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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청년들의 특별한 5·18 기억법

입력 2019.12.11. 19:08 댓글 0개
5·18 창작극 극단 인터뷰해 책 펴내고, 기록물 보존 중요성 알려
페이스북 페이지로 역사 왜곡 바로잡는 카드뉴스·연재물도 공유
【광주=뉴시스】신대희 기자 = 5·18 민주화운동 39주기 전날인 17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전야제가 열리기 앞서 1980년 5월 광주항쟁을 알리는 투사회보가 뿌려지고 있다. 2019.05.17. sdhdream@newsis.com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광주지역 청년들이 5·18민주화운동의 가치를 알리는 온오프라인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 눈길을 끈다.

5·18기념재단과 5·18기록관은 11일 오후 광주 동구 5·18기록관 다목적 강당에서 '미래 세대가 5·18을 기억하는 새로운 방법-두 번째'라는 주제로 광주정신포럼을 열었다.

이날 포럼에 참여한 청년들은 '젊은 세대가 일상에서 스스로 5·18의 역사를 기억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고민한 끝에 추진 중인 프로젝트'를 소개했다.

특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정보를 공유하고 사회 혁신·변화에 주도적인 밀레니얼 세대의 특성을 고려했다.

지난 2014년 5월9일 '광주의 오월을 기억해주세요'라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김동규씨는 5년 넘게 5·18 항쟁의 역사를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항쟁 배경과 의미를 80여 장의 카드 뉴스로 정리해 소책자로 출판했고, 5·18을 왜곡을 바로잡는 연재물도 다루고 있다.

'권력을 강탈하려던 신군부의 진압에 맞선 항쟁이 갖는 의미'와 '치안 부재에도 질서를 지킨 시민들의 공동체 정신'도 다양한 콘텐츠로 알리고 있다.

김씨는 "6년 전 5·18 희생자 가족을 '홍어 택배' 등으로 모욕하는 반인륜적 만행에 큰 충격을 받았다. 새 형식으로 5·18을 알리기 위해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1980년 계엄군의 만행을 알렸던 투사회보처럼 현 시대에 걸맞는 방식으로 진실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광주항쟁이 위대한 이유는 헌정유린에 끝까지 저항한 주체성과 연대 때문이다. 5·18 40주기를 계기로 5·18정신의 지평을 넓혀야 한다. 전 국민이 참여하는 기념행사, 역사 왜곡 콘텐츠에 대한 체계적인 대응, 홍콩 민주화 시위와의 연대 등으로 광주의 의로움을 널리 알려야 한다. 5·18 전국·세계화에 각계각층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문화재청 '청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킴이'로 활동한 주먹밥팀(전남대학생 이수민·김선찬·박혜민·임은교)도 5·18의 가치·의미를 알리고 있다.

지역 초·중·고등학교, 고려인 마을, 경기·충북·경남 등을 찾아 다양한 세대에 올바른 역사 인식을 심어줬다.

오월 나들이 교재 제작, 5·18 사적지 윷놀이, 5·18 기록물 카드, 십자말 풀이, 캘리그라피 체험 등으로 아동·초등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교육을 펼쳤다.

설문 조사를 통해 '5·18 기록물이 유네스코에 등재된 사실을 아는 청년들이 부족하다'고 판단, 전국 각지에 5·18 홍보 공간도 마련했다. 영상·카드뉴스로 '5·18 연구와 기록물 보존의 필요성'도 공유했다.

시민군 모습을 태극문양 바탕에 담은 '5·18 40주년 기념 배지·스티커'도 제작·판매했다.

이수민 주먹밥팀장은 "각자 삶에서 올바른 역사 인식을 공유하고 세대 간 경험이 축적돼야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키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 5·18기록물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계승하는 스토리텔링·콘텐츠 확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광주 청년 기획자 양성 프로젝트에 참여 중인 면밀팀(이단비·조수현)도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5·18 정신을 창작극으로 계승 중인 극단 4곳(놀이패신명, 토박이, 푸른연극마을, 얼·아리)의 활동을 집대성해 책으로 펴냈다.

'다시, 광주'라는 이 책에는 극단이 오월 광주를 주제로 만들어낸 25개의 작품의 제작 과정과 의미가 담겨 있다.

면밀팀은 "화려한 휴가, 택시운전사, 소년이 온다와 같은 다양한 문화 콘텐츠가 세대를 아우르는 역사 인식을 만든다고 봤다. 같은 취지로 극단을 인터뷰해 책을 썼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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