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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약 없는 치매, 방사선으로 극복 가능할까?

입력 2020.07.21. 12:00 댓글 0개
강동경희대병원 정원규, 건양대 문민호 교수 연구
치매 쥐에 방사선 치료…학습·기억 능력 향상 효과
"방사선 치료가 뇌 속 청소부 역할"
[서울=뉴시스] 강동경희대병원은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는 방사선 치료 임상시험 참여자를 모집한다고 21일 밝혔다. 2020.7.21

[서울=뉴시스] 안호균 기자 = 현재 치매 인구는 전 세계적으로 500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10년 뒤에는 75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각국에서 치매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치료가 어렵다.

치매 치료로 연구되고 있는 방안 중 하나는 암 치료에 주로 쓰이던 방사선이다.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어 방사선 치료가 알츠하이며 치매 비약물 치료 방법의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1일 강동경희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이 병원 방사선종양학과 정원규 교수와 건양대 의대 문민호 교수, 김수진 학생 연구팀은 저선량 방사선 치료를 받은 치매 쥐가 대조군보다 신경 염증 억제와 미세아교 세포 수·기능 회복 측면에서 효과를 냈음을 확인했다. 또 치매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로부터 신경 세포를 보호하는 효과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저선량 방사선 치료 8주 후 치매 쥐의 뇌를 확인한 결과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의 수와 양이 유의하게 줄어들고 치료받은 치매 쥐들의 기억능력과 학습 능력이 치료받지 않은 쥐들에 비해 향상됐다.

정 교수는 "저선량 방사선 치료가 뇌 속 청소부 역할을 하는 미세아교 세포를 조절해 아밀로이드 베타를 단백질의 양을 감소시킬 수 있음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올해 5월과 6월에 각각 분자과학 국제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 최신 호에 게재됐다.

방사선 치료는 오랜 기간 동안 암 치료에서 널리 사용돼 왔다. 최근에는 뇌종양과 같은 질환에도 방사선을 쬐는 '감마나이프' 시술이 널리 시행되고 있다.

정 교수는 “최근 저선량 방사선을 이용한 알츠하이머 치매, COVID-19 폐렴, 난치성 관절염 등의 전임상과 임상 연구에서 놀라운 결과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며 "이에 기존 치매 단백질을 타깃으로 하는 치료 전략에서 앞으로 타우 또는 미세아교 세포 등으로 치매 치료 타깃의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치매에 걸릴 경우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춰 진행을 늦추는 약물 치료를 시행한다. 최근에는 기술이 많이 발전해 조기부터 치매를 발견하고 증상 진행을 미루는 방법도 나오고 있다. 신약 개발이 이뤄지고 있고, 약물치료 외에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은 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불과하지만 연구팀은 저선량 방사선을 통한 치매 치료 가능성에 기대하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를 고려할 때 방사선 치료가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뿐만 아니라 신경 손상을 억제하고 미세아교 세포의 기능을 활성화해 알츠하이머 치매 뇌 환경 전체를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강동경희대병원은 현재 치매의 저선량 방사선 치료의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경증 혹은 중등도의 알츠하이머형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연구 참여자는 12개월간 13회 방문해 인지검사 및 방사선 치료를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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