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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시리아 유전 보호령'에 현장 혼란···"정확한 지시도 없어"

입력 2019.11.03. 02:28 댓글 0개
구체적인 지침 없이 시리아 동부로 복귀
"미군 있으니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 차원"
【만비즈(시리아)=신화/뉴시스】20일(현지시간) 시리아 북부 알레포 주의 만비즈 인근 미군 기지가 미군이 떠나고 난 후 황량하게 남아 있다. 아프가니스탄을 방문 중인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시리아에서 철수한 미군 700명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해 이라크 서부 지역에 재배치될 것"이라고 밝혔다. 2019.10.21.

【서울=뉴시스】양소리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리아의 '유전 지역 보호'를 위해 미군 병력 일부를 이스라엘과 요르단 인근 지역에 재배치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현장에서는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2일(현지시간) CNN은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시리아 작전을 지휘하던 미 사령관들은 여전히 백악관과 국방부의 정확한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1일 크루드족이 점령한 시리아 북동부에서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재확인하면서도 이슬람국가(IS)로부터 유전지대 보호를 위해 일부 병력은 시리아에 남기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현장에 있는 사령관들에 임무의 기본인 언제, 어떻게, 정확히 무엇을 해야하는지에 대한 명령이 여전히 부재하다는 것이다.

CNN은 시리아에 남은 미군은 어디로, 언제 가야하는지, 쿠르드의 기지에 머물러야하는지, 순찰을 시도해야하는지 등 명확한 설명이 없는 상황에서 혼동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들의 가장 큰 어려움은 누구를 상대로 작전을 펼쳐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조차 결여된 상황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미군은 석유 '통제'와 관련해 승인 받은 권한이 없다. 미군이 현재 머물고 있는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 지역을 넘어 북동부 지역의 유전까지 보호해야하는지 여부도 결정되지 않았다.

시리아 유전지대 보호 문제의 불확실성과 관련된 문제는 이미 내부적으로도 확인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미군의 임무에 러시아 정부군, 혹은 시리아 정부군으로부터 유전지대를 보호하는 내용도 포함되는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짧게 답한다면 그렇다"라고 했다.

에스퍼 장관은 이어 미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민주군(SDF)'이 유전에 접근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히면서도 "유전과 관련한 미군의 역할은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다"고 부연했다.

에스퍼 장관은 "현재로서는 미군의 주둔을 선언함으로써 다른 이들에게 유전지대에 가깝게 다가가지 말라는 경고를 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윌리엄 웩슬러 전 국방부 차관보는 "아직 이러한 기본적인 질문조차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작전을 시행해야 하는 이들은 그러한 의문에 빠른 답변을 원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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