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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병두 "중동사태 변동성 커질 경우 과감한 시장안정조치"

입력 2020.01.09. 16:17 댓글 0개
"중동 지역 불확실성 여전, 모든 상황 대비 철저"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9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금융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금융시장반 제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0.01.09.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기자 = 손병두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9일 중동지역 불안이 급격한 자금유출 등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을 크지 않을 것으로 진단했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심화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하게 커지는 경우, 과감한 시장안정조치에 나서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손 부위원장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동 사태 관련 동향과 국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점검하기 위한 '금융시장반 회의'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손 부위원장은 "다행히 어제 무력사용을 원치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 이후 위기감이 완화되면서 미국 증시도 상승 마감했다"며 "그러나 중동 지역 상황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정부는 현 상황에 대해 엄중하게 인식하고 발생 가능한 모든 상황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6일 긴급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어 관련 동향과 국내·외 시장상황을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지난 8일엔 '관계부처 합동대응반'을 구성·운용키로 했다. 또 이에 대한 후속조치로 합동대응반 내 설치된 5개 대책반(금융시장반·국제유가반·실물경제반·해외건설반·해운물류반) 중 하나인 금융시장반 회의를 이날 개최한 것이다.

'중동 리스크'가 불거진 이후 코스피·코스닥 지수와 원·달러 환율은 미-이란 갈등 상황에 따라 등락을 반복하고 있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는 있지만 연초대비 다소 상승했다.

손 부위원장은 "지난 연말 이후 미-중 무역분쟁이 1단계 합의로 완화되면서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중동 지역 불안이라는 새로운 리스크로 국내 금융시장도 일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중동 지역 불안으로 변동성이 커지긴 했지만, 과도한 불안감 보다는 냉철하게 상황을 지켜보고 신중히 판단할 필요가 있다"며 "우리 경제의 대외건전성은 순대외채권, 외환보유액 등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견고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순대외채권 4798억 달러에 이르며,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기준 4088억 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대(對) 이란 익스포져가 미미하고, 이란 자금이 국내 증권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작다는 점을 감안할 때 향후에도 급격한 자금유출 또는 우리 금융기관의 건전성 및 수익성 악화 우려도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는 "외국인들은 불확실성 확대에 따라 안전자산선호 성향이 강해짐에도, IT주를 중심으로 4거래일 연속 코스피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중"이라며 "시장·지역 전문가들은 대체로 향후 미국과 이란간 긴장이 전면적으로 확전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고, 중동 지역의 불안 지속되는 경우 유가상승 및 수출감소 등 실물경로로 인해 금융시장이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관계기관과 24시간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고, 필요시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시장안정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그는 "금융시장반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금융안정을 위해 만전을 기해나가겠다"며 "국내·외 금융시장의 동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對) 중동 익스포져 및 외국인 증권자금 유출입을 점검하며, 금융시장 불안 발생 시 조속한 시장안정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중동 지역의 불안이 안정될 때까지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받는 영향과 움직임을 철저히 분석하겠다"며 "상황 발생 시 각 기관별 컨틴전시 플랜이 적절한 시기에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앞서 마련된 금융·외환시장의 컨틴전시 플랜을 재검토해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등 적절성을 높이겠다"고 부연했다.

이어 "중동 지역 갈등이 심화돼 국내 금융시장의 변동성도 급격하게 커지는 경우 컨틴전시 플랜에 따라 신속하고 과감하게 시장안정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금융위 부위원장·금융정책국장·자본시장국장, 기획재정부 국제금융국장, 한국은행 금융안정국장·국제국장, 금융감독원 전략감독 부원장보·금융투자 부원장보, 국제금융센터 부원장,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아프리카중동팀장, JP 모건 이코노미스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등이 참석했다. 중동 사태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정확한 상황판단과 적절한 대응방안 마련을 위해 유관기관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까지 참여했다.

금융시장반 회의는 향후 중동 사태가 안정화 될 때까지 수시로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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