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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어야 산다"···부동산 중개업소 이색 마케팅 '사활'
입력 2020.05.02. 06:00 댓글 0개부동산 정보 제공·투자 포트폴리오·중개수수료 할인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코로나19 장기화로 중개업소들도 한 집 걸러 한 집이 문을 닫았어요.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맞춤형 부동산 서비스를 제공해야 불황 속에서 살아남아요."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 대형 아파트 단지 앞 부동산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부동산 관련 기사를 스크랩 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그의 책상에는 A4용지 10장 분량의 '○○○동 역세권 개발 안내서'라는 자료가 놓여 있었다. 그는 국토교통부와 지자체 보도자료, 각종 언론사 기사,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나온 다양한 정보 등을 취합해 직접 안내서를 제작했다. 중개업소를 방문하는 손님에게 빠짐없이 안내서를 건넨다고 한다.
그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더 이상 앉아서 손님이 오기만을 기다리면 안 된다"며 "단순한 부동산 중개업만으로는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규제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휴·폐업한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개업소들은 '이색 마케팅'을 활용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부동산 거래가 줄면서 중개업소 폐업도 늘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가 본격으로 확산한 지난 2월 전국 부동산중개업소는 개업이 1890건, 폐업이 1277건, 휴업이 96건으로 집계됐다. 중개업소 폐업은 지난 1월보다 16건 늘었다. 2월 폐업이 전달보다 늘어난 것은 최근 3년 사이 처음이다.
특히 지난달 1~10일까지 406건이었던 폐업이 11~20일 사이에 424건으로 늘더니 21~29일에는 447건으로 증가폭이 확대됐다. 2·20 부동산 규제 대책 발표에 코로나19 확산이 겹치면서 부동산 거래가 큰 폭으로 줄었기 때문이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부동산 중개업소의 폐업이 늘었다"며 "최근에는 신규 중개사들의 개업이 많이 줄어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중개업소에서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불황 타계와 손님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손님들에게 부동산 관련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는 건 예삿일이다. 서울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수시로 부동산 기사를 스크랩 한 뒤 중개업소에서 운영하는 SNS에나 블로그에 올리고, 이메일 서비스를 등록한 손님들에게 보내는 게 일상"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이후에는 부동산 관련 정보를 모으는데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일부 중개업소에서 거래하는 손님에게는 은행과 연계한 대출 서비스는 물론, 세무사를 통한 부동산 관련 세금 상담, 법원 경매 물건 컨설팅 등 다양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서울 동작구의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예전에는 은행 대출 상담사를 단순히 소개시켜줬다면 최근에는 은행이나 지점별 대출 수수료 등을 포트폴리오로 만들어 이자가 가장 저렴한 은행을 손님들에게 알려주고, 대출금이 나올 때까지 책임지고 도움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예 중개 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중개업소도 있다. 경기 안양시의 한 공인중개업소는 "매도·매수자 모두 집값과 세금이 많이 올라 중개 수수료를 부담스러워 한다"며 "급매물의 경우 법정 수수료보다 많게는 절반 가까이 깎아주고 있다"고 귀띔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와 정부의 부동산 규제정책 영향으로 부동산시장이 침체가 이어지면서 중개업소들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경기 침제로 주택시장이 위축되면서 당분간 거래 절벽 현상이 심화할 것"이라며 "중개업소들은 부동산 거래를 한 건이라도 성사시키기 위해 나름의 방법들로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주택 거래량 감소는 중개업소들에게 직격탄이 다름없다"며 "거래 절벽에 의한 불황으로 중개업소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휴·폐업을 고민하는 중개업소들도 늘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0322@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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