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코로나 해프닝' 광주 영풍문고 후폭풍

입력 2020.02.24. 16:15 수정 2020.02.24. 16:50 댓글 2개
매출 반에 반토막…현재도 썰렁한 모습
영풍문고 측 “수사 결과 따라 민사 소송”
경찰 “잠복기 끝난 2주 뒤 소환 조사 예정”
지난 22일 오후 유스퀘어 내 영풍문고에서 자신이 대구를 다녀왔다는 남성이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음성 판정이 나왔다

"코로나19 해프닝 후폭풍이 심각합니다. 이틀이 지났지만 매출은 반에 반토막이 났어요. 역대 이렇게 손님이 뜸한 적이 없어요.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대구 신천지발 코로나19 사태가 전국을 휩쓴 가운데 지난 22일 오후 광주가 들썩였다. 광주의 관문이자 하루에도 수만명이 오가는 대표적인 다중이용시설인 유스퀘어에서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쓰러졌다는 소식에 온 광주의 이목이 유스퀘어로 쏠렸다.

SNS에서는 이 남성을 후송하는 보건당국의 모습이 고스란히 중계됐다. 거기다 의심 환자가 코로나19 전파지인 대구와 중국을 다녀왔다고 스스로 밝힌 데다, 병원에서 검사 도중 1시간 가량 자취를 감추면서 경찰은 한때 이 환자를 찾기 위한 비상 출동까지 고려했었다.

결국 코로나19 음성 반응이 나오면서 일단락 됐지만 후폭풍은 여전하다.

이 남성이 쓰러졌던 유스퀘어 내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은 '가짜 코로나19 환자' 후유증에서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 관계자는 "영업이 시작된 이래 이렇게 손님이 뜸한 것은 처음이다"며 "22일 오후부터 문을 닫았기에 서점 차원에서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었다"고 전했다.

평소라면 100여명 이상의 손님들로 바글바글했을 영풍문고다. 손님이 끊기면서 서점의 타격도 극심하다. 평소 대비 20~30%에 그치는 수준이다.

가짜 코로나19 환자 A(24)씨는 22일 오후 4시께 영풍문고 광주터미널점 안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서점 직원들은 먼저 119에 신고한 후 A씨에 접근해 괜찮으냐고 물었다. 고개가 젖혀진 A씨의 목을 젖히고 체온계로 발열을 체크했는데 정상이었다.

그런데 A씨는 자신이 지병이 있다고 했다. 119가 도착해서 A씨에 '중국이나 대구에 다녀왔냐'고 묻자, '그렇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A씨는 조선대병원으로 후송됐고 서점측은 즉시 손님들을 대피시키고 30여명의 직원들도 퇴근시킨 뒤 문을 닫았다. 이어 서구보건소 방역팀이 도착해 서점 내부 방역을 실시했다.

검사 결과 A씨는 코로나19 음성 판정이 나왔다. 그의 부모는 아들이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튿날인 23일 서점은 다시 문을 열었지만 '가짜 코로나19' 후폭풍은 심하다. 영풍문고 측은 경찰 수사 결과를 바탕으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광주 동부경찰서 관계자는 "경기도에 사는 A씨의 행적을 확인하기 위해 자료 확보 중에 있다"며 "입원치료 거부 행위나 업무방해 혐의가 고려될 수 있다. 단, 잠복기를 고려해 2주 뒤에야 소환 조사가 이뤄질 것이다"고 밝혔다. A씨가 광주까지 어떻게 도착했는지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경찰은 전했다.

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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