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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상징 용봉탑 봉황, 42년 만에 복원·교체

입력 2020.05.17. 09:34 댓글 1개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호남 거점 국립대학교인 전남대의 상징인 용봉탑 최상단에 자리한 봉황이 40여년 만에 복원·교체됐다.

17일 전남대에 따르면 대학 측은 전날 16일 오후 2시 정병석 총장과 교수, 학생, 직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학교의 상징물인 조형복원물 '봉황'을 용봉탑 맨꼭대기에 앉혔다.

복원된 봉(鳳·수컷)은 원작품과 같은 가로 3.1m, 세로 2.2m, 높이 1.7m로 광택 스테인레스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무게는 100㎏ 정도다. 작품 복원은 전남대 미술학과 출신 이형용 대표(아트와이·경기도 광주 소재)가 맡았다.

광주 북구 용봉동 광주캠퍼스 정면 쪽에 위치한 용봉탑은 1978년 5월 준공된 이래 42년이 흐르는 동안 단 한 차례도 보수된 적이 없으며, 봉황을 손질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봉황 조형물은 노후화돼 날개 부분이 떨어져 나가거나 부서지는 등 기형적인 형태로 변한 데다 스테인레스 재질도 변색돼 상징물로서의 기능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이에 따라 정병석 총장가 미술학과 박정용 교수를 중심으로 복원에 나서도록 했고, 지난 4월 용봉탑 원작자인 최기원 교수(당시 홍익대 미술학과) 측의 동의를 얻어 복원작업을 펴왔다.

용봉탑은 1976년 11월 제2대 학도호국단(현재 총학생회)이 학생들의 설문조사와 모금에 나서면서 시작돼 1978년 6월8일 높이 13.63m, 반경 4.45m 크기로 제막됐다.

화강석으로 된 하부 좌대 3개는 교시인 진리, 창조, 봉사를 의미하고, 중간부분의 청동으로 된 3개의 탱주가 꾸불거리며 올라가는 모양은 용이 용트림하며 승천하는 모습을 형상화하면서도 인간의 모습을 그 안에 담았다.

특히 꼭대기 봉황 형상은 용봉인들이 웅장한 뜻을 갖고 창공을 비상하는 느낌을 표현했다. 당시로서는 다른 상징탑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수법인 모빌 형태를 사용해 바람이 불면 방향을 바꾸며 돌아가고, 햇빛을 받으면 강한 반사광을 내도록 설계됐다.

용봉탑에 얽힌 이야기도 다양하다. '법대·사회대는 용의 머리, 공대는 용의 발톱 부분으로, 용의 정기를 입어 큰 인물이 배출될 것'이라는 예언에서부터, '봉황이 동쪽을 보면 길조, 달을 바라보면 좋을 일이 생긴다'는 믿음, '매년 3월에 봉황이 어느 단대를 바라보느냐에 따라 취업률이 높아진다'는 말들도 적잖이 회자됐다.

'80년 5월에 봉황이 눈물을 흘렸다'거나 '우리 민족이 진정한 해방을 맞는 날에 봉황이 날아 오를 것이다'는 다소 작위적이지만 시대적 고민을 읽을 수 있는 이야기도 전해내려온다.

복원작업을 맡은 이형용 대표는 "모교의 상징물인 만큼 성심을 다해 원작 복원에 힘썼다"고 말했다.

이순곤 대변인은 "진위 여부나 생성배경에 관계없이 용봉탑에 얽힌 다양한 이야기가 전해지는 것은 대학 구성원들의 용봉탑에 대한 애정이 얼마나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며 "코로나19 상황이 끝내고 돌아올 학생들을 가장 반갑게 맞아주는 것은 우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의 새 봉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수명을 다한 원작 봉황은 전남대 박물관에 옮겨져 영구 보존된다.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전남대의 상징인 용봉탑의 최상단에 자리한 봉황이 42만에 복원·교체됐다고 대학측디 17일 밝혔다. 정병석 총장과 교직원, 학생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전남대 제공) 2020.05.17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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