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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딜' SK하이닉스, 주가 왜 하락···"인수자금 부담"

입력 2020.10.20. 11:26 댓글 0개
증권가 "장기적으로 사업 경쟁력 확대 기대"
[서울=뉴시스] SK하이닉스 청주 사업장. 2020.03.03. (사진=SK하이닉스 제공)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20일 SK하이닉스가 미국 인텔의 낸드 메모리와 저장장치 사업을 인수한다고 공시한 후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증권가에선 이번 인수로 장기적인 사업 경쟁력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한편, 단기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오전 10시55분께 유가증권시장에서 SK하이닉스는 전거래일 대비 2.31%(2000원) 내린 8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오전 9시30분까지 SK하이닉스의 주식 매매를 정지시켰다. 중요내용공시(영업양수도)에 따른 것이다. 매매거래가 풀린 뒤 SK하이닉스는 장 초반 강세를 보였다가 하락세로 전환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10조31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양도 양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인수 대상은 인텔의 SSD 사업 부문과 낸드 단품 및 웨이퍼 비즈니스, 중국 다롄 생산시설을 포함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다. 다만 옵테인 사업부는 포함되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에 따라 SK하이닉스는 키옥시아를 제치고 낸드플래시 부문 2위 업체가 된다. SK하이닉스는 글로벌 D램 시장에서는 20%대의 점유율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지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는 5위권에 머물렀다.

증권가에선 SK하이닉스의 인텔 메모리 사업 인수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텔의 낸드 다롄 생산시설 약 8만장(80K)과 관련 IP, SSD 기술 경쟁력 등을 즉시 확보할 수 있단 점에서 낸드 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회사가 부족한 데이터센터 포트폴리오 및 컨트롤러 기술 확충 차원에서도 긍정적이며 SK하이닉스 외 SK머티리얼즈, 솔브레인 등 국내외 낸드 관련 소재 업체의 공급량 증가 효과 기도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주 장에선 10조원이 넘는 거금을 투자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들 수도 있으나 딜이 성사된다면 향후 낸드 인더스트리는 과잉 투자가 줄면서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또 SK하이닉스로서는 그동안 가장 큰 약점으로 거론돼오던 기업형 SSD(eSSD) 분야에서 삼성 뒤를 잇는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게 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란 점에서 해볼만한 베팅"이라고 판단했다.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SK하이닉스 입장에서 긍정적, 부정적 요인이 반반"이라며 "메모리 산업의 합병이 전개된다는 점은 주가에 긍정적, 낸드플래시 사업의 단기 흑자 전환이 어렵다는 점은 부정적"이라고 밝혔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인텔 메모리 사업 인수는 장기적으로 낸드 시장 점유율 상승과 낸드 산업의 경쟁 구도 완화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부여할 수 있다"면서도 "2025년 3월까지 다롄 생산 시설에 대한 운영권이 주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1차 클로징 시점에 약 8조원이란 자금 지급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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