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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으로 보는 5·18 민주화운동...'나는 광주에 없었다'

입력 2020.05.15. 12:12 댓글 0개
세종문화회관 '오월에 부치는 편지' 16일 개막
연극 '휴먼푸가' 코로나로 연기, '짬뽕'은 취소
[서울=뉴시스] '나는 광주에 없었다'. 2020.05.15. (사진= 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40주년을 맞은 5·18 민주화운동을 잇따라 무대가 기억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전당장 직무대리 이진식)과 아시아문화원(ACI·원장 이기표)이 18일까지 광주광역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예술극장 극장1에서 '나는 광주에 없었다'를 공연한다.

열흘간의 5·18 민주화운동을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무대 위에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전남대 정문에서부터 출발해 완전한 고립 속에서 민주화를 위해 싸운 광주의 열흘을 재현한다. 관객이 공연에 직접 참여하는 '관객 참여형 공연'(Immersive Theater)을 표방, 관객들 스스로가 1980년 5월 광주의 역사를 체험하게 만든다.

작년 시범공연을 했고 1년 동안 개발해왔다. 객석에서 중계 화면을 볼 수 있는 LED 모니터를 확장하고 간이 객석을 제작했다. 관객들은 무대와 객석의 경계가 허물어진 공연장에서 34명의 배우들과 호흡을 맞춘다.

연출을 맡은 극단 마방진 고선웅 예술감독은 일찌감치 5·18 민주화운동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5·18 민주화운동 속에서 꽃핀 남녀의 사랑과 그 후 30여 년의 인생 역정을 구도(求道)와 다도(茶道)의 정신으로 녹여낸 연극 '푸르른 날에'가 대표적이다. 작가 정경진의 희곡으로 '제3회 차범석 희곡상'을 받았다. 2015년 이후 공연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세종문화회관은 16일 오후 8시 체임버홀에서 '오월에 부치는 편지'를 공연한다.

본래 세종문화회관은 말러의 '부활' 교향곡을 518인의 시민연주단과 함께 연주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준비해왔다. 같은 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오월, 부활하다'라는 이름으로 공연할 예정이었다.

오디션 등을 통해 총 518명의 오월오케스트라와 오월합창단을 구성했고, 대규모 연주단의 연습을 위해 9명의 지휘자가 의기투합했다. 하지만 연습에 들어가기 직전 예상치 못한 코로나19가 발생, 이 프로젝트는 결국 취소됐다.

이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에 동참할 수 있는 무관중 소규모 음악회를 새롭게 선보이게 됐다.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리고 그 뜻의 부활을 염원하며 보내는 소박한 편지라는 의미를 담은 '오월에 부치는 편지'라는 표제를 정한 이유다.

[서울=뉴시스] 5·18기념음악회 '오월에 부치는 편지'. 2020.05.15. (사진= 세종문화회관 제공) photo@newsis.com

축소된 이번 공연에서는 죽음, 꿈꾸는 나라, 고통의 삶, 한빛 부활 등의 주제에 맞춰 말러의 가곡들을 부른다. 소프라노 오미선, 메조소프라노 김선정, 테너 신동원, 바리톤 양준모가 출연한다.

'오월 오케스트라' 단원 중 현악기 대표로 악장 정하나가 바이올린, 관악기 대표로 부지휘자 임형섭이 클라리넷, 타악기 대표로 팀파니 수석 황영광이 타악기, '오월 합창단'을 비롯한 모든 단원을 대신해 구자범 지휘자가 피아노를 맡는다. 네이버 518TV와 TBS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연기되거나 취소된 공연들도 있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기억하는 연극 '휴먼푸가'(원작 한강·연출 배요섭)는 이달 13~24일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11월로 공연이 연기됐다. 같은 달에 예정됐던 광주 공연은 12월 4~6일 광주 빛고을시민문화회관으로 미뤄졌다.

'휴먼푸가'는 5·18을 다룬 작가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가 토대다. 지난해 남산예술센터 시즌 프로그램으로 첫 선을 보였다. 파격적인 무대연출과 공연전개로 주목 받았다. 그해 연말에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주관한 '2019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됐다.

폴란드 연출가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가 역시 '소년이 온다'를 연극으로 옮긴 '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은 이달 29~31일 남산예술센터 무대에 오를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여파로 무산됐다.

2004년 초연, 매년 5월이면 대학로 무대에 올랐던 연극 '짬뽕'은 올해 4~5월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19 여파로 무산됐다. 5·18이 짬뽕 한 그릇 때문에 일어났다는 설정의 블랙 코미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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