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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사격 목격" vs "단 한 발도 안 쏴"
입력 2020.04.26. 18:19 수정 2020.04.26. 18:30 댓글 3개지난해 5월부터 증인신문만 8차례
직접 목격자 등 총 26명 출석 진술
전씨 측 6명은 헬기 사격 자체 부인
남은 증인 7명··· 재판부 연내 결론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무고한 시민들을 향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의 실체적 진실이 올해 안으로 결론 날 것으로 보인다. '혼돈의 시대'라는 제목의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주장하는 고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판이 27일 재개되기 때문이다.
광주지법 제8형사단독 김정훈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201호 형사대법정에서 피고인 전두환이 출석한 상태에서 인정신문을 진행한다. 전씨가 자신의 재판에 출석한 것은 지난해 3월11일 이후 414일만이다.
◆10번의 재판…엇갈리는 진술
전임 재판부는 전씨가 재판에 출석한 이후 모두 10차례 재판을 열었다. 이 중 8차례는 증인신문이 이어졌다. 모두 26명이 증인으로 출석했으며 20명은 직간접적으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진술했고, 6명은 헬기 사격 자체를 부인했다. 6명은 모두 전씨 측 증인이었다.
본격적인 증인신문은 지난해 5월13일 시작됐다. 첫 재판에 출석한 이들은 모두 5명으로 1980년 당시 ▲해군 제3 해역사령부 소속 군의관 ▲제1항공여단 502항공중대 정비병 ▲승려 ▲주부 ▲시민 등이다. 이들은 아놀드피터슨 목사의 집과 공용버스터미널(현 롯데백화점광주점) 인근 자택, 광주천변, 옛 광주지방노동청 인근에서 헬기사격을 직접 목격했거나 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했다.
6월10일 재판에 출석한 6명도 모두 헬기사격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전 5·18유족회장 ▲광주간호원보조양성소 소속 광주기독병원 실습생 ▲고등학생 ▲5·18수습위원 ▲군제대 직후 ▲5·18시민군 등은 전남도청 뒷길, 기독병원 정문, 옛 광주은행 본점 인근, 불로동, 사직공원, 도청 앞 분수대 등에서 상공에 떠 있는 헬기에서 사격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7월8일 재판에는 ▲전남대병원 간호사 ▲고등학생 ▲목사 등 3명이 출석해 병실과 광주천, 교회 종탑을 향한 헬기 사격을 증언했다. 특히 열린 헬기 측면으로 헬멧을 쓴 군인과 거치된 총을 목격했다는 구체적인 진술도 나왔다.
8월12일에는 당시 고등학생이 증인으로 나와 도청 상공에 떠 있던 헬기에서 군중을 향해 발포가 이어졌고 피를 흘리고 쓰러진 2명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9월2일 진행된 5번째 증인신문에는 조비오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가 출석했다. 그는 조 신부가 생전 자신에게 헬기사격 목격 상황을 설명한 적 있으며, 삼촌과 함께 이를 목격한 또 다른 신부 역시 자신에게 이 같은 증언을 한 바 있다고 진술했다.
함께 출석한 육군31항공단 탄약관리자는 당시 출격한 것으로 추정되는 헬기에 직접 탄약을 지급했다고 증언했다. 5월18일 전 부대에 비상이 걸렸고, 2~3일 후 전쟁 때만 사용하는 고폭탄 등 2천발 이상을 지급했다는 것이다. 일주일 후 3분의1 가량 줄어든 상태로 반납을 받았으며 당시 광주 말고는 출동할 곳도, 실사격을 할만한 곳도 없었다고도 했다.
10월7일 재판에는 ▲호남동성당 신자 ▲5·18시민군 상황실장 ▲5·18시민군 총기 회수 담당 대학생 등이 출석했다. 특히 이 중 신자는 조비오 신부와 같은 장소에서 헬기 사격을 목격한 유일한 인물로 불로동다리에서 공원을 향해 서 있던 헬기에서 총격이 있었으며 당시 조 신부와 '이젠 헬기에서 기총 사격도 한다'는 대화를 나누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다른 2명은 전일빌딩을 향한 사격을 목격한 것은 물론 함께 경계근무를 서던 친구가 헬기에서 쏜 총탄에 맞아 숨진 사실도 진술했다.
◆전씨 측 "헬기 사격 없었다"
전씨 측 증인은 헬기 사격 자체를 부인했다.
지난해 11월11일과 12월16일에 이어진 2차례의 재판에는 전두환 측 증인 각 4명, 2명 등 총 6명이 출석했다. ▲육군 제1항공여단장 ▲506항공대 대대장 ▲506항공대 소속 부조종사 ▲103항공대 소속 부조종사 ▲11공수여단 중대장 ▲육군 1항공여단 31항공단 103항공대 소속 500MD 헬기 조종사 등이다.
이들은 5·18민주화운동 기간 광주에 투입된 헬기는 병력 수송용이었을 뿐 단 한 발의 헬기 사격도 없다고 부인했다. 특히 이들은 당시 광주에 투입된 모든 헬기는 비무장 상태였다고 강조했다.
향후 재판부는 김희송 전남대학교 5·18연구소 연구교수 등 검찰 측 증인 2명과 전두환 측에서 요청한 501대대 관계자 등 7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주현정기자 doit85@srb.co.kr·김성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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