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4중 장애물'에 꽉 막힌 광주 자치구 경계조정

입력 2020.09.22. 15:46 댓글 1개
지역민·정치권 반발, 소극적 행정에 코로나19 까지
2018년 11월 최종보고회 후 22개월째 제자리 걸음
내달 3일 광주시장·광주지역 국회의원들 회동 촉각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9일 오후 광주시청 3층 중회의실에서 '시 균형 발전을 위한 자치구간 경계조정 연구용역 최종보고회'가 열리고 있다. 2018.11.09.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광주지역 현안과제 중 하나인 자치구 경계조정 문제가 3년째 교착상태에 빠져 있어 해결책 모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주민과 정치권 반발, 소극적 행정에 코로나19까지 4중 장애물을 막혀 한 발 짝도나아가지 못하는 가운데 광주시장과 지역 국회의원들이 조만간 회동할 예정이어서 묘책을 찾을 지 관심이다.

22일 광주시에 따르면 5개 자치구간 경계조정 논의는 지난 2014년부터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논의돼 오다 2017년 1월 구청장협의회에서 구체화됐으나 반대 여론이 일면서 이듬해 11월 최종보고회 이후 2년 가까이 중단된 상태다.

2018년 1∼11월 1억3700만원을 들여 연구용역까지 마쳤으나, 실제 적용은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기획회의와 자문회의, 시민 설문, 이해 관계인 의견 수렴 등을 통해 3개 안이 확정됐고, 그 가운데 시민 선호도가 38.8%로 가장 높은 중폭(중규모) 조정안이 가장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다.

중폭 개선안은 북구 다선거구인 문화동, 풍향동, 두암1·2·3동, 석곡동을 동구로 편입하고, 광산구 첨단1·2동을 북구로 편입시키는 안이다.

북구 가선거구인 중흥 1·2·3동, 중앙동, 신안동, 임동과 다선거구인 문화동, 풍향동, 두암1·2·3동, 석곡동을 동구로, 광산구 첨단1·2동을 북구로, 광산구 나선거구인 월곡1·2동, 운남동, 신흥동, 우산동을 서구로, 서구 풍암지구를 남구로 편입하는 대폭 개편안보다 상대적으로 덜 흔드는 방안이다.

북구 다선거구인 문화동, 풍향동, 두암1·2·3, 석곡동을 동구로 편입시키는 소폭 개편안이 지역 갈등 최소화나 무등산관리 일원화 등의 장점은 있는 반면 전반적으로 조정 규모가 미미하다는 지적을 받은 것에 비교해서도 상대적으로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무리 단계로 접어 들던 경계 조정은 그러나, 북구·광산구 지역주민과 구의원, 단체장 등이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표출하면서 논의 자체가 중단됐다.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광주 광산구 첨단 1·2동 주민들이 구성한 가칭 '북구 편입 저지를 위한 첨단주민 공동대책위'가 9일 오후 광주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자치구간 경계조정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18.11.09. sdhdream@newsis.com

최종안이 도출되면 기본계획 수립과 자치구, 시·구의회 의견 수렴 등을 거쳐 행정안전부에 건의하고 이후 법제처 심의와 국무회의 의결을 거쳐 최종 공포하겠다던 광주시의 당초 로드맵도 올스톱됐다. 시민들의 66.5%가 동의하는 경계조정에 대해 '광주시가 지나치게 눈치보기 행정을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주민 반발에도 불구, 북구 중흥1·우산·풍향·두암3동 일부를 동구로, 동구 산수1·2동을 북구로, 북구 동림동·운암1동 일부를 서구로, 남구 방림2동 일부를 동구로, 서구 송원학원 부지를 남구로, 서구 광천동 일부를 북구로 조정한 2011년 10월 경계조정에 비해 다분히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끊이질 않는다.

4·15 총선 이후 지역 국회의원들 간의 이해관계가 덜하고, 지방선거가 2년 넘게 남아 있어 경계조정 공론화 적기라는 의견도 있었으나, 이 역시 흐지부지 기회를 놓쳤다.

지역 정·관가 일각에서는 "시·도 통합이라는 큰 그물도 중요하지만 그러는 사이 자치구간 경계조정이 묻히는건 아닌지 걱정"이라며 "내부 교통정리가 우선되거나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이용섭 시장과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추석 이후 다음달 3일 회동할 예정이어서 구간 경계조정에 대한 찬반 의견 교환과 정치적 조율이 이뤄질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시 관계자는 "주민, 정치권과도 매우 민감하게 맞닿아 있는 사안이어서 섣불리 결론 내리긴 쉽지 않다"며 "내달 3일 시장과 국회의원들간 만남에서 큰 틀의 가닥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월 기준으로 광주 북구 인구는 43만6188명으로 전체 시민의 29.8%를 차지한 반면 동구는 9만8642명으로 6.7%에 불과하다. 인구수로만 4배 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goodchang@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1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