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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 "돼지열병 방역과정 미흡···104개 매몰지 철저 관리"

입력 2019.11.14. 15:42 댓글 0개
"많은 사체 물량 신속히 처리하는 과정서 침출수 유출"
"살처분-매몰 작업 사이 시간상 엇박자…심려끼쳐 송구"
"유출 지점 인근 수질 이상無…오늘 새벽 2시 매몰 완료"
"울타리·비닐하우스·배수로 설치…매몰지 주변 철저 소독"
"집돼지서 발병 멈춰…경기·강원 남부 방역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 연천군 아프리카돼지열병 매몰지 침출수 관련 조치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19.11.14.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장서우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14일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추가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미흡한 점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 연천군에서의 매몰지 침수 관련 조치 상황을 설명하기 위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말하며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지난 10일 연천군에서 살처분한 돼지 사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량의 핏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는 사고가 있었다. 연천군은 파주시, 김포시, 인천 강화군 등과 함께 농장에서 감염 사례가 다수 발견된 곳이어서 관내 돼지를 수매하거나 살처분하는 방식으로 모두 없앤 지역이다.

김 장관은 "파주시와 연천군, 강원 철원군 내 야생 멧돼지에서 ASF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신속한 처리가 필요했다"며 "많은 물량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대기 중인 차량과 야적된 사체에서 침출수가 유출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살처분과 매몰 작업이 순차적으로 잘 맞아 들어갔어야 했는데, 시간상 엇박자가 상당히 있었다"며 "매몰지가 확보되고 '렌더링'(rendering) 공장이 확보되고 난 뒤에 살처분하고 사체를 옮겼어야 했는데, 그 과정에서 혼선이 있었다"고 말했다.

ASF 중앙사고수습본부인 농식품부에서 사고가 발생한 후 하루가 지나 상황을 파악한 것과 관련, 김 장관은 "매몰지 관리 자체를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담당하는 것이 맞다"며 "연천군에서 군수를 포함한 전 직원이 선(先) 조치를 하는데 워낙 바빴던 터라 보고 체계가 누락됐던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4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경기 연천군 아프리카돼지열병 매몰지 침출수 관련 조치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2019.11.14. ppkjm@newsis.com

연천군은 침출수 유출을 확인한 당일 수중 모터와 준설차를 활용해 도랑과 마거천에 유출된 침출수를 제거했다. 침출수가 도랑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저류조를 만들었고, 도랑에는 둑을 이중으로 쌓아 저류조에 모인 침출수가 흘러내려 가지 않도록 했다.

농식품부는 관계관 4명을 현장에 파견해 수질 관리와 매몰지 작업 상황을 지도·감독하는 중이다. 김 장관 역시 이날 새벽 현장을 점검하기 위해 연천을 찾았다.

김 장관은 "마거천이 임진강에 합류하기 전 300m 지점과 일부 침출수가 확인됐던 마거천, 침출수가 집중적으로 모였던 매몰지 인근 마거천 최상류 지점과 매몰지를 점검한 결과 수질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보고를 받았다"며 "매몰지에서의 침출수 유출 여부를 연천군에서 주기적으로 점검토록 조치했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현장을 직접 확인해보니 침출수가 집중적으로 고여 있던 매몰지 인근 마거천 최상류 지역의 물에선 바닥에 물고기가 많았고, 매우 맑았다고 전했다. 또 저류조 내에도 핏물이 들어오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임진강과 마거천이 만나기 300m 전 지점은 상수원 보호구역이 시작되는 곳이다. 매몰지에서 하천 길을 따라 약 13㎞ 떨어진 곳인데, 환경부 한강유역환경청에서 수질 검사를 벌인 결과 이곳 역시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천=뉴시스】이경환 기자 = 지난 11일 오후 경기 연천군 중면 마거리 민통선 내 임진강 상류 마거천이 살처분 된 돼지의 침출수로 오염된 모습. (사진=연천임진강시민네트워크 제공) lkh@newsis.com

김 장관은 "오늘 새벽 2시께 매몰을 완료한 후 파란 천막을 덮어뒀지만, 앞으로 정리 작업은 상당히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가 올 경우 하천이나 도랑으로 침출수가 흘러나오지 않도록 사전 예방 조치를 철저히 해줄 것과 매몰지가 야생 동물에 의해 훼손되지 않도록 울타리를 조속히 설치해달라고 당부했다"며 "악취 발생과 비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상부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하고 배수로를 설치·조성토록 했으며 매몰지 주변과 진·출입 차량을 철저히 청소·소독해 잔존물이 없도록 조치했다"고 했다.

현재까지 연천군 외 지역에서 이 같은 사고가 신고된 사례는 없다. 다만 사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악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장관은 "매몰을 하고 나면 일주일 정도 안정기를 거쳐야 악취가 줄어든다"며 "그 기간 악취 방지제를 살포하는 등 여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9월17일 국내에서 처음 발생한 ASF는 현재까지 양돈 농장에서 사육하는 집돼지에서 14건, 야생 멧돼지에서 25건 발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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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장관은 "아직까지 상황은 상당히 엄중하다"며 "국민께서 우려하는 일이 없도록 ASF 방역 과정에서 조성된 전체 104개 매몰지에 대해 관계 부처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철저히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농식품부는 ASF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라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올려 대응하고 있으며 아직까지 방역 단계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김 장관은 "접경 지역에서 집중적인 소독을 지속하면서 멧돼지와 사육돼지에서의 발생이 분리되고 있다"며 "이남 지역을 포함해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에선 일부 방역 조치를 조정할 생각이 있지만, 경기 북부와 강원 북부, 즉 발생지와 완충지에선 지금의 대응 단계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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