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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됐던 공간이 공동육아 플랫폼으로···LH '돌봄나눔둥지'의 변신

입력 2020.05.05. 06:00 댓글 0개
하남 미사지구 A단지에 1호 '돌봄나눔둥지' 마련
공동육아·문화강좌 등 다양한 주민 활동 이뤄져
주민 스스로 서비스 개발…지자체 공모사업에 선정
LH "적극적 주거생활서비스 발굴로 사회문제 대응"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 경기도 한 공공임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은 경력단절여성들이 모여 만든 주민동아리 '동동'을 통해 육아 문제를 일부 해결했다. 단지 내에 남는 시설을 개조해 만들어진 '돌봄나눔둥지'에서 영아를 공동 육아할 뿐 아니라 방과 후 교실, 주말 긴급 돌봄, 이유식 품앗이 등도 하고 있다.

이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한 '돌봄나눔둥지 사업'을 통해 가능했다. 돌봄나눔둥지 사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는 동시에 주민들의 자립을 돕는 모델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 하남시 미사지구 A 단지에 위치한 1호 '돌봄나눔둥지'는 이 아파트 단지 내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복합서비스 공간이다. LH가 지난해 아파트 단지의 사용하지 않는 공간을 개조(리모델링)해 주민들의 주거생할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이 공간에서 아이돌봄, 문화강좌, 공유부엌, 도서관 운영 등 주민들의 다양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사회적기업을 통해 일정기간 운영하도록 한 뒤 자연스럽게 단지 내 공동체를 활성화 해 자생적인 입주민 조직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LH는 주민운영위원회와 동아리 등 소모임을 등을 조직해 주민들이 의사결정하며 운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주민동아리 3팀이 지자체의 공동체 공모사업에 신청했으며 3팀 모두 해당 사업에 선정됐다. 그 중 하나가 공동 육아동아리 '동동'(동화책 공동 육아동아리)이다.

'동동'은 경기도 아동돌봄공동체 조성사업에 선정됐다. 입주민 계기정씨 등 11명이 운영하는 이 동아리는 방과후 교실, 이유식 품앗이 등을 하고 있다. 또 영아 공동육아, 주말 긴급 돌봄, 현장체험학습, 아빠와 함께하는 주말 운동회 등도 계획하고 있다.

특히 '동동'은 이번 지자체 공모사업 선정을 계기로 법인설립 진입까지 목표로 하고 있다.

계기정 동동 대표는 "아파트 안에 주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돌봄나눔둥지가 있어서 함께 무엇인가를 시작할 수 있었다"며 "우리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게 됐다"고 말했다.

LH가 추진한 돌봄나눔둥지를 통해 입주민들이 스스로 주거생활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주민동아리 '마주함'(마을주민들과 함께)도 비슷한 사례다. 마주함은 생활공예 강좌, 힐링 웃음치료, 어린이를 위한 스토리텔링 등을 하는 주민 동아리다. 최근 하남시 마을공동체 주민제안 사업에 선정됐다.

청년들에게 공예 등 전문자격증 취득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청드림'(청년들이 만드는 Dream) 역시 경기도 청년공동체 활동지원사업에 선정됐다.

3개 주민동아리는 각 자자체를 통해 최대 3년까지 운영비를 지원받게 됨에 따라 입주민이 스스로 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운영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됐다.

이를 통해 주민동아리가 자생력을 가진 우수한 주거생활서비스로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1호 돌봄나눔둥지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조성희 대표은 "돌봄나눔둥지가 지식을 채우고 재능과 문화를 공유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곳이 됐다"며 "앞으로 이런 돌봄나눔둥지가 2호, 3호까지 많이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LH는 '돌봄나눔둥지' 외에도 육아, 교육·아동, 생활, 돌봄, 문화지원과 일자리제공에 이르기까지 7개 분야 44개 주거생활서비스를 개발해 입주민에게 제공하고 있다.

특히 민간이 접근하기 어려운 공공임대단지 내 취약계층 주거복지 서비스와 일자리 창출, 고령화, 독거문제 등 사회문제에 대응한 주거생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60세 이상 입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돌봄사원', 방학동안 아동에게 급식을 제공하는 ‘행복한 밥상’, 지역주민과 함께하는 육아품앗이 ‘공동육아 나눔터’ 등이 대표적이다.

LH 김경철 주거복지지원처장은 "LH 돌봄나눔둥지는 유휴 주민공동시설을 활용해 주거생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로 시작해 이제 그 성과를 맺고 있다"며 "입주민이 필요한 서비스를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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