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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 살림 26조 적자···공공흑자 6년만에 최소

입력 2020.06.25. 12:00 댓글 0개
작년 공공부문 수지 13.8조 흑자로 쪼그라들어

[서울=뉴시스] 조현아 기자 = 지난해 정부와 공기업을 합친 공공부문 흑자 규모가 6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국민연금, 조세 수입 등이 늘어났음에도 정부를 중심으로 최종소비, 투자, 사회수혜금 지출 등이 큰 폭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중앙정부가 26조원 적자를 내면서 공공부문 수지에 '직격탄'을 날렸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2019년 공공부문계정(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부문 수지는 13조8000억원 흑자를 냈으나 1년 전보다 흑자폭이 39조3000억원 줄었다. 2017년 사상 최대 규모인 54조1000억원 흑자를 기록한 뒤 2018년에 이어 2년 연속 감소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는 2조6000억원 적자가 났던 지난 2013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공공부문 수지는 일반정부와 공기업의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금액이다. 지난해 총수입이 876조3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3조5000억원(2.8%) 늘어났으나, 총지출(862조4000억원)이 같은 기간 62조9000억원(7.9%) 불어나면서 흑자폭 축소에 영향을 줬다. 총지출 증가율은 2009년(10.6%)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고, 총수입 증가율은 반대로 2009년(0.9%) 이후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명목 국내총생산(GDP)대비 공공부문 수지는 0.7%로 2013년(-0.2%) 이후 가장 낮았다. 사회보장기금을 제외한 공공수지는 명목 GDP대비 -1.3% 수준을 나타냈다. 주요국의 GDP대비 공공수지를 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영국(-2.1%), 호주(-1.3%) 등에 비해서는 높았고 스위스(1.5%) 보다는 낮았다.

일반정부는 1년 전보다 흑자 폭이 39조5000억원 줄어든 18조원 흑자를 내는 데에 그쳤다. 2012년(14조7000억원) 이후 7년 만에 가장 적은 규모다. 국민연금 등 사회부담금 수입이 13조6000억원, 조세 수입이 4조7000억원 증가하면서 총수입(668조9000억원)은 1년 전보다 20조3000억원 늘어났다.

하지만 총지출이 651조원으로 전년대비 59조8000억원 뛰어 흑자 폭을 끌어내린 것이다. 일반정부의 총지출 증가율은 10.1%로 2009년(13.1%) 이후 최고치였다. 한은은 "정부의 최종 소비지출과 투자지출이 증가하고, 사회수혜금 지출도 늘어 총지출의 증가세가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그나마 정부 흑자를 지탱한건 사회보장기금의 흑자 덕분이었다. 국민연금기금.공단과 공무원연금기금.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사회보장기금 수지는 38조6000억원 흑자를 기록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반면 중앙정부의 경우 26조원 적자를 내 2016년(-11조원) 이후 3년 만에 적자로 전환됐다. 적자 규모는 2015년(-29조6000억원) 이후 가장 컸다. 지방정부는 흑자를 냈지만 흑자 규모는 전년(12조4000억원)보다 축소된 5조4000억원에 그쳤다. 지방세 수입 증가에도 소비와 투자지출 등이 늘어난 영향이다.

비금융공기업은 지난해 7조1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3년 연속 적자를 이어갔지만, 1년 전(-10조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었다. 비금융공기업에는 한전과 LH를 비롯해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포함된다. 한은은 "매출액과 공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금이 늘면서 총수입이 증가했다"며 "투자지출 증가에도 부동산개발 공기업의 재고가 감소하면서 총지출은 줄었다"고 말했다. 비금융공기업의 총수입은 175조2000억원으로 1조9000억원(1.1%) 증가했다. 총수입이 증가세로 돌아선건 2017년(1.3%) 이후 2년 만이다.

한국산업은행과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금융공기업의 흑자 규모는 2조9000억원으로 전년(5조7000억원)보다 2조8000억원 축소됐다. 이자 지급과 정부에 대한 공기업의 이전 지출 등이 증가하면서 지출이 다소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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