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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선정 2019 문화계 10대 뉴스

입력 2019.12.20. 09:38 댓글 0개

올해 문화예술계는 희비가 엇갈린 다양한 이슈들이 등장했다.

최근 운명을 달리해 팬들의 가슴을 아프게 한 동시에 악성 댓글에 대한 문제의식을 불러일으킨 설리·구하라의 사망 비보를 비롯해 연예가에 충격을 안겨준 버닝썬 게이트도 잊지 못할 사건으로 기억됐다.

그러나 기쁜 소식들도 많이 전해졌다. 해외에 K팝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방탄소년단(BTS)은 한국인에게는 자부심을, 외국인들에게는 즐거움을 안겨줬고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면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술계에서는 김환기의 '우주'가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 132억원에 낙찰되면서 한국 미술품 사상 처음으로 100억원대 작품을 탄생시켰다. 또 올 한 해 혜성같이 등장한 EBS의 엉뚱발랄 캐릭터 '펭수'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삶에 활력을 줬다.

1. 가요계 혼란 '빅뱅' 가져온 '버닝썬 게이트'

【서울=뉴시스】 김병문 수습기자 = 자신이 운영에 참여했던 클럽 버닝썬에서 '성접대'를 한 의혹을 받고 있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조사를 받고 청사를 나서고 있다. 2019.02.28. dadazon@newsis.com

'버닝썬 게이트'는 연초부터 가요계를 강타했다. 클럽 버닝썬 직원에게 폭행을 당한 손님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촉발된 이 사건은 '나비효과'의 전범이었다.

그룹 '빅뱅' 출신 승리가 방송 등을 통해 홍보한 클럽으로 마약 유통, 경찰 유착 등 각종 논란이 불거졌다. 이 클럽 사내 이사로 재직 중이던 승리는 후폭풍으로 팀을 탈퇴한 것은 물론 연예계까지 은퇴해야만 했다.

승리는 성매매 알선 의혹도 받았고 해외 원정 도박 혐의까지 불거지면서 큰 타격을 받았다. 승리에 대한 각종 의혹은 전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와 양현석 전 YG 총괄 프로듀서에게까지 번지면서, 폭풍이 휘몰아쳤다.

2. 설리·구하라 사망에 가요계 침울···"악플 근절 목소리 높아져"

[서울=뉴시스] 길건이 자신의 SNS에 올린 생전 고 설리와 구하라의 모습 (사진=SNS 캡처) 2019.11.25 photo@newsis.com

살아생전 절친했던 그룹 'f(x)' 출신 설리와 그룹 '카라' 출신 구하라가 한 달여 사이에 잇따라 사망한 사건은 가요계를 넘어 대한민국에 큰 충격을 안겼다.

열한 살 때인 2005년 드라마 '서동요'로 데뷔한 설리는 2009년 f(x)로 활동을 시작하면서부터 전통적인 K팝 아이돌에서 벗어나 있었다. 아이돌에게 판에 박힌 틀을 요구하는 세상 분위기에서 비껴가며 아이콘으로 통했다.

구하라는 한류 2세대를 대표하는 카라의 간판이었다. 이 팀은 2013년 한국 여성 가수 처음으로 현지 '콘서트계의 성지'로 통하는 도쿄돔에 입성하는 등 일본 내 한류 절정을 이끌었다.

설리와 구하라의 사망 이후 두 사람을 평소 괴롭히던 악성 댓글 문제가 수면 위로 다시 부상하고 있다. 미국 CNN이 구하라의 죽음을 보도하면서 "이번 사건이 온라인 악플로 인한 K팝 스타들의 극심한 압박에 대한 논의를 재점화했다"고 짚었듯이 이번을 기점으로 악플 문제를 전면적으로 손봐야 한다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의견이다.

3. 방탄소년단, 명실상부 '21세기 비틀스'

[서울=뉴시스] 이재훈 기자 = '2019 MAMA'에서 '올해의 가수' 상 받는 방탄소년단. (사진 = CJ ENM 제공) 2019.12.04 realpaper7@newsis.com

최근 몇 년 동안 세계에 K팝 신드롬을 불러일으킨 그룹 '방탄소년단'(BTS)은 연이어 월드클래스를 입증하고 있다.

지난 4월 미국 빌보드 메인 앨범 차트 '빌보드 200'에서 세 번째 1위에 올랐다. 특히 영국 밴드 '비틀스' 이후 처음으로 1년 안에 세 개의 앨범을 연달아 '빌보드 200' 정상에 올리는 기록을 썼다. 이후 명실상부한 '21세기 비틀스'로 통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K팝 가수 처음으로 세계 콘서트계의 심장으로 통하는 영국 런던 웸블리 무대에 섰다. 10월에는 문화에 보수적인 이슬람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리야드 스타디움에서 비아랍권 가수 처음으로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미국 3대 대중음악 시상식으로 통하는 '2019 아메리칸 뮤직 어워즈'(2019 American Music Awards·AMAS)에서는 3관왕에 올랐다.

4. 봉준호 '기생충', 한국 최초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칸=AP/뉴시스】봉준호(오른쪽) 감독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배우 송강호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은 "함께한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봉 감독은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에 이어 5번째로 칸에 입성해 상을 받았다. 2019.05.26.

봉준호(50) 감독은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 사상 최초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빈부격차 문제를 다룬 블랙코미디 장르의 영화다.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충족시켰다.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 고지를 밟았으며, 한국을 시작으로 프랑스·스위스·호주·북미·독일 등 37개국에서 개봉해 올해 북미 개봉 외국어 영화 중 최고 수입을 올렸다. 뉴욕 비평가협회상(외국어 영화상), 전미 비평가위원회상(외국어 영화상) 등 다양한 해외 영화제·시상식의 상을 휩쓸었다.

'기생충'은 내년 1월5일(현지시간) 열리는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감독상, 각본상,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노미네이트됐다. 내년 2월9일 열리는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는 외국어영화상, 주제가상 예비후보에도 이름을 올렸다.

5. '82년생 김지영'이 불붙인 페미니즘 열풍?…여성 작가 소설 러시

소설 '82년생 김지영'이 동명 영화로 만들어지면서 다시 한 번 시장에 페미니즘 바람이 불었다. 영화 흥행과 더불어 '82년생 김지영'은 서점가 베스트셀러 차트에서 역주행을 일으켰고 조남주 작가가 지난 5월 출간한 신작 장편 '사하맨션'과 더불어 여성 작가들의 작품에 대한 인기가 이어졌다.

문학 작품의 주요 소비층이 여성이라는 시장의 흐름도 반영되자 서점가에는 페미니즘 소설이 쏟아져 나왔다. 세계적 페미니스트 작가 치마만다 은고지 아다치에의 신작 '보라색 히비스커스', '아메리카나'와 엘레나 페란테의 페미니즘 소설 '나쁜 사랑' 등이 서가를 장식했다.

각종 문학상에서도 여성 작가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교보문고가 진행한 소설가 50인이 뽑은 올해의 소설에서 황정은 작가의 '디디의 우산'이 꼽혔고 추천 목록에 오른 79권이 대부분 여성과 퀴어를 주제로 했다.

6. 올해 천만영화 5편...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서울=뉴시스】 (사진=월트디즈니 제공) 2019.05.13

올해 처음으로 한 해에 다섯 편의 '천만 영화'가 탄생했다. 이전까지 '명량' '국제시장' '겨울왕국' '인터스텔라' 총 4편을 배출한 2014년이 최다 기록이었다.

설 연휴 극장가를 장악한 '극한직업'을 필두로 '어벤져스: 엔드게임', '알라딘', '기생충', '겨울왕국2' 등이 잇달아 1000만 관객 고지를 밟았다. 같은 영화를 여러 번 보는 'N차 관람', 중장년층 관객이 늘어나면서 영화시장 저변이 대폭 확대됐다. 그러나 500~800만명 사이의 '중박' 흥행을 기록한 한국영화는 11월까지 한 편도 없어 흥행 양극화도 심해졌다.

특히 1000만 영화 다섯 편 중 세 편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배급하는 등 올해 극장가를 디즈니가 장악하면서 스크린 독과점 논란도 재현됐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어벤져스4)과 '겨울왕국2'는 개봉 첫 주 2000개가 넘는 스크린을 차지했다.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는 '겨울왕국2'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7. 방송계, 'SKY캐슬'· '동백꽃 필 무렵' 신드롬

[사진=뉴시스]SKY캐슬의 염정아(왼쪽), 김서형.(사진=JTBC 제공) 2019.12.20 photo@newsis.com

올해 상반기에는 JTBC 드라마 'SKY캐슬'이 인기를 휩쓸었다. 블랙코미디와 미스터리 스릴러장르를 결합해 우리나라 교육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하고, 상위 0.1%의 명문가 사모님들의 민낯도 끄집어냈다.

첫 회 시청률 1%(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시작했지만 마지막 20회는 23.8%를 찍었다. 주역인 염정아와 김서형은 40대 여배우들의 저력을 보여주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하반기에는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이 신드롬을 일으켰다. 공효진은 또 한 번 자신의 주특기인 로맨스 코미디 장르물을 선택했다.

세상의 편견에 갇혀 있는 미혼모 '동백'으로 변신, 순박한 파출소 순경 '용식'(강하늘)과 로맨스로 시청자들을 울고 웃겼다. 마지막 20회는 23.8%로 올해 지상파 미니시리즈 중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8. EBS, '펭수'에 웃고 '보니하니'에 울고

【서울=뉴시스】 이수지 기자 = EBS 유튜브 채널 ‘자이언트 펭TV’의 주인공 '펭수'의 부산 사인회 현장.(사진=EBS 제공).2019.11.05. suejeeq@newsis.com

EBS 1TV 어린이 프로그램 '자이언트 펭TV' 주인공 '펭수'는 전 연령층대에 사랑 받고 있다. 엉뚱하고 실수도 많이 하지만 솔직함이 매력이다.

특히 2030 직장인 세대에서 큰 인기를 끌며 '직통령(직장인들의 대통령)'으로 불리면서 의외로 성인층에서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다. 8개월 만에 유튜브 구독자 수가 50만명을 돌파했으며, 현재 137만명을 보유 중이다.

하지만 EBS는 '생방송 톡! 톡! 보니하니'의 폭행·성희롱 논란으로 직격탄도 맞았다. 지난 10일 진행한 '보니하니' 유튜브 라이브 방송에서 '당당맨' 최영수가 MC인 채연에게 주먹을 휘두르는 듯한 동작을 해 폭행 논란이 제기된 데 이어 '먹니' 박동근이 "리스테린 소독한X"이라며 성희롱 의미가 담긴 욕설을 하면서 출연 정지 및 방송 중단 사태를 겪었다.

9. 한국 미술품 100억원 돌파..김환기 '우주' 132억원 낙찰 신기록

[서울=뉴시스]김환기 ‘우주(05 - IV - 71 #200(Universe)) ’ 254 x 254 cm. 사진은 크리스티코리아 제공

올해 한국 미술시장 '황제주' 김환기의 작품이 한국 미술 사상 최초로 경매가 100억원대를 돌파했다. 지난 11월 23일 오후 홍콩 컨벤션센터 그랜드홀에서 열린 크리스티 홍콩 11월 경매에서는 1971년 작 푸른점화 '우주'가 한화 약 153억 4930만원(HKD 101,955,000(구매자 수수료 포함가)에 낙찰됐다고 크리스티 코리아가 밝혔다.

구매자 수수료를 제외한 응찰가로는 132억원이다. 김환기 작가의 세계 최고 기록이자 한국 미술품 경매 최고가 기록이다.

'우주'는 김환기가 뉴욕으로 이주해 가장 심혈을 기울인 작품. 254×254㎝ 크기로, 김환기의 전작 가운데 유일한 두폭화다. 1971년 완성된 이 그림을 김마태(91·본명 김정준)박사가 포인덱스터 화랑 개인전때 구입했다.

크리스티측은 "'우주' 작품은 자연의 본질을 화폭에 담고자 매진하며, 예술사상과 미학의 집대성을 위해 헌신한 그의 인생의 최고 절정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현재 작품가 100억원대를 넘어선 아시아 작가로는 중국 산유·자오우키, 일본 무라카미 다카시, 나라 요시토모 등 6∼7명이 올라있다.

10. '한일관계 악화' 직격탄…양국 관광객에 여파

【서울=뉴시스】김병문 기자 = 21일 오전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역 인근 일본의 경제보복을 규탄하는 현수막이 붙은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소속 노점상 매대 앞을 일본인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 2019.07.21. dadazon@newsis.com

올해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로 인해 한·일 갈등이 격화됨에 따라 불똥이 관광분야로도 튀었다.

이로 인해 교류가 활발했던 양국 간 관광 실적은 하반기 들어 급감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우리나라를 방문한 관광객은 전년 동월 대비 8.4%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인 관광객은 14.4% 감소했다. 지난해 초 이후 1년 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결과다.

앞서 8∼9월 성장률이 한 자릿수로 떨어진 데 이어 두 자릿수 감소세로 확대된 것이다.

한국인 관광객들은 일본 여행을 보이콧하면서 더욱 큰 감소세를 나타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일본 관광청은 지난 10월 한국인 방문객 수가 전년 동월 대비 65.5% 감소하면서 4개월 연속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양국 간 항공노선도 감소한 탓에 관계가 호전되기 전까지는 당분간 이 같은 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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