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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 간 책임 공방' 무등산 교량 보수 지연 논란

입력 2019.11.12. 14:00 댓글 0개
광주 동구, 관리주체 놓고 건설과·공원녹지과 3개월 공방
등산객 추락사 3개월 넘게 폐쇄·방치…뒤늦게 보수공사 나서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지난 7월31일 광주 동구 무등산 계곡 내 교량에서 60대 여성이 추락, 숨진 사고와 관련해 동구 관계자들이 사고 수습을 위해 현장을 방문한 모습. 2019.11.12.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변재훈 기자 = 무등산 교량 난간이 파손, 추락한 등산객이 숨진 사고와 관련해 관리 주체인 광주 동구가 책임 소재 등을 놓고 부서 간 다툼만 벌이다 세 달 넘게 보수 공사를 미루고 있어 논란이다.

12일 광주 동구 등에 따르면 지난 7월31일부터 동구 운림동 무등산 증심사지구 산책로에 위치한 해당 교량은 통행이 전면 금지되고 있다.

사고가 난 지 석 달이 지나도록 난간 보수 등 시설보완은 이뤄지지 않은 채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배경에는 동구 내 공원녹지과와 건설과 간 관리 책임 공방이 자리잡고 있다.

공원녹지과는 '교량 관리' 업무로 보고 건설과 책임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건설과는 해당 교량은 '산책로 내 공원 시설물'이라는 근거로 공원녹지과 소관 업무라며 맞서고 있다.

사고가 난 교량은 2010년 광주시종합건설본부가 증심사천 개수공사 과정에서 길이 15m, 폭 1.8m 규모의 목재 소재로 지어졌다. 준공 이후 관리 책임은 동구 건설과로 이관됐다.

그러나 지난 2012 구청 직제를 다룬 '지방공무원 정원조례' 개정 이후 신설된 공원녹지과가 해당 교량을 비롯한 무등산 산책로 정비·관리 업무를 맡았지만 업무 인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해당 교량에 대한 관리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에도 두 부서 간 책임 떠넘기기 공방은 이어졌다. 내부 조율 끝에 결국 공원관리과가 사후 정비를 주관하기로 했지만 늑장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동구 공원녹지과는 이달까지 별도의 보조 난간을 설치하는 정비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동구 관계자는 "사고 교량 관리책임을 놓고 부서 간 잡음이 있었다. 업무 인계 과정서 발생한 착오로 보인다"면서 "빠른 시일 내에 보수공사를 마칠 계획이다"고 밝혔다.

수사를 맡은 경찰은 사고 교량에 대한 관리 소홀이 있었다고 판단, 관계 공무원에 대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할 지 검토하고 있다.

한편 지난 7월31일 오후 6시57분께 동구 무등산 계곡 목재 교량 아래에서 A(69·여)씨가 떨어져 의식을 잃은 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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