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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선정 2019년 산업계 10대 뉴스

입력 2019.12.23. 10:59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산업부 = 2019년 대한민국 산업계는 쏟아지는 국내·외 이슈들로 어느 때보다 숨가쁜 한해를 보냈다.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는 우리나라 주력 산업 반도체 생산의 목줄을 죘다. 수입선 다변화를 통한 재고 확보와 국산화 대체 등 해법을 모색하기 전까지 관련 산업계 전반을 위기로 몰아 넣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 통신업계는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했고, 삼성전자는 완성도가 높은 폴더블 폰 갤럭시폴드를 내놓으며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국내 기업들 간 다툼이 격화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사의 TV의 우수성을 주장하며 감정싸움 양상을 보였고,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2차전지 관련 인력유출과 기술 문제로 소송전을 벌였다. 또 올해는 조양호, 김우중, 구자경 전 회장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1, 2세대 재계 거목들을 떠나보낸 한 해이기도 했다.

뉴시스는 올 한해 산업계에 큰 의미를 지닌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 日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韓 산업 경쟁력 강화 계기로

일본 정부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대한 경제 보복의 일환으로, 지난 7월4일부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3개 소재에 대한 대(對) 한국 수출규제 조치를 취했다. 이어 8월에는 수출우대국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일본이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는 모두 일본 수입 의존도가 높은 품목으로 국내 제조업 등 산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그러나 오히려 일본의 수출규제는 우리 산업의 취약점을 깨닫고 경쟁력을 강화하는 전화위복의 계기로 작용했다.

정부는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와 기술독립을 위한 지원에 나섰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업계에서는 수입처 다변화 및 국산화율을 높이기 위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이러한 노력으로 당초 우려와 달리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우리 업계의 피해는 거의 없었다.

2. 삼성전자, 폴더블폰 시대 열다...갤럭시폴드 출시

올해는 디스플레이를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 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는 올해 9월 세계 최초의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를 정식 출시했다.

제품의 출시 과정에는 우여곡절도 있었다. 삼성은 당초 4월 미국에서 갤럭시폴드를 먼저 선보일 예정이었으나, 출시를 앞두고 미국 기자 등 일부 리뷰어들이 제품결함을 지적하면서 출시를 한 차례 연기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기기 결함을 개선해 지난 9월 완성도 높은 갤럭시 폴드를 국내에서 첫 출시했다.

갤럭시 폴드의 국내 출고가는 240만원에 이르는 고가지만,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각국에서 출시와 동시에 완판 행진을 기록하는 등 성공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현재까지 특별한 기기 결함도 보고되지 않고 있다.

갤럭시 폴드는 현재까지 전 세계 30여개국에 출시됐으며, 내년 2월까지 베트남, 뉴질랜드, 브라질, 네덜란드, 그리스 등 30여개국에 추가 출시해 출시국은 60여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3. 글로벌TV 1, 2위 삼성전자-LG전자 'TV 전쟁'

뉴시스DB 2019.09.17

올 가을엔 글로벌 TV 시장 1, 2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전쟁'이 불붙었다.

양사 간 신경전은 9월 국제 가전박람회 'IFA'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전자는 삼성 QLED TV가 LCD(액정표시장치) TV임에도 QLED(퀀텀닷 발광다이오드)라고 이름 붙여 소비자를 오도한다고 비판했다.

이후 양사는 국내에서 나란히 8K 기술 설명회를 열고 8K 화질 기준에 대한 이견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계속 되는 LG전자의 공격에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는 등 적극 반격에 나섰다. 양사는 주요 마케팅 채널이 된 유튜브에서도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삼성은 LG 제품의 '번인' 현상을 지적하고, LG는 삼성 제품을 깎아내리는 비방 광고를 잇달아 냈다.

업계는 양사가 프리미엄 TV 시장의 새 동력인 '8K TV'의 주도권을 가져가기 위해 양보없는 공방전을 이어가는 것으로 보고 있다.

4. 조양호·김우중·구자경 별세...재계 '큰 별' 잇달아 지다

[서울=뉴시스] 왼쪽부터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 2019.12.19. (사진=각사 제공)

올해는 1·2세대 기업인의 잇단 부고 소식이 들려왔다. 국내 최초 민간항공사 대한항공의 성장을 이끈 고(故)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4월8일 작고했다.

조양호 전 회장은 '수송 물류'를 그룹의 본류라 강조하며 한진그룹의 국내 대표 운송·울류 기업으로 키워냈다. 조 전 회장 별세 이후 장남 조원태 회장이 총수가 되며 한진그룹은 3세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한때 국내 재계 '2위'로 대우그룹을 키워낸 고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도 지난 9일 타계했다.

김우중 전 회장은 만 30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으로 차린 대우실업을 모태로 사업을 확장했고, '세계경영'을 기치로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한 대우그룹은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워크아웃 등 위기에 1999년 그룹 해체란 비운을 맞았다.

고 구자경 LG 명예회장도 지난 14일 별세했다. 1970년부터 25년 간 그룹의 2대 회장을 지낸 구 명예회장은 LG의 사업영역을 넓히며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는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받는다.

5.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통합…'빅2' 체제 재편 가능성

[서울=뉴시스] 현대중공업이 2016년 노르웨이 크누센사에 인도한 LNG운반선. (현대중공업 제공)

조선업계의 올해 최대 이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이 꼽힌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2월 대우조선해양 인수후보자로 현대중공업이 확정됐다고 발표했다. 산은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인수·합병(M&A)에 관한 조건부 양해각서(MOU)를 맺고 삼성중공업에도 인수의향을 물었다.

인수 구조는 현대중공업을 조선합작법인(중간지주)과 현대중공업(사업법인)으로 물적분할하고,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주식을 조선합작법인에 현물출자해 조선합작법인의 신주를 취득하는 방식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7월 국내 공정거래위원회를 시작으로 유럽연합(EU)과 중국, 싱가포르, 일본 등 6개국에서 본격적으로 기업결합심사를 받고 있으며 지난달 카자흐스탄에서 첫 승인을 받았다. 6개국의 기업결합심사에서 모두 승인을 받을 경우 인수 절차는 마무리된다.

그러나 인력 구조조정 등을 우려한 노조의 반발 외에도 독과점 논란 등 최종 인수합병(M&A)까지는 풀어야 할 과제가 많다.

6. 인력유출이 영업비밀 침해 소송으로…LG화학-SK이노베이션 '배터리 전쟁'

차세대 먹거리를 둘러싼 국내 대기업 간 법정 싸움도 불거졌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전 얘기다.

지난 4월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이 전기차 배터리 관련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 소송을 낸 이후 두 회사는 소송을 주고받으며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의 배터리 주요 인력들이 SK이노베이션으로 대거 이직하면서 불거진 기술유출 갈등이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국내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LG화학이 제기한 산업 기술 침해 형사 소송 등도 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9월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양측 모두 쉽게 물러나지 않을 기세여서 배터리 소송전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ITC의 예비판결은 내년 상반기, 최종판결은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SK이노베이션이 광범위한 증거인멸과 법정모독 행위을 벌였다"며 조기패소 판결 등 제재를 요청함에 따라 소송 결과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7. '타다금지법' 논란...모빌리티 혁신 잔혹사 계속

뉴시스DB 2019.12.08

올해는 유독 '모빌리티 혁신' 잔혹사가 이어진 한 해였다. 지난해 말 택시기사 분신사태 이후 카카오모빌리티를 필두로 한 승차공유(카풀) 서비스가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올해는 '타다' 등 승합차를 이용한 렌터카 기반의 모빌리티플랫폼서비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택시업계는 이들 서비스를 '불법콜택시'로 규정, 정조준했다. 검찰 역시 지난 10월 말 타다를 운영하는 VCNC 박재욱 대표와 모회사 쏘카 이재웅 대표를 불법 유상운송영업 행위로 기소, 법정공방의 시작을 알렸다.

국토교통부와 정치권도 타다의 편은 아니었다. 현행 타다 운영방식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의 종류에 '여객자동차운송플랫폼사업'을 신설해 택시감차실적·기여금 등에 따라 면허총량을 정하도록 하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은 현재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이런 가운데 카카오가 택시업체들을 대거 인수, 11인승 이상 대형택시를 호출하는 '카카오T 벤티'서비스를 개시하며, 업계의 각축전도 치열해지고 있다.

8. 팔려는 넥슨, 사려는 넷마블

올해는 넥슨의 매각 시도와 넷마블의 공격적인 M&A(인수합병) 추진으로 게임업계가 시끌벅적했다.

지난 1월 기업가치 10조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게임사 넥슨이 매각을 추진했다. 인수전에 넷마블과 카카오 등이 뛰어들었다. 하지만 넥슨의 김정주 의장이 끝내 회사를 팔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불발됐다.

이후 넥슨은 게임사 본연의 경쟁력 강화에 주력했다. PC온라인/모바일사업 부문을 통합하고 산하에 9개 그룹을 두는 조직 개편을 진행했다. 또 매년 참석하던 '지스타'까지 불참하며 매각 시도로 어수선했던 사내 분위기를 수습하는데 매진했다.

넥슨 인수에 실패한 넷마블은 웅진코웨이에 눈을 돌렸다. 넥슨 인수를 위해 준비했던 자금으로 코웨이 인수에 도전했다. 넷마블은 지난 10월 본 입찰에서 코웨이의 지분 25.08%에 대해 1조8300억원 수준의 금액을 제시했다.

넷마블은 코웨이 인수 추진 배경으로 '사업 다각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꼽고 있다. 향후에도 게임뿐 아니라 잠재력 있는 사업이라면 추가적인 M&A도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9. 美 따돌리고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성공

뉴시스DB 2019.04.08

초연결·초고속·초저지연을 특징으로 하는 5세대 이동통신(5G)은 자율주행, 스마트공장, 가상현실(VR), 헬스케어 등 4차 산업혁명의 대동맥이라고 불릴 정도로 핵심 인프라다. 이러한 5G를 한국이 올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지난 4월 3일 밤 11시에 5G를 기습 개통했다. 당시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4월 4일에 5G 상용화 일정을 앞당긴다는 소식이 날아들자 긴급히 일정을 이틀 앞당겨 '세계 최초 5G'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국내 5G 가입자도 지난 10월 현재 398만명으로 연내 500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예상치 200만명을 2배 이상 웃돈다. 한국이 5G 세계 최초를 넘어 세계 최고로 도약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기대를 모으고 있다.

10. 통신사, 케이블TV 장악한다…유료방송 지각변동

올해는 유료방송 시장에 지각변동이 일어난 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15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케이블TV 사업자인 CJ헬로 인수를 승인받았다.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통신방송 시장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노력이라는 점을 고려해 최다액출자자 변경을 승인한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IPTV(인터넷TV)업계에서 3위였던 LG유플러스가 단숨에 유료방송업계 2위로 뛰어 오르자 경쟁사들도 속도를 내고 있다. SK텔레콤은 티브로드와의 합병 승인을 앞두고 있으며, KT 역시 케이블TV사업자의 M&A(인수합병)를 추진하고 있다.

이통사들의 케이블TV사업자 인수는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국경이 사라지는 미디어 시장에 살아남기 위한 방안으로 해석된다. 내년부터는 이통 3사의 콘텐츠,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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