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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내내 죽쑤다가 이제 잡을만했는데"··· '대성호침몰' 참담한 제주어민들
입력 2019.11.21. 14:16 댓글 0개"10월말부터 참조기, 갈치 등 어장형성…만선의 기쁨도 잠시"
[제주=뉴시스]강경태 기자 = “올해 유난히 많았던 태풍으로 가을철에 조업을 많이 못했던 터라 대성호 선원들도 만선의 꿈을 안고 바다에 나갔을 텐데 이렇게 사고 소식을 듣게 돼 참담합니다.”
제주 차귀도 서쪽 해상에서 발생한 어선 대성호(29t·통영선적) 화재 사고에 대해 제주지역 어민들이 안타까워하며 실종자들이 하루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길 기원하고 있다.
올해만 7개의 태풍이 한반도에 영향을 주면서 크게 줄었던 어획량이 11월 들어 점차 회복되고 있어 제주 어민들은 대성호 사고 소식을 듣자 더욱 가슴 아파했다.
김상문 제주도 어선주협의회 회장은 21일 “최근 들어 참조기와 갈치 등 늦가을 어장이 형성돼 조금씩 어획량이 회복하고 있어 대성호 선원들이 부지런히 일했을 것”이라며 “이제야 선원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필 때인데 사고가 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제주지역 수협 누적 위판량은 총 3만5557t(2706억6800만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위판량 4만3452t(3422억6900만원)과 비교해 18% 감소했다.
위판실적이 1000t 이상인 어종 중 멸치를 제외한 갈치와 참조기, 고등어 등 주요 어종의 위판량이 지난해와 비교해 모두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게다가 한일어업협정이 2016년 6월부터 장기간 결렬되면서 일본 측 배타적경제수역(EEZ) 내 조업도 불가능해 어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일본 측 EEZ의 경우 동중국해보다 거리상 가까워 어획물의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지만, 동중국해와 대만 등 다른 해역으로 원거리 조업을 나서면 냉동보관으로 어획물의 상품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출어 경비가 증가하고 사고 위험도 더욱 크다.
사고가 난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차귀도 주변 해역에는 지난 10월 말부터 참조기와 갈치, 바다장어 등 어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임명호 한림어선주협회장은 “올해 태풍 영향으로 조업을 나서지 못하는 날이 많았는데 최근 들어 갈치나 바다장어 등이 점차 잡히기 시작했다”며 “조업시기를 맞아 의욕적으로 일했을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상에서 일어나는 큰 사고는 대부분이 화재 사고에서 비롯된다”며 “정부가 10년 이상 된 선박의 장비 교체 지원 사업 항목에 배전반이나 전선 등도 교체할 수 있도록 추가해 화재 사고를 예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대성호는 지난 8일 오전 10시38분께 경남 통영항에서 출항해 지난 18일 오후 8시38분 통영항에 입항할 예정이었다. 대성호는 단독 조업에 나섰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승선원 12명 중 유일하게 발견된 선원 김모(60)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현재까지 나머지 승선원 11명은 모두 실종 상태다.
◎공감언론 뉴시스 ktk2807@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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