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새책

입력 2010.01.20. 09:22 댓글 0개



▶‘의료 사유화의 불편한 진실’=주로 ‘건강연대’와 ‘진보신당’의 보건 의료 정책을 생산해 온 저자들이 의료 사유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부터 알려 보자는 취지로 이 책을 기획했다. 몇몇 전문가나 이해 당사자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 아니라 보건 의료 사유화의 피해를 고스란히 온몸으로 감내해야 할 평범한 시민들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문제의식과 사람의 생명을 다루는 병원은 시장의 논리로 운영되어서는 안 된다는 근본적인 고민을 드러낸 또 다른 ‘전문가’들의 책이다. 이 책은 의료 사유화가 될 경우, 실제로 평범한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구체적으로 재구성해 낸다. 현재 의료 사유화의 핵심 네 가지, 즉 경제자유구역법, 건강보험 요양 기관 당연지정제도 폐지, 영리 병원 설립 허용, 민간 의료보험 활성화가 실현될 경우, 평범한 시민들의 삶이 어떻게 변화할지에 대한 구체적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또 의료 사유화 문제를 먼저 경험한 외국의 사례들을 꼼꼼히 살펴본다. 민간 의료보험의 폐해가 심각한 미국의 사례를 필두로 네덜란드, 영국, 캐나다 등의 민간 의료보험 현황을 검토해 민간 의료보험이 공적 의료보장체계를 무력화시키고 의료 서비스에 대한 평등한 접근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구체적 사례를 제시한다.
김명희 | 김철웅 | 박형근 | 윤태호 | 임준 | 정백근 | 정혜주 (지은이) | 후마니타스


▶‘사소한 발견’=이 책은 사물의 사전적 의미를 폐기하고 저자의 사적인 시선에 주목하고 있다. 사물은 삶을 고찰하는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의 가지를 뻗어나간다. 너무나 사소해 다시는 돌아오기 힘든 단추를 보며 작가는 기억력의 한계와 작은 것, 사소한 것에 대한 시각의 부주의를 떠올린다. 단추가 달린 옷을 입으면 가슴이 답답해지면서 가위까지 눌린다는 한 여자의 이야기를 들어 단추에 얽힌 타인의 단편적인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마치 영화 ‘토이 스토리’처럼 사물이 살아 움직이는 것을 꿈꾸게 하는 이야기는, 일상의 사물을 통해 비일상을 꿈꾸게 한다. 단추, 선인장, 탁상달력, 안경, 냉장고, 필름, 가위, 클립, 낡은 운동화, 알약, 지우개, 뽁뽁이, 노트 등 60가지의 사물을 다루고 있는‘사소한 발견’은 이야기별로 총 네 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우연히 발견한 엄마의 흑백사진, 모기향, 레코드 등에서 사물이 담긴 사라져가는 모든 하찮은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장현웅 | 장희엽 (지은이) | 나무수

 
▶‘쓸쓸해서 머나먼’=2010년, 등단한 지 꼬박 서른 해를 맞게 된 최승자가 지난 11년간 쓰고 일부는 발표했던 총 70편의 시를 묶은 여섯번째 시집으로 찾아왔다. 이번 시집에서 최승자는, 시간이라는 과거의 예속에서 벗어나 있다. 대신 문명과 시간, 역사와 제도가 부여한 질서 너머로 부상하는 자유로운 영혼의 언어와 황홀한 미지의 세계로 활짝 열린 초시간적, 우주적 사유로 넘실대고 있다. 평론가 박혜경의 지적처럼, 처절한 고통의 끝에서 정작 그 고통으로 스스로를 치유하기 시작하는 것처럼, 혹은 끝 모를 절망의 늪에서 그 절망이 스스로를 일으켜 세우기 시작하는 것처럼, 시인은 잿빛으로 삭아가는 텅 빈 시간의 하늘 아래 마침내 자신의 삶과 시가 깃들 새로운 거처를 발견한 듯 보인다. 동서양의 신비주의, 융의 상징주의, 초현실주의, 문학, 심리학, 인류학 등에 두루 걸친 도저한 사유와 절제된 언어, 세계의 여러 겹을 통찰하는 깊고 고요한 시선은 얼핏 한 세계 너머의 우주적 사고에 닿았다가 다시금 맑고 간명하게 정화되고 치유된 시인 자신의 내면을 향한다. 절망과 죽음의 심연만을 집요하게 응시하던 시인의 시선이 비로소 바깥과 미래를 향해 열리는 국면이다.
 최승자 (지은이) | 문학과지성사
 


▶‘윤미네 집’=고(故) 전몽각 선생(2006년 작고)의 사진집. 수많은 독자들이 헌책방을 돌며 애타게 찾던 ‘윤미네 집’이 20년 만에 세상에 나왔다. 태어나서 시집갈 때까지 딸의 모습을 26년 동안(1964년부터 1989년까지) 담은 아마추어 사진가였던 전몽각의 사진들을 볼 수 있다. 복간되는 ‘윤미네 집’에는 초판본에 실렸던 사진 뿐 아니라 전몽각 선생이 작고하기 전 정리했던 ‘마이 와이프My Wife’ 사진과 원고가 덧붙여졌다. 전몽각 선생의 마지막 소원은 사랑하는 아내를 담았던 사진을 모아 사진집으로 묶는 것이었다. 5권의 파일에 꼼꼼하게 정리된 ‘마이 와이프My Wife’ 사진은 췌장암으로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상태에서도 암실에서 작업한 것이다. 그 가운데 일부를 전몽각 선생이 아내에게 남긴 글과 함께 실었다. ‘윤미네 집’은 아직 채 한국전쟁의 상흔이 가시지 않은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중산층 생활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모습 뿐 아니라 서울이 변해가는 모습까지 함께 관찰할 수 있다.
전몽각 (지은이) | 포토넷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우리 주변의 길고양이와 그들을 돌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묶어 ‘나는 길고양이에 탐닉한다’를 펴냈고, 블로그 ‘고경원의 길고양이 통신’(http://catstory.kr)을 운영하면서 길고양이도 우리와 함께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부임을 따뜻한 사진과 글로 알리고 있는 ‘고양이 블로거’ 고경원. 그녀가 이번에는 일본으로 여행을 떠났다. ‘고양이로 시작해 고양이로 끝나는 여행’을 하기 위해서다. 고양이의 은덕을 기리는 사찰이 있고, 길고양이가 많기로 유명한 마을이 있고, 해마다 복고양이 마네키네코 축제가 열리는 나라 일본. 지은이는 2007년 7월부터 2008년 11월 사이에 다녀온 세 차례의 일본 여행을 ‘고양이, 만나러 갑니다’로 엮어 냈다. 인간과 고양이가 행복하게 공존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는 저자는 일본에서 그런 모습을 보기도 한다. 길고양이가 많이 사는 섬 에노시마에는 길고양이를 위한 모금함이 있어 주민들이 고양이와 공존해나가려 애쓴다.고양이에 관한 장소를 찾아가 보고 쓴 글, 여행 중에 만난 길고양이에 관한 기록들이 담겼다.
고경원 (지은이) | 아트북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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