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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지원 받은 기업 명단 보니...트럼프호텔 입주업체·사위 가족회사 등

입력 2020.07.07. 12:51 댓글 0개
美 중소기업청, 급여보호프로그램 지원 업체 공개
트럼프 변호사 로펌, 100만~1000만달러 대출 지원
트럼프 딸 이방카 졸업한 명문 사립도 목록에 등장
【워싱턴=AP/뉴시스】지난해 1월4일(현지시간) 촬영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워싱턴의 모습. 2020.07.07.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미국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서 중소기업 일자리 보호를 위해 만든 '급여보호프로그램(PPP)'으로 명품 패션 업체 및 로펌 등이 지원을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와 관련 있는 업체도 다수였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중소기업청(SBA)은 이날 PPP 지원을 받은 업체 목록을 내놨다.

PPP는 미 의회가 지난 3월 통과시킨 2조2000억달러 규모 코로나19 경기 부양 패키지에 포함됐다. 직원 500명 이하 중소기업이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무담보 대출을 해주는 6600억달러(약 787조원) 규모 프로그램이다. 일정 기간 직원 고용을 유지하고 인건비 목적으로 지출하면 상환이 면제된다.

그간 대형 음식점 체인 등이 PPP 지원을 받았다는 보도가 이어지면서, PPP의 취지가 퇴색됐다는 우려가 제기돼왔다.

이날 공개된 목록에 따르면 은행들은 PPP를 통해 490만건의 대출을 시행했다. 건당 평균 규모는 10만7000달러였다.

SBA는 15만달러(약 1억8000만원) 이상을 대출받은 기업의 경우에만 세부 사항을 공개했다. 정부는 전체의 86.5%가 이보다 적은 액수를 대출받았다고 밝혔다.

500만~1000만달러를 대출받은 업체는 약5000개였다. 업체별 대출액수는 구체적인 수치가 아니라 범위로만 제시됐다.

특히 100개 넘는 로펌이 100만~1000만달러(약 119억원) 지원을 받았다. 유명 로펌 보이스 실러 플렉스너는 500만~1000만달러 범위에 포함됐다. 오랫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로 일해온 마크 카소위츠가 세운 로펌 카소위츠 벤슨 토러스도 마찬가지였다.

트럼프 대통령도 간접적으로는 수혜를 입었다고 NYT는 전했다. 일리노이주 시카고에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호텔에 입주한 미용실,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의 초밥 식당 등이 대출을 받았다.

또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보좌관 가문이 소유한 법인 에스플라네이드 리빙스턴에게도 35만~100만달러 대출이 이뤄졌다.

쿠슈너를 제외한 쿠슈너 가족들의 부동산 회사인 프린스턴 포레스탈은 100만~200만달러 대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명문 사립 기숙학교 초트 로즈메리 홀도 대출 지원을 받았다. 이곳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보좌관, 존 F 케네디 등이 졸업한 곳이다.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있을 때 딸들이 다녔던 시드웰 프렌즈도 대출을 받았다.

명품 패션 업체 중에서는 캐롤라이나 에레라와 베라 왕이 각각 200만~500만달러 지원을 받았다.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규제 및 시장 부문을 책임지는 에런 클라인은 "이건 동네에서 부부가 운영하는 그런 조그만 가게들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앞서 4월 쉐이크쉑, 루스 크리스 스테이크 하우스 등 대형 체인이 PPP 지원을 신청했지만 비난이 쏟아지자 반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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