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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원지는 방문판매 사무실' 광주 감염경로 윤곽(종합)

입력 2020.07.05. 18:04 댓글 0개
지역감염자 75명 모두 '금양오피스텔' 직·간접 접촉
"방문판매업 지역간교류 →종교·요양시설로 확산"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박영준 질병관리본부 방역관이 5일 광주 서구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코로나19 확진자 현황과 감염경로 등을 설명하고 있다. 2020.07.05.wisdom21@newsis.com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에서 빠르게 번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의 진원지가 방문판매업과 관련이 깊은 금양오피스텔로 좁혀지면서 전파경로의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지역사회 감염으로 추정되는 확진자 모두 금양오피스텔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9일간 광주에서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는 77명이다. 누적 확진자는 110명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해외입국자 2명(38·97번 환자)을 제외한 75명은 지역사회 감염자다.

감염경로 별로는 ▲금양오피스텔 관련 28명(SKJ병원 포함) ▲광주사랑교회 관련 27명(사랑교회 15·아가페 실버센터 7·한울요양원 5명) ▲일곡중앙교회 14명 ▲광륵사 6명 등으로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금양오피스텔 중심의 방문판매업체가 교회·요양시설과 사찰 등 다른 집단감염원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보고 있다.

전북 28번 환자로 분류된 60대 남성은 지난달 28일 일곡중앙교회를 찾았으며, 금양오피스텔 관련 감염으로 확인된 78번 환자와 교회 내 소모임에서 자주 만났다. 78번 환자는 금양오피스텔 내 방문판매업체를 자주 출입했던 43번 환자와 지난달 25일 접촉하기도 했다.

이후 전북 28번 환자는 지난 3일, 광주 78번 환자는 이보다 이틀 앞선 지난 1일 확진됐다.

전북 28번 환자와 봉사활동·식사를 통해 접촉한 중앙교회 교인 등 6명이 확진으로 판명됐으며, 교회 내 감염이 잇따랐다. 이 중 1명은 10세 남아로 첫 지역 초등학생 확진자다.

또 광륵사 내 확진자 6명 중 일부 신도가 금양오피스텔 주변 사무실을 찾은 사실이 휴대전화 GPS 위치추적을 통해 확인됐다. 해당 사무실은 금양오피스텔 내 방문판매업체와 연관이 깊은 암호화화폐 운영업체(비트레이드)로 점쳐진다.

[광주=뉴시스] 변재훈 기자 = 광주지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110명으로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5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방역당국이 금양 오피스텔 확진자 입증에 사용한 '휴대전화 핫스폿 분석 자료'를 공개했다. 2020.07.05.wisdom21@newsis.com

제주여행 뒤 확진된 45번 환자도 금양오피스텔과 연관이 깊다. 45번 환자는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한 뒤 22~24일 제주도 여행을 다녀왔다.

광주사랑교회와 교인의 직장인 요양시설을 중심으로 확진된 27명 역시 금양오피스텔과 연관이 있다.

아가페실버센터 요양보호사인 46번 환자는 오피스텔 관련 감염자인 48번 환자와 지난달 21일 사랑교회에서 접촉했다. 이후 46번 환자가 근무하는 아가페실버센터, 지인의 직장인 한울요양원 등 노인요양시설 2곳까지 바이러스가 전파됐다.

당초 감염원을 알 수 없었던 42번 환자도 6월11일부터 22일까지 4차례에 걸쳐 금양오피스텔을 방문한 사실이 확인됐다.

방역당국은 금양오피스텔에서 방문판매 관련 소모임이 잦았다고 봤다.

특히 5층에 방문판매업체 사무실을 둔 83번 환자 A씨(60대 여성)를 주목하고 있다. A씨는 지난달 중순께 대전을 찾아, 방문판매업을 하는 확진자를 만났다. 같은 건물 10층의 다단계 판매업체 관리인 43번 확진자와도 접촉했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1일 오전 광주 동구 한 노인요양시설의 요양보호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광주 46번) 판정을 받은 가운데 시설 입구가 닫혀 있다. 2020.07.01. hgryu77@newsis.com

2·3차 감염은 소규모 교회, 노인요양시설 등 방역에 취약한 곳을 파고들며 확산됐다.

광주사랑교회는 신도가 20여 명인 소규모 개척교회로, 환기가 어려운 지하에서 취사행위가 자주 있었다.

요양보호사가 금양오피스텔 관련 감염자를 만난 이후, 노인요양시설 2곳에 입소한 70~90대 고령자들의 확진이 이어졌다. 대부분이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이며, 이 중 1명은 지역 확진자 중 유일한 중증환자다.

최근 사흘새 확진자가 속출한 일곡중앙교회는 지난달 27일부터 이틀간 기념 행사·예배를 진행해 신도 900여 명이 다녀갔지만, 마스크 착용·거리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았다.

박영준 질병관리본부 방역관은 "중요 전파 경로를 보면 다단계 방문판매업 관련 소모임을 중심으로 종교시설, 접촉자의 직장을 거쳐 노인요양시설 등지로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감염속도가 빠른데 다가, 집단감염 사례별 전파경로를 확인하기 어렵다. 노인요양시설로 전파되면 발병률, 전파속도가 커질 수 있다. 중간 매개는 방문판매업체 관계자들의 소모임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불명확했던 감염경로가 대체로 확인됐다. 추가 확진자도 방역체계 내에서 관리 중인 인원에서 나오고 있다"며 "질본, 경찰 등 유관기관과 협력해 최초감염원을 찾기 위한 심층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교회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명이 나온 가운데 3일 오후 광주 북구 일곡중앙교회 주차장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보건당국이 예배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2020.07.03. hgryu7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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