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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당국 "페스트 국내유입 가능성 낮아"···항생제로도 치료

입력 2019.11.19. 14:56 댓글 0개
중국에서 3명 발생했지만…"유증상자·직항 없어"
잠복기 1~7일 '불과'…조기치료 없으면 치명률↑
마다가스카르 등 아프리카 여행시 쥐 접촉 주의
[세종=뉴시스]2016년 3월 기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전 세계 페스트 발생위험지역 분포.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세종=뉴시스]임재희 기자 = 중국에서 페스트 확진 환자가 3명으로 늘어나면서 중세 유럽을 휩쓸었던 페스트에 대한 공포가 커지고 있지만 보건당국은 국내 유입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환자가 발생한 중국 네이멍구 지역과는 직항 노선이 없는데다 빨리 발견하면 항생제만으로 치명률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곽진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 신종감염병대응과장은 19일 "페스트 풍토 지역인 중국 네이멍구에서 직접 오는 직항 노선이 없고 베이징에서 보고된 사례에서는 유증상자 발생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까지는 국내 유입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페스트 환자 국내 유입 상황이 발생할 경우에 대해서도 "감염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 밀접한 접촉이 있었던 경우에는 예방적 항생제를 쓸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는 40시간 내, 폐 페스트는 24시간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사망률을 줄일 수 있고 증상이 발현하더라도 조기 치료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페스트는 해외에서 발생하거나 국내에선 드물게 확인되는 법정감염병 제4군으로 페스트균(Yersinia pestis)에 감염된 쥐벼룩에 물려 감염된다. 이들 야생동물을 취급하거나 폐 페스트 환자가 배출하는 기침·재채기 때 나오는 물방울(비말)로 감염될 수 있다.

주요증상으로는 쥐벼룩에 물린 다음 림프절 종창(부기) 등이 나타나거나(림프절 페스트) 폐렴 증세와 오한을 동반한 발열(폐 페스트) 등이 있다. 구토·설사 등 소화기 증상으로 시작해 파종성 혈관 내 응고, 급성 호흡부전, 신부전, 의식저하, 쇼크로 진행하는 경우는 패혈증 페스트로 치명적인 경과를 보인다.

피부가 괴사해 까맣게 되는 페스트 환자를 보고 '흑사병'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이런 증상이 패혈증 페스트에 해당한다. 다만 최근 들어 이같은 형태로 사망하는 경우는 드물다.
[세종=뉴시스]증상별 페스트가 진행된 모습. (사진=질병관리본부 제공)

국내에선 페스트 환자나 페스트균에 오염된 매개체가 발견된 적이 없다.

오세아니아를 제외한 국외 대륙에서 발생했는데 1990년대 이후로는 주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발생했다. 2010~2015년 세계적으로 3248명의 환자가 발생해 584명이 숨졌는데 이중 92%가 콩고민주공화국, 마다가스카르에서 발생됐다.

마다가스카르에선 2017년 8~11월에도 2417명 발생(폐 페스트 1854명, 림프절 페스트 355명, 의료진 감염 81명)해 209명이 숨졌다(의료진 사망 없음). 올해에도 2월부터 10월까지 콩고민주공화국 이투리주에서 31명이 발생했다.

아시아에선 2010~2015년 중국에서 10명, 2011~2019년 몽골에서 5명 등이 발생했다고 보고된 바 있다.

한국에선 올해 상반기 마다가스카르를 다녀온 한국인 1명이 발열 등 의심증상을 보여 격리됐으나 검사 결과 페스트는 아니었다.

페스트는 조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림프절과 패혈증 페스트 등 주로 1~7일의 잠복기(폐 페스트 평균 1~4일)를 거친다. 페스트균에 감염돼도 2일 이내 조기에 발견하고 항생제를 투여하면 치료가 가능한 질환이다.

곽진 과장은 "국가 생물테러에 대응해 비축한 것으로 100만명분 이상이 비축돼 있다"고 국내 항생제 비축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는 이 기간을 놓쳤을 때다. 현재로선 페스트를 치료할 수 있는 백신이 없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림프절은 50% 이상, 폐나 패혈증은 30~100%의 치명률을 보인다. 이런 치명률은 치료가 이뤄진다면 림프절의 경우 5~15%, 폐 페스트도 30~50% 수준까지 낮출 수 있다.

보건당국은 유행지역 여행 땐 페스트 예방수칙을 별도로 준수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

우선 여행 전엔 해외감염병 NOW.kr 누리집에서 페스트 발생현황과 예방수칙을 확인해야 한다. 11월 현재는 마다가스카르가 오염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아프리카 등 유행지역에선 쥐나 쥐벼룩, 야생동물, 이들의 사체에 접촉해선 안 되며 발열, 두통, 구토, 기침 등 페스트 의심증상을 가진 사람이나 사망한 사체와도 접촉이 금지된다.

해당 지역에서 귀국할 땐 반드시 건강상태질문서를 작성, 검역관에게 제출해야 한다. 잠복기를 고려해 귀국 후 7일간 발열이나 기타 증상이 있으면 즉시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99)나 보건소로 먼저 신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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