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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판매로 광주 연쇄감염 폭발···고강도 방역(종합2보)

입력 2020.07.05. 19:59 댓글 0개
지역 감염자 53% 60대 이상…43명 유증상
진원지 '방문판매업 모임'…감염 경로 윤곽
'고위험시설 관리강화·병상 확충' 총력대응
"방역망 내 관리중…격리·위생수칙 준수를"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10명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방역당국이 금양 오피스텔 확진자 입증에 사용한 '휴대전화 핫스폿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2020.07.05.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변재훈 기자 = 최근 9일간 광주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77명이 발생한 가운데 방문 판매 업체를 매개로 연쇄 감염이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2·3·4차 감염이 번진 종교·요양 등 감염병 고위험 시설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첫 초등학생 확진에 따라 북구 모든 학교에 대해 원격 수업을 한다. 병상 확충과 의료진 확보로 촘촘한 방역망을 꾸린다.

◇53%가 '60대 이상'…43명은 유증상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9일간 7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누적 환자가 110명으로 늘었다.

최근 확진자 중 해외입국자 2명을 제외한 75명의 감염경로는 금양오피스텔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

확진자 77명 중 60대 이상이 41명으로 53.2%에 달했다. 80~90대 이상 고령층도 4명이며, 이 중 1명은 고용량산소를 주입하는 '중증환자'로 분류돼 치료를 받고 있다. 다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한 10대 환자는 지역 첫 초등학생 감염사례다.

감염 경로는 ▲금양오피스텔 관련 28명(SKJ병원 포함) ▲광주사랑교회 관련 27명(사랑교회 15·아가페 실버센터 7·한울요양원 5명) ▲일곡중앙교회 14명 ▲광륵사 6명 ▲해외유입 2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번 지역감염 전파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6일 기준 누적 확진자는 33명이었다. 불과 9일 만에 확진자가 3배 넘게 급증했다. 증가율은 233%가량이다.

환자 77명 중 55.8%에 해당하는 43명은 코로나19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나머지 34명은 무증상자로 나타났다.

◇ '진원지는 방문판매업체' 감염 경로 윤곽

방역당국은 금양오피스텔 내 방문 판매 업체를 매개로 바이러스가 종교·요양시설에 확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북 28번 환자로 분류된 60대 남성은 지난달 28일 일곡중앙교회를 찾았으며, 금양오피스텔 관련 감염으로 확인된 78번 환자와 교회 내 소모임에서 자주 만났다. 78번 환자는 43번 환자(금양오피스텔 내 감염)와 지난달 25일 접촉하기도 했다.

전북 28번 환자와 봉사활동을 통해 접촉한 중앙교회 교인 등 6명을 시작으로 교회 내 감염이 잇따랐다.

광륵사 관련 환자 6명 중 1명이 금양오피스텔 주변 사무실을 찾은 사실도 확인됐다.

제주 여행 뒤 확진된 45번 환자도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했다.

아가페실버센터 요양보호사인 46번 환자는 오피스텔 관련 감염자인 48번 환자와 지난달 21일 사랑교회에서 접촉했다. 이후 46번 환자가 근무하는 시설을 비롯해 노인요양원 2곳까지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감염원을 알 수 없었던 42번 환자도 지난달 11일부터 22일까지 4차례에 걸쳐 금양오피스텔을 오갔다.

방역당국은 금양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방문 판매 관련 소모임이 잦았던 것으로 봤다. 특히 5층에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을 둔 83번 환자의 행적에 주목하고 있다.

방문 판매 업체를 매개로 퍼진 바이러스는 종교·노인요양시설 등 방역 취약 장소를 파고들며 2·3·4차 감염으로 이어졌다.

◇ '고위험시설 관리강화·원격수업·병상 확충' 총력 대응

광주시는 밀집도가 높은 종교시설·지하 다중 이용시설 등을 감염병 고위험 시설로 추가 지정해 관리·감독한다. 기존에는 PC방·유흥업소 등 13곳만 관리해왔다.

이들 시설은 오는 15일까지 집한 제한 행정 조치가 내려졌다. 불가피한 운영 시에는 50인 미만 출입·전자 명부 작성, 마스크 착용, 체온 측정, 간격 유지 등 각종 방역 수칙을 지켜야 한다. 모든 노인 요양 시설도 2주간 면회가 금지된다. 수칙 위반 시 처벌받을 수 있다.

시교육청은 일동초 3학년 남학생이 확진 판정을 받은 만큼, 유치원 86곳, 초등 45곳, 중학교 27곳, 고등학교 20곳, 특수학교 2곳 등 북구 모든 학교 180곳에 대해 12일까지 원격 수업한다.

다만, 북구 지역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은 생활기록부 작성과 기말고사 일정으로 등교해 수업을 받는다.

시교육청은 또 광주의 모든 학원 4744곳에 대해 15일까지 휴원을 강력히 권고하고, 지자체와 합동 점검에 나선다. 학교 주변 생활 지도와 함께 다중이용시설(노래방·PC방 등) 점검도 강화한다.

부족한 병상·의료진도 적극 확충된다. 광주시는 전남·전북의 지원을 받아 국가치료병상 28개를 추가 확보하고, 격리 병상도 총 132개 확보했다. 이날 기준 가용병상은 53개다. 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6일 의사 7명, 간호사 30명 등을 급파하기로 했다. 시는 방역단계 3단계 격상 기준도 마련했다.

◇ 자가격리·위생수칙 준수 당부

방역당국은 최초 감염원을 규명하지 못했지만, 방문 판매 업체와 영업 행위를 통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지역사회 곳곳에 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후 바이러스가 종교·요양시설 등 방역에 가장 취약한 곳을 파고들며 2·3·4차 감염까지 이어진 것으로 봤다.

확진자 15명이 나온 광주사랑교회는 신도가 20여 명인 소규모 개척교회로, 환기가 어려운 지하에서 취사행위가 자주 있었다.

금양오피스텔 관련 감염자를 만난 요양보호사를 통해 확산된 노인요양시설 2곳도 기저 질환이 있는 70~90대 고령자들이 많은 감염 고위험 시설이다.

최근 사흘새 확진자 14명이 나온 일곡중앙교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30주년 행사·예배를 진행, 신도 900여 명이 다녀갔다. 마스크 착용·거리 두기 등 기본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방역당국은 철저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과 개인위생수칙 준수를 거듭 강조했다.

박향 복지건강국장은 "감염경로 대부분이 규명됐고, 방역당국이 관리하는 범위 내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면서 "자가격리 대상자는 철저히 격리 지침을 지켜달라. 의심증상이 있거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치는 경우에는 반드시 신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시민들의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이 중요하다. 특히 마스크는 코를 제대로 막을 수 있도록 착용법에 맞게 써달라"며 "기본적인 수칙을 지키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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