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관광객이 찾아 낸 지역 매력이 '킬러 콘텐츠'

입력 2019.11.20. 17:29 수정 2019.11.21. 10:19 댓글 0개
전남 관광발전 콜로키움
②나주권역
심원섭 “모바일 혁명 추세 맞춰 방안 마련”
문창현 “3대 테마 웰니스·야간관광·식도락 ”
이종원 “꽃·맛·색깔 등도 좋은 테마가 된다 ”
이우석 “원주민들이 모르는 역발상 많아”

전남문화관광의 미래를 고민하고 계획해 보는 2019영호남 관광문화예술박람회 '전남 관광발전 콜로키움' 두 번째 마당이 20일 나주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열렸다.

이날 콜로키움에서는 ▲조선의 작은 한양 나주 ▲친환경 생태공원 강진 ▲나비축제·황금박쥐의 함평 ▲보름달·월출산의 영암 ▲전국 최고 물 축제 장흥 등 전남 중부권의 풍부한 관광자원을 어떻게 융합하고 재해석해 미래 먹거리로 산업화 할 것인지 깊이 있는 논의가 이어졌다.

주제발표에 나선 관광 전문가들은 특히 "지역만의 특별한 매력을 관광객의 시각에서 찾아보는 관광콘텐츠가 바로 킬러콘텐츠가 될 수 있다"며 "지역 특색을 관광객이 체험하고 먹어 볼 수 있게 하는 방안을 고민해 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쟁우위 관광테마 찾기

'관광환경 및 트렌드 변화와 지역관광발전의 과제'를 주제로 첫 번째 발표에 나선 심원섭 목포대 교수는 "새 관광문화의 개념을 받아 들여 지역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한 매체를 통해 지역 관광지를 홍보하는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 어플이나 페이스북, 블로그 등 휴대폰을 통한 '모바일 혁명'이 이뤄지고 있는 세계적 관광 추세에 맞춰 관광정책을 세우고 홍보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관광객들은 휴대폰에서 관광지를 검색한 뒤 항공권, 호텔은 물론 주변의 유명 레스토랑까지 예약한 뒤 여행을 떠나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 지역에서는 아직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심원섭 교수는 또 "관광정책을 만드는 정부에서도 서울과 제주에 집중된 현재의 관광행태가 지역 관광으로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전남에서만 체험할 수 있는 경쟁우위의 킬러 콘텐츠를 만들자"고 말했다.

심 교수는 이와 함께 "지금은 상품과 단순 서비스 판매에서 벗어나 인문과 감성여행 등 '의미를 파는' 시대라며 지역을 테마 별로 나눠보고 스토리텔링을 만드는 것도 지역 관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관광의 화두는 '웰니스'

'성공사례로 듣는 국내외 명품관광 15선'이라는 주제로 두 번째 강연에 나선 문창현 광주전남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역관광의 해법으로 ▲웰니스 ▲야간관광 ▲식도락 등 세가지 테마를 제시했다.

문창현 연구원은 "'웰니스'는 '힐링'의 상위 개념으로 세계 관광의 화두가 되고 있다"며 "이를 기반으로 야간관광과 식도락관광 그리고 지역 테마를 더하는 상품을 만들면 실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먼저 웰니스 개념을 확대해 ▲뷰티·힐링 ▲로가닉 메디푸드 ▲5차산업 융복합 녹색치유 등을 관광사업화하고 테마 별로 한방과 명상, 바다와 산, 숲 등을 심신의 건강과 연계하자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이어 여수가 기초지자체 중 관광객 증가 1위 도시가 된 이유가 바로 여수 밤바다 때문이라며 밤과 지역특색을 이용한 축제나 놀이문화도 좋은 주제라고 말했다.

또 와인과 맥주, 치즈 등 먹거리 테마에 맛과 건강 보태는 것도 지역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제안했다.

문 연구원은 "홍어를 먹기 위해 나주에 왔다가 나주읍성을 둘러보는 시대"라며 "이제 풍광과 문화재를 보는 관광에서 지역을 대표하는 테마 체험으로 바꿔가자"고 말했다.

◆ 역발상, 재미를 더하다

이종원 여행작가는 '여행 작가 시선으로 본 나주권역의 매력과 스토리 여행'이라는 세번째 주제 강연에서 전남 중부권을 돌며 느꼈던 관광의 관점을 제시했다.

나주는 튤립 등 영산강변의 꽃밭과 배꽃의 감흥, 반남 고분과 곰탕·홍어 배 등 세가지 먹거리의 3미도 관광 테마로 좋은 소재라고 말했다.

이어 강진의 키워드로는 색깔과 맛 등을 제안했다. 백련사의 동백을 빨강으로 차밭은 녹색, 영랑생가의 모란이 주는 보라, 백련사 배롱나무의 핑크 빛을 활용하자고 말했다.

나비 축제의 함평은 '노랑 함평'으로 표현했다. 나비와 국화, 함평천지의 한우와 황금박쥐 등을 스토리텔링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영암은 트롯 박물관과 달, 월출산과 각종 바위 등을 활용한 자연소재와 독천의 낙지 등도 테마가 될 수 있겠다고 말했다.

장흥은 물 축제 확대 재생산과 천년고찰 보림사의 청태전길, 억새의 천관산 등을 소개했다.

이 작가는 특히 "스토리텔링은 이야기를 재미있고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방법"이라며 태풍으로 기울어진 우체통을 관광상품화 한 역발상의 대만 관광 사례와 암 치료를 돕기 위해 암환자 이름으로 된 버스정류장을 만들어 준 강원도 태백의 스토리텔링을 예로 들었다.

◆'오로라' 관심 없는 핀란드인

이우석 스포츠서울 여행전문기자는 '우리만 모르고 있던 남도의 매력'이라는 주제로 네 번째 강의에 나서 세계 여행을 다닌 소감과 남도의 사례를 비교했다.

이우석 기자는 "핀란드 북극마을에서 사흘 만에 '오로라'를 본 관광객은 좋아서 펄쩍 뛰는데 현지인은 무심히 제 갈 길을 가더라"며 원주민은 일상이라 멋지거나 근사하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관광객은 다르다고 말했다.

또 사막에 사는 원주민들은 생활조차 힘들지만 두바이를 찾는 관광객은 1년에 4천만명에 이른다며 낙타를 타고 사막에서 먼지를 마시면서 오히려 재미를 느낀다고 소개했다.

스위스 산골 마을에서 일상의 노동인 '치즈 만들기', 모기떼가 극성인 핀란드 '툰드라 숲 체험', 강원도 태백의 '탄광촌' 등이 역발상적인 관광 테마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사례는 많다. 음식 맛이 뛰어나지 않은 대구의 '주전부리 먹방 투어'와 알프스 목동들이 부르는 '요들'이 그렇다.

요들은 등불조차 귀하던 시절, 무서움을 달래기 위해 종을 울리고 노래했던 풍습을 재미있게 구성해 관광 상품화 한 것이다.

이 기자는 또 "일본 오사카는 사투리로 가게 간판을 만들어 관광 상품화하고 있다"며 "맛과 풍광을 쪽과 편백, 사투리 등 지역의 독특함과 융합해 체험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 융합의 관광 경계가 없다

이은수 광주대 교수는 '스마트 관광시대 트렌드를 읽는 지역관광 특화전략'을 주제로 나주권역 2차 콜로키움 마지막 강연에 나섰다.

이은수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사물인터넷 ▲인공지능 ▲빅데이터"라며 "이 가운데 여행과 관광분야에서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개념이 바로 '빅데이터'"라고 말했다.

인공지능이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맛집 검색, 관광지 추천, 연령대 별 취향 등 스마트 관광시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여행을 가는 사람들은 스마트폰을 통해서 air B&B의 숙박업, 우버의 택시업 등 각종 앱을 통해 여행정보와 차량정보 등을 손쉽게 공유하고 이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경제가 어려울수록 또 연령대가 젊을수록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가기 원하고 혼술, 혼밥처럼 혼자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세태와 맞물려 스마트 관광 추세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젊은 층에서는 일과 삶의 균형을 중시하는 '워라밸',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는 '소확행' 패키지여행이 아닌 '맞춤형 자유 여행' 등 여행의 DIY(Do It Yourself)개념이 중시되고 있다"며 "변화된 여행문화에 맞는 정책과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특히 "관광은 분위기, 책, 음식, 설화, 스토리, 산업 등 각 분야와 융합, 그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며 "창조적 아이디어와 결합한 6차 산업의 관광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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