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전국 곳곳서 '남광주' 데자뷔···'야시장 잔혹史'

입력 2019.10.13. 18:23 수정 2019.10.13. 18:23 댓글 10개
[긴급점검] 남광주야시장 존폐 기로
대구 교동야시장도 1년만에 중단 등
인천 송현야시장도 개·폐장 반복
실패사례 종합, 신중한 결정 필요
지난 2017년 개장 1주년 행사를 진행하고 있는 남광주야시장 모습. 사진=뉴시스DB

남광주야시장이 입지선정 실패와 콘텐츠 부재 등으로 존폐의 기로에 서 있다. 이와 유사한 사례는 타지역 야시장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정부 공모사업에 선정돼 받은 지원금으로 운영됐음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16년 5월 남광주야시장보다 6개월 앞서 개장한 대구 중구의 '교동야시장'은 개장 1년만에 운영을 중단했다.

교동야시장이 조성된 건 지난 2016년. 대구 중구청이 국비와 시비 5억2천여만원을 투입해 25개 점포로 출발했다. 귀금속거리 등과 함께 동성로를 대표하는 명물 골목을 만드는 것이 당초 목표였다.

문제는 왕래가 불편한 좁은 골목과 작은 규모였다. 불편 끝에 방문객들은 규모가 큰 서문야시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상인들은 매대당 60만~70만원에 달하는 월 사용료 납부가 곤란해졌다. 입점 상인들이 빠져 나가면서 야시장은 1년 만에 10개 내외 점포 규모로 축소됐다. 결국 이곳은 2017년 초부터 상설개장을 포기하고 같은해 12월을 끝으로 현재까지 임시 폐장중이다.

인천 동구의 '달빛거리 송현야시장'도 개·폐장을 반복하며 규모가 축소된 채 명맥 유지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방문객을 끌어모으던 주변 콘텐츠가 사라지고 그 사이 자체 콘텐츠를 발굴해내지 못한 탓으로 분석되고 있다.

송현야시장은 수도권 야시장 최초로 국·시비 포함 총 10억원 규모의 행정안전부 야시장·골목경제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2017년 6월 개장 당시 30개 매대에서 60여 가지의 음식을 판매하며 성황을 누리는 듯 했으나 개장 18개월만인 올해 1월 잠정 운영 중단을 결정하고 휴식기를 가졌다. 매대가 휴장 직전 6개로 줄어드는 등 사실상 매출 부진과 관광객 감소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의 성공을 견인한 것은 인천역 북광장에서 2017~2018 겨울 60일간 운영된 '화도진스케이트장'으로 분석된다. 6만~7만명의 방문객들은 일대 지역상권에 큰 활력소였다. 하지만 이듬해 겨울 '화도진스케이트장'이 예산삭감을 이유로 열리지 않으면서 야시장이 직격탄을 맞았다. 시장 인근 야간 조명을 이용한 빛 축제도 같은 이유로 함께 없어졌다. 야시장이 기대고 있던 콘텐츠가 없어지자 방문객들의 발길이 줄고 상인들이 빠져나가며 결국 임시 폐장에 이르게 된 것이다. 송현야시장은 10개 매대 규모로 축소해 지난 8월 재개장했다.

전문가들은 남광주야시장의 재개장에 앞서 전국의 실패 사례들을 종합해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역 문화기획자 김한용(35)씨는 "남광주야시장은 옛 철도교통이 활발했던 시기에나 물류교통의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복잡한 교통량 때문에 접근성이 좋지 않은 편이다"며 "접근성 개선이 어렵다면 독창성있는 콘텐츠로 사람들을 끌어모아야 한다. 시장이 가지고 있는 '수산물'이라는 기존 콘텐츠뿐만 아니라 새로운 아이템을 찾아야 할 때다"고 제언했다.

이영주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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