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국민의당이 지역민의 지지를 회복하려면

입력 2017.08.16. 15:11 수정 2017.09.06. 10:01 댓글 0개
김종석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이사·마케팅사업본부장

제19대 대통령 선거정국이었다. 광주전남언론포럼이 지난 2월 13일 염주동 광주국민생활관에서 '조기대선과 호남정치'란 주제로 국민의당 안철수 예비후보 초청 토론회를 개최한 자리였다. 패널로 참가한 필자는 '호남 민심 분야'와 관련, 질문을 던졌다. "안 후보께서는 지난 4·13 총선에서 호남 석권으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런데 총선 직후부터 일부 측근을 중심으로 새누리당 개혁세력과의 '영남 연대론'이 흘러나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호남경선을 기반으로 대통령이 된 후 '박근혜 연정론'(2005년)을 펴면서 호남 민심이 돌아서기 시작했다. 기시감이 드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느냐". "…".

산토끼 잡으려다 호남민심 이반

안 후보는 얼버무린 채 답변을 회피했다. 엉뚱하게 '지난 18대 대선 당시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선거운동을 돕지 않았다'는 일각의 주장을 반박했다. 안 후보는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짐승만도 못한 것"이라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예비후보를 '짐승'에 비유했다. '영남 연대론'에 대해 부정적인 호남 민심을 읽지 못한 채 상대를 원색적으로 몰아붙이는 '구태정치'를 선보인 것이다. 필자는 호남에서 안 후보의 지지가 본격 하락세로 돌아서고, 문 후보가 상승세로 반전하는 결정적 시점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호남민심을 등에 업은 문재인 후보가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되고 안 후보는 패했다. 문재인정부 초기 여야 간 기싸움을 펼치면서 정치권은 이미 내년 6·13지방선거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인사청문회는 물론 정부조직법 개편안, 추경예산안 심의 등을 둘러싸고 1라운드 공방을 벌였다. 증세문제와 원전폐기, 사드배치 등 굵직한 현안들이 여야 간 2라운드 공방을 예고하고 있다. 이 와중에 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의 홀로서기가 눈물겹다. 안철수 후보의 대선패배로 지지기반이 흔들리더니 '문준용 제보 조작사건'이 불거지면서 최근 5%의 지지율에 머물고 있다.(7월 둘째 주 갤럽 조사)

어쩌면 이 같은 결과는 예견된 것이었다. 국민의당은 정치적 이념과는 거리가 먼 정당이다. 지난 4·13총선에서 새정치를 트래이드 마크로 한 안철수를 앞세웠다. 특히 '친문패권 청산'과 '호남정치 복원'이라는 정서적 슬로건으로 호남을 공략했다. 그 결과 호남 28석 중 23석 확보라는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어진 5·9 대선 과정에서 정책과 전략은 부재했고, '친문패권 청산'과 '호남정치 복원'이라는 흘러간 레퍼토리를 반복했다. 설상가상으로 안철수라는 간판이 한계에 부닥치면서 국민의당은 완패했다. '집토끼'를 무시한 채 '영남 개혁세력'이라는 산토끼를 잡으려는 전략은 지지기반인 호남의 민심마저 돌아서게 했다.

국민의당이 호남민심을 되돌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지역민들께 구태 정치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 대선 과정의 '친문패권 청산'과 '호남정치 복원' 프레임이 허구였음을 고백하고 이해를 구하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이 낡은 프레임을 유지할 것인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드는 게 시급하다. 막판에 불거진 '문준용 제보 조작사건'에 대해서도 머리 숙여야 한다. 호남인은 정치사적으로 '조작과 차별'에 대한 원초적 트라우마가 있다.

낡은 패러다임은 더이상 안된다

다음은 권위의식을 탈피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민에게 다가서야 한다. 금호타이어 매각 등 지역경제 현안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 또 야당인 국민의당이 지역에서 시·도정을 독점을 하려는 경향이 목격된다. 광주~대구 간 달빛내륙철도 추진협의회 출범식에 국민의당 소속 지역 국회의원들만 대거 참석하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철저히 배제됐다. 전남도 하반기 인사에서도 정치적 입김이 작용했다는 설이 떠돈다.

마지막으로 지역발전이 먼저라는 인식의 대 전환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인사와 정책에서 모처럼 호남에'후한 보따리'가 주어졌다. '광주형 일자리' 등 핵심 현안들이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에 대거 포함되면서 지역발전의 호기를 맞고 있다. 국민의당 국회의원들은 구체적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발로 뛰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제3야당으로서 정부·여당에 대해 '대승적 차원의 협조와 합리적인 견제'의 모습을 보여 줌으로써 지역민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정치는 생물이다. 지지율이 바닥을 치면 오르기 마련이다. 내년 6·13 지방선거를 전후한 타이밍이 문제다. 국민의당은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발전에 진력해야 한다. 그래야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역 민심을 얻을 수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특정 정당의 독식은 유권자의 '즐거운' 선택권을 빼앗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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