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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황새 '미호' 어디 갔나···"방사 앞서 서식환경 조성 먼저"
입력 2019.12.05. 15:45 댓글 0개국내 황새 복원 주도 박시룡 전 교수 방사계획 철회 요청
[청주=뉴시스] 강신욱 기자 = 문화재청이 충북 청주 등지에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를 방사(放飼)하기로 하자 4년 전 충북 진천 일대에서 사라진 황새 '미호'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황새 개체 수 증식이 먼저냐, 서식환경 조성이 우선이냐가 논란이다.
5일 청주시에 따르면 문화재청은 황새 복원·증식을 위해 전국 공모로 청주를 비롯해 경남 김해, 전북 고창, 전남 해남, 충남 서산 등 5개 지방자치단체를 황새 방사지로 선정했다.
국내에서는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밀렵꾼의 총에 수컷 황새가 맞아 목숨을 잃었고 홀로 남은 암컷도 1994년 농약 중독으로 죽어 국내에서는 멸종했다가 1996년 한국교원대 박시룡 교수팀이 러시아에서 황새 2마리를 들여와 인공번식에 성공했다.
이후 2015년 자연방사로 65개체가 자연으로 돌아갔고, 그중에서 44개체만 확인했다.
2014년 4월28일에는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탈출한 암컷 황새 '미호'(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부여 개체 고유번호 B49)가 같은 해 11월6일 경남 하동 농경지에서, 2015년 2월에는 청주 미호천과 서산 천수만 농경지에서 모습을 보였다.
이어 3월22일 충북 진천군 문백면 백곡천에서 조류 사진작가 임영섭씨가 '미호'와 러시아에서 날아온 수컷 황새를 카메라에 담으면서 화제를 모았다.
진천군과 지역 사회단체는 황새가 날아온 것이 ‘생거진천’에 걸맞은 경사라며 먹이 제공 등 황새 보호에 발 벗고 나섰다.
하지만 진천 일대에서 왕성하게 먹이활동을 하던 '미호'는 2015년 6월 말 돌연 자취를 감췄다.
이를 두고 농사철 무방비로 노출된 농약 중독에 무게가 실렸다.
'미호'의 행적을 관찰했던 박시룡(전 황새생태연구원장) 교원대 명예교수는 "'미호'가 사라지기 전 절뚝거리고 먹이활동도 잘하지 못했다"며 제초제나 농약 중독 가능성을 강하게 주장했다.
박 명예교수는 청람황새공원을 뛰쳐나간 '미호'의 사례를 들며 문화재청이 전국 5곳에 추진하는 황새 방사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그는 "이들 황새 방사지는 과거 번식지가 아니다. 우리나라 서식지(농경지)는 황새에게 매우 열악한 환경"이라며 "방사 계획을 철회하고 농약과 제초제 사용 억제 등 황새 번식지 복원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제자연보존연맹의 조류 방사 지침은 과거 번식지에 하도록 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 명예교수는 "황새 번식지 복원은 문화재청뿐만 아니라 농림축산식품부, 환경부 등 범정부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문화재청은 이달 말 연구용역을 완료한 뒤 내년 1월 황새 방사지 적합지를 물색하고 문화재위원의 현장 실사를 거쳐 방사지를 선정하면 2021년부터 방사할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sw64@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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