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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르륵'···헬기사격 증언 차고 넘치는데···
입력 2020.04.28. 18:15 수정 2020.04.28. 18:20 댓글 0개6월 2차례 공판 예정
‘헬기 사격 목격자’ 증언 이어
전씨 측 혐의 부인자들 출석
피고인 불출석은 향후 판단
"아놀드 피터슨 목사가 걱정돼 그가 머물고 있는 양림동 선교사 마을에 다다랐을쯤 번쩍이는 섬광과 함께 '드르륵' 소리가 났다. 헬기 한 대가 제자리를 돌며 총을 발사하고 있었다."(당시 해군 제3해역사령부 소속 군의관)
"5월18일 전 부대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후 전쟁 때만 사용하는 고폭탄 등 2천발 이상을 지급했다. 일주일 후 3분의1 가량 줄어든 상태로 반납을 받았다. 당시 광주 말고는 출동할 곳도, 실사격을 할만한 곳도 없었다."(당시 육군 31항공단 탄약관리 하사)
1980년 5월, 군독재에 맞서 민주화를 외치던 광주시민들을 향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이도, 군 헬기에 전투용 탄을 지급했다는 이도 있지만 정작 본인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헬기에서 사격한 사실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약 헬기 사격이 있었다면 많은 사람들이 희생됐을텐데 그런 무모한 짓을 대한민국의 아들들(헬기 사격수)은 하지 않았음을 나는 믿고 있습니다."
지난해 3월11일 첫 출석 후 13개월 만인 지난 27일 광주지방법원 201호 형사대법정 피고인석에 다시 앉은 전두환은 자신의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 날은 전두환이 고 조비오 신부를 향해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해 5월 단체와 조 신부의 조카 조영대 신부로부터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한지 꼬박 3년이 되는 날이다.
1989년 2월, 국회에서 개최된 5·18진상규명청문회에서 조비오 신부는 "헬기에서 총이 발사되는 것을 두 눈으로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공식적으로 헬기 사격 증언이 나온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다. 조 신부는 이어진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1980년5월21일 낮 1시20분부터 2시20분 사이 전일빌딩 인근 호남성당에서 '드르륵, 드르륵' 공중 발포 소리를 들었다"고 밝혔었다.
1980년 당시 광주에서 선교활동을 했던 피터슨 목사도 1995년 5·18 관련 수사를 진행하던 검찰에 출석해 헬기 사격을 직접 목격했음을 증언하며 당시 찍었던 사진을 증거물로 내놓기도 했다. 검찰은 피터슨 목사 외에도 계엄군의 헬기 사격이 있었다는 신빙성 있는 다수의 증언을 확보하기도 했다.
조비오 신부, 피터슨 목사 뿐만 아니라 지난해 전두환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출석한 20명의 증인은 헬기 사격이 '분명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중에는 조 신부와 함께 헬기 기총 사격을 목격했다는 천주교 신도도 포함됐다.
진술 외에 '그날의 진실'은 증거로도 존재하고 있다.
금남로 1번지 전일빌딩에서 무더기로 발견된 탄흔이 바로 그것이다. 당시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는 5·18 당시 헬기 사격이 실제로 있었다고 결론내렸다. 군 수장이었던 송영무 국방부장관은 사과까지 했다.
차고 넘치는 증언과 증거에도 전두환만 "헬기사격은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임 재판장의 4·15총선 출마로 4개월여 중단됐다 이달 초 재개된 전두환의 재판은 27일 전씨의 출석으로 진행된 공판 절차 갱신으로 본격화됐다.
오는 6월 1일 열리는 다음 재판에서는 헬기 특조위 전 조사관인 김희송 전남대 연구교수 등 3명이 검찰 측 증인으로, 6월 22일에는 전씨 측 증인들이 출석할 예정이다.
향후 전씨의 재판 출석 여부는 피고인 측의 불출석 허가 신청 후 형사소송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서 재판부가 재허가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전씨의 사건 심리를 맡은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재판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남은 증인 심문을 빠르게 진행해 재판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 김 부장판사의 판결에 이목이 집중된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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