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청

시화로 물든 꽃담길이 농성동에 있다구요?

입력 2019.11.19. 10:05 댓글 0개

광주 서구 농성 1동 주민센터 뒤 골목입니다. 월산로 225번 길과 235번 길이 갈리는 곳인데요. 구도심 특성상 급경사가 많고 노후화된 주택도 많으며 골목도 매우 어두웠던 곳이죠.

농성 1동은 약 9천여 명의 인구가 사는 곳으로 그 중 기초수급자 581세대 920명, 한 부모 가족 94세대 233명, 장애인 684명, 독거노인 635명 등 소외계층이 2,472명으로 전체 거주 인구의 27.5%나 차지하고 있어 인구 비례 노인인구가 많고 저소득 1인 가구가 많은 지역입니다. 

하지만 마치 시골처럼 주민들 간 유대와 공동체 의식이 깊고 마을 일에 관심과 참여율이 높아 마을 현안문제에 대해서는 주민 스스로 마을 문제를 개선하고 마을공동체가 협업으로 주민참여를 통해 이웃 간 관계 형성 및 소통으로 지속 가능한 공동체 문화를 확산하고 있는 마을입니다.

​최근 농성 1동 주민센터에 일을 보러 왔다가 골목에 멋진 벽화가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 수소문 끝에 농성1동 동사무소로부터 벽화가 탄생한 배경을 알게 됐습니다.

농성 1동 그린마을 골목 지기 등 4개 공동체가 주민총회를 통해 마을 비전과 목표, 마을규약, 발전방향 등을 설정하는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해 마을에 필요한 사업의 우선순위를 선정하고 주민역량 강화 교육 및 워크숍, 네트워크 간담회 등을 수시로 개최해 민, 관, 학 협력체계가 구축돼 마을 특성에 맞는 지속 가능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마을 골목 담장에 그려진 벽화는 2018년 서구 공모사업에 선정된 사업인데요, 그린마을 골목 지기 외 5단체가 그동안 추진된 마을총회, 워크숍, 네트워크 간담회 등 단체별 욕구가 마을 특성에 맞게 골목 환경 정비(골목재생) 사업으로 집중됨에 따라 각 공동체별로 추진했던, 사업의 역량과 각 단체별 특징을 집약하여 협력 사업으로 <농성골 고샅에 녹색 냉갈을 피우다> 시화가 있는 꽃담길 골목 조성 사업을 추진하게 된 것입니다. 

행 기간은 2018년 9월부터 11월까지였는데요, 월산로 225번 길, 235번 길, 245번 길, 255번 길 일원의 담장에 그린마을골목지기, 광합성, 좋은생각, 주민자치위원회, 주민사랑협의체, 주민 등 약 50여 명이 참여해 벽화를 그렸습니다.

사업 추진을 위한 간담회

사진 농성1동 동사무소

그린마을골목지기외 4개 단체는 지난 2018년 9월부터 10월까지 농성 1동 주민센터 2층 회의실에서 협업공동체 회원 20여 명이 참석해 사업의 필요성 및 주민참여 방안 간담회를 총 5회 개최했습니다.

꽃담길 조성을 위한 담장 페인트 칠하기

사진 농성1동 동사무소 

2018년 10월 월산로 235번 길 일원에 첫 벽화를 그리기 시작했는데요, 협업공동체 회원 40여 명이 참석했으며 디자인 과정은 주민 의견수렴과 전문 가드너의 자문 및 재능기부를 통해 낡은 담장에 페인트를 칠하고 초화류와 식물을 식재했으며 마을공동체 '좋은생각'은 관내 유치원 및 초등학생들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습니다.

캘리그래피로 좋은 글, 시화 그리기

사진 농성1동 동사무소

2018년 11월에는 협업공동체 회원 50여 명이 참가해 낡은 담장에 소유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애송시나 마을에 어울리는 좋은 글, 학생과 주민이 직접 지은 시를 캘리그래피로 표현했습니다.

광주에는 북구 각화동 시화마을 외에도 서창동 세화 마을 벽화, 발산마을 벽화, 월산동 날뫼 마을 벽화, 신안동 디카 거리, 무등산 옛길 1구간 벽화, 대인시장, 양림동 둘레길, 양림동 펭귄 마을, 송정리 떡갈비 골목 등 많은 벽화 거리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농성 1동과 가까운 광천동에도 비슷한 시기에 벽화 프로젝트가 가동돼 예쁜 골목으로 탈바꿈했고, 같은 농성동에도 벚꽃마을에 벽화가 그려져 벽화를 보러 오는 사람들로 거리는 활기찹니다.

다른 지역의 벽화가 자원봉사자 또는 사회적기업이 주로 그렸다면, 농성 1동 벽화는 마을 주민들 스스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그렸다는 것이 특징인데요. 

자기 집 담장에 그려진 벽화는 실명제를 도입해 스스로 관리하고 있는 것이 달랐습니다. 

꽃비 내리는 날에

꽃비 내리는데 아름다운 꽃비 내리는데

그 꽃비 맞으며 순해지는 가슴들이 있는데

세상이 악하다는 생각은 잠시 접기로 하자.

.....

정연복 시인의 <꽃비 내리는 날에>는 이 집 주인의 애송시 인가 봅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행복이 묻어나는 벽화입니다.

만약, 이 골목의 담장에 아무런 그림이나 글씨가 그려지지 않았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생각해 봅니다.

현재 네이버 지도에서 본 월산로 225번 길의 로드뷰입니다.

벽에 그림과 글씨 하나 그리고 썼을 뿐인데 말이죠...칙칙했던 골목이 이렇게 화사하게 바뀌었습니다.

골목 벽화는 감수성을 자극해 범죄율을 낮추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주민들에게도 안정감을 줘 주거 만족도를 높일 수 있어 살기 좋은 마을 가꾸기엔 벽화가 최고입니다. 

특히 이렇게 자신의 이름을 써넣은 벽화는 두고두고 자랑거리가 되죠^^

농성 1동 주민센터 뒤쪽 월산로 225번 길과 235번 길 245번 길 255번 길 일원의 벽화를 보면서 싱그러운 미소가 피어오릅니다.

가을 햇살 좋은 날 담장도 화려하기만 한데요. 감상을 가로막는 주차 차량들만 없었더라면 더 멋진 사진들을 담을 수 있었을 것인데 참으로 아쉽더군요. 그렇지만, 그 또한 농성 1동이 갖는 매력이니 건강하고 밝은 벽화골목을 오랫동안 유지하고 계속해서 그려 나갔으면 합니다^^

이상 광주 서구 SNS 서포터스였습니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