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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로 '집값안정' 어렵다면···남은 카드는?

입력 2019.10.08. 06:00 댓글 1개
김현미 "분양가 상한제 확대 유효…과열되면 더 강한 대책"
"부처 간 충분한 논의 거친 뒤 내놓아야 시장 혼선 최소화"
주택거래허가제·재건축 연한 강화·임대주택 비율 상향 거론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서울 용산구 남산공원에서 바라본 아파트와 주택. 2019.04.08.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놓고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주무부처인 국토부 장관이 추가대책 시행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택시장의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일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해 "건설 경제와 관련해서는 물량 위축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이날 국토부 국감에서 "분양가 상한제와 공급 위축을 바로 연결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고 밝혔다.

정부 부처 간 엇박자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점을 두고도 나타났다. 지난 7월 국토부가 분양가 상한제를 민간택지까지 확대하고 이달 초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홍 부총리는 부동산 동향과 경제 여건 등으로 감안하면 이달 초 시행은 무리라며 온도차를 보였다.

정부 부처 간 엇박자에 따른 파장은 부동산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 '6개월 유예'를 두고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여전하다. 분양가 상한제를 보완해서 이달 말부터 시행하더라도 내년 4월까지 분양하는 단지는 적용 받지 않는다. 하지만 재건축·재개발 단지는 실제 이주와 철거 등으로 1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6개월 유예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주택시장에선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 오히려 혼선을 부추기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부처 수장 간 다른 목소리로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리거나 퇴색하면서 혼선을 가중시킨다는 얘기다.

분양가 상한제 보완책에 대해 정책적 후퇴가 아니라고 강조한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 더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김 장관은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재개발, 재건축 등 투기수요가 있는 부분에 대한 정부 규제 입장을 변함이 없고 이달 말쯤 시행령을 개정하고, 관계기관의 협의를 통해 언제라도 착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동(洞)별 규제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일부 지역에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전체 과열지역을 대상으로 핀셋규제를 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저해하는 시장 과열이 재현되는 경우에는 보다 강력한 안전대책을 강구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후에도 집값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추가 규제 내놓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이후 청약률이 지금처럼 과열되면 채권입찰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 시세 차익의 일정 부분을 국채로 환수하는 채권입찰제를 통해 불로소득을 차단하고, 투기수요를 차단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향후 주택시장 추이에 따라 고강도 규제로 꼽히는 주택거래허가제까지 도입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앞서 참여정부는 지난 2003년 10·29대책 당시 주택거래허가제 도입을 검토하다 위헌소지 문제 등 반발이 심해져 '주택거래신고제'로 바꿨다.

아울러 재건축 가능 연한을 '준공 후 40년'으로 확대하는 재건축 연한 확대 및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도 거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에도 집값이 안정화되지 않을 경우 세분화된 정책을 단계적으로 시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이미 쓸 수 있는 고강도 규제 정책이 대부분 나온 상태고, 시장 위축 등을 감안하면 추가 대책을 내놓기 쉽지 않다"며 "추가 대책이 나오더라도 부처 간 충분한 협의를 거친 뒤 내놓아야 주택시장의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교수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후에도 주택시장이 안정화되지 않으면 주택허가제나 재건축 연한 강화 등이 유력하고, 전방위적 규제 정책보다는 시장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맞춤형 추가 규제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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