·곡성에는 소방서가 없다. 실질적인 소방서비스는 읍·면 단위 119안전센터와 지역대가 책임지고 있다.

17개 소방서 중 관할 면적이 가장 넓은 것은 해남소방서다. 해남·완도·진도 등 3개 군을 담당하는 해남소방서의 관할지역은 1868㎢에 이른다. 전남도 전체 면적 1만2345.21㎢의 15.1%를 차지한다.

전남도 인구 190만3383명 중 소방공무원은 4006명으로, 소방관 1명당 도민 475명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시·군별 소방공무원 1명당 담당 인구는 ▲목포(신안 포함) 852명 ▲순천(구례 포함) 834명 ▲여수 775명 ▲광양 755명 ▲강진 567명 ▲해남 527명(진도 포함) ▲나주 498명 등으로 나타났다.

이어 ▲무안 398명 ▲영광 375명 ▲영암 374명 ▲장성 269명 ▲완도 360명 ▲화순 352명 ▲담양(곡성 포함) 351명 ▲고흥 311명 ▲보성 250명 ▲장흥 243명 ▲함평 233명 순으로, 지역별 편차가 최대 3.6배 남짓 벌어졌다.

전남소방본부는 올해 안에 완도소방서 신설을 마무리하고, 진도 임회면·담양 고서면에 119 안전센터를 개소할 계획이다. 내년 중에는 신안·진도에, 오는 2022년에는 구례·곡성에 소방 본서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일상적인 구조·구급 활동부터 대형 재난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황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방 출동 거점 확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꾸준히 장비·인력을 확충하고 있지만 한계도 있다. 각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부지 확보 등에 협조, 하루빨리 안전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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