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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가 '구독경제', 시범 서비스에서 '정식 모델'로 변신중

입력 2020.09.22. 11:13 댓글 0개
구독 서비스 론칭 식품기업들 코로나19 이후 매출 급상승 한목소리
채널을 중심으로 구독 서비스 다수 론칭中…신개념 서비스도 '눈길'

[서울=뉴시스] 김동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이후 식품업계가 생존을 위해 시범적으로 도입했던 구독 서비스가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문화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이미 구독 서비스를 경험해본 이들의 바이럴 마케팅이 새로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며 성장하는 사업 모델이 아닌 정착한 모델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22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독 서비스를 론칭한 기업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매출 상승의 효과를 봤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베이커리 뚜레쥬르는 지난 7월 월 구독료를 내면 특정 제품을 정상가 대비 50~80% 낮은 가격에 주기적으로 제공하는 월간 구독 서비스를 론칭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반복 구매율이 가장 높은 프리미엄 식빵, 모닝세트, 커피 3종을 선정해 뚜레쥬르 직영점 9곳에서 시범 운영해본 뒤 가맹점으로 확대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해당 제품군의 매출이 30% 이상 급증했다. 뿐 만 아니라 구독 제품 수령을 위해 방문한 매장에서 추가로 제품을 구매하는 매출도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객들은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즐길 수 있어 좋고 업체는 매출이 늘어나 서로 윈윈하는 상황이 생긴 것이다. 이에 회사는 월간 구독 서비스를 가맹점으로 확대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식품기업 현대그린푸드도 정기구독형 서비스 '그리팅 케어식단'을 론칭한 이후 지난달 주문량이 7월 대비 25.9% 늘었다.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가 시작된 8월16일 전후로 판매량 증가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16일부터 31일까지 일평균 주문량은 같은달 1일부터 15일까지와 비교해 35.7%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재택근무와 원격 수업 등이 늘면서 끼니를 모두 집에서 해결하게 되는 등 소비자들의 식생활 변화가 그리팅 케어식단 정기구독 고객수 증가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다.

또 그리팅 케어식단이 이색 식재료를 사용해 메뉴를 다양화한 것도 30~40대 주부들의 수요를 끌어당기며 정기구독 고객수 증가에 한 몫을 했다고 현대그린푸드는 설명했다.

실제로 8월 그리팅 케어식단 전체 구매 고객 중 30~40대 여성 비중은 59%로 집계됐다. 론칭 첫 달인 3월(45%)과 비교하면 1.3배 이상 늘었다.

구독 서비스 론칭 이후 성공 사례가 잇따르자 구독 서비스를 도입하는 업체들도 식품업계·프랜차이즈 업계를 넘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중이다.

롯데온은 이달부터 건강한 빵을 테마로 만든 롯데백화점 베이커리 브랜드 '여섯시오븐'의 구독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기구독 상품은 딸기 식빵, 무화과 오랑쥬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인기를 끈 제품 위주로 한달 기준 주 1회씩 총 4번 받아볼 수 있도록 했다.

상품 구성은 가격에 따라 8만원, 11만원, 14만5000원 등 3가지가 있으며 개별로 구매했을 때 보다 10% 할인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도록 가격을 정했다.

롯데온의 구독 서비스 론칭이 주목받는 이유는 공산품이 아닌 식품을 구독 서비스 영역에 끌어다놨다는 점이다.

G마켓 등 오픈마켓과 쿠팡·티몬 등 이커머스 채널에서는 기저귀 등 유아용품·공산품에 대한 구독 서비스를 예전부터 시행했지만 먹거리에 대한 구독 서비스는 크게 활성화되지 않았다.

백화점 베이커리 브랜드와의 협업을 통한 롯데온의 구독 서비스는 백화점 내 입정해 있는 식품관과의 협업 등을 통해 향후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지녔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개념 구독 서비스도 개발중이다. 롯데백화점은 올 추석 기간 동안 선물을 나눠서 받을 수 있는 '선물세트 정기 구독권'을 선보였다.

보통 명절 선물로 들어오는 한우·청과세트는 한꺼번에 먹기 어려워 냉장고에 장기 보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1인 가구에서 선물세트를 받거나 한 가구에 선물세트를 여러 개 받아 보관이 어려운 경우도 흔하다.

특히 올 추석에는 코로나19로 지역간 이동과 가족 모임이 줄어들고 상차림 양도 간소화 될 것이 예상됨에 따라 롯데백화점은 선물세트 정기 구독권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에서 선물세트 구독권을 구매하면 선물을 받는 사람에게 고급스러운 봉투에 담긴 구독권이 등기로 발송된다.

구독권은 거주지 인근 롯데백화점에서 사용 가능하며 정육은 4회, 청과는 2회에 나눠서 수령할 수 있다.

구독권 사용기간은 정육의 경우 9월 7일부터 11월 22일까지, 청과는 9월 7일부터 10월 25일까지로 넉넉히 사용 가능하다.

신세계백화점은 꽃과 과일 구독권 서비스를 선보였다.

과일 정기 배송 서비스는 1회당 4만5000원, 월 18만원을 내면 매주 목요일 신세계백화점 과일 바이어가 엄선한 제철 과일 3~5종(한 달 총 20만원 상당)을 문 앞에 가져다 준다.

꽃 정기 배송 서비스는 수도권에 한해 도입된다. 오는 10월부터 12월까지 공기정화 관엽식물, 생화, 난식물 중 하나를 매달 받아볼 수 있는 명절 선물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과 강남점 지하 1층 제인패커 매장에서 선착순 100명에 한해 이용권을 판매하며 3개월 이용 금액은 50만원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언택트 소비가 트렌드로 떠오르며 구독 경제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며 "배송 시스템의 진화가 구독 경제를 하나의 트렌드가 아닌 정착시킬 수 있는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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